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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도 사람사는 곳"…北주재 외교관이 살핀 북한의 속살

영국·스웨덴·인도네시아 외교관들 트위터 '인기'

  • 기사입력 2019.11.03 21:00
  • 기자명 조민호 기자

'백년해로를 약속하는 자리' '커플의 손에서 비둘기가 날아오른다' '샛노란 치마로 단장한 신부와 하이힐로 멋을 낸 친구들의 눈이 동그래지고''사진작가가 이를 카메라에 잽싸게 담아낸다'

 

▲ 금강산에 오른 콜린 제임스 크룩스 북한 주재 영국대사[콜린 크룩스 트위터 캡처]  

 

콜린 제임스 크룩스 북한 주재 영국대사가 최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공개한 장면이다.

 

그는 "모란봉 공원에서 결혼사진을 촬영하는 커플과 친구들"이라며 "비둘기는 다치지 않았다"고 썼다.

    

▲ 북한 평양 모란봉 공원에서 웨딩촬영을 하는 커플[콜린 크룩스 트위터 캡처]  

 

지난해 12월 부임한 크룩스 대사는 거의 매일 트위터에 북한 소식을 담은 사진과 글, 영상을 올리고 있다.

      

▲ 북한 평양 모란봉 공원에서 웨딩 촬영을 하는 커플[콜린 크룩스 트위터 캡처] 

 

북한 주민들이 농사 짓고 추수하는 모습과 출퇴근하는 모습, 백화점과 카페, 동물원, 박람회장 등 일상적인 풍경이 렌즈에 담겼다.

 

국제사회가 주목하는 현안도 확인할 수 있다.

 

크룩스 대사는 지난달 평양에서 개막한 2019 아시아 유소년·주니어 역도 선수권 대회 현장을 찾았다.

 

최근 북한의 금강산 관광시설 철거 요구로 논란의 중심에 선 금강산과 외금강호텔을 방문해 사진과 짧은 글을 올리기도 했다.

  

지난달 15일 북한 평양의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3차전 남북 경기도 '직관'했다. 그는 "치열한 경기였지만 두 팀은 분명히 서로 존중하며 경기를 했다. 관중이 너무 적었던 게 아쉽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지난 7월에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요리사였던 후지모토 겐지가 운영하는 평양 시내 일식집을 방문해 함께 찍은 사진도 공개했다.

 

▲ 콜린 크룩스 북한 주재 영국대사와 김정일의 요리사였던 후지모토 겐지[콜린 크룩스 트위터 캡처]     

 

당시 일본의 보수 성향 온라인매체 '데일리 신초'가 후지모토 실종설을 보도하며 논란이 일었는데, 크룩스 대사의 사진으로 해당 보도가 사실이 아님을 확인했다.

        

요아킴 베리스트룀 스웨덴 대사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발하게 이용하는 대사 중 한 명이다.

 

▲ 남북 축구 직관한 요아킴 베리스트룀 북한 주재 스웨덴 대사[요아킴 베리스트룀 트위터 캡처]     

 

베리스트룀 대사 역시 지난달 15일 남북 축구를 직관하면서 트위터에 관련 사진과 영상 등을 공유했다.

 

그는 경기 전 선수들이 나란히 선 가운데 애국가가 울려 퍼지는 영상에는 "평양에서 한국 국가가 연주되는 희망적이고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적었다. 또 "오늘 여기에는 아무도 없다"라며 경기가 관중 없이 치러지고 있음을 에둘러 표현했다.

    

북한 주재 인도네시아 외교관으로 근무했던 자카 파커는 생활 밀착형 트윗을 주로 했다. 그가 2016년 5월 2일 올린 김밥과 부침개 등 '평양 먹방' 영상은 유튜브에서 1천733만뷰를 돌파했다.

 

크룩스 대사의 트위터 팔로워는 7천500명, 베르스트룀 대사의 팔로워는 1천300명이 넘는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대사들의 트윗은 정보가 극도로 통제된 북한에서 현지 소식을 외부에 신속하게 알리는 언론 역할까지 하고 있다"면서 "대사들은 외교특권 때문에 일반 외국인과 달리 이런 트윗을 좀 더 자유롭게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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