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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제2공항 백지화 전국 행동>결성, 본격적인 제2공항 건설 저지 나서

“제주도는 제주도민들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 모두의 문제”

  • 기사입력 2019.11.07 17:38
  • 기자명 은동기 기자
▲ 제주 2공항 건설 반대 기자회견 참석자들이 하루방 모형 앞에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은동기

[한국NGO신문] 은동기 기자 = 전국의 환경, 인권, 노동, 여성, 교육, 종교 분야를 망라한 약 300여개의 시민단체들은 7일 오전 11시 종로구 세종로공원 앞에서 정부가 추진 중인 제주 제2공항 건설 백지화를 요구하며 연대기구 <제주제2공항백지화전국행동>(이하 공항백지화행동)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관련 예산을 삭감하고 제2공항 건설 계획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 전국의 300여개 시민단체들은 7일, 종로구 세종공원 앞에서 연대기구 '제주제2공항백지화전국행동'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관련 예산 삭감과 제2공항 건설 계획 철회를 촉구했다.     © 은동기

제주 제2공항 선설에 반대하며 제주와 세종시 그리고 서울에서 제주도민과 시민들이 최장 42일째 단식 농성을 이어가고 있으며, 시민단체들의 기자회견, 성명 등이 줄을 잇고 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제주 제2공을 건설 이유를 ‘연간 1500만명이 넘는 관광객 때문’이라며, 더 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제2공항 건설은 또 다른 골프장과 리조트 개발로 이어질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고 지적하고, 공항 건설로 인해 지역 주민들의 피해는 물론, 오름과 동굴, 숨골과 철새도래지의 훼손도 예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2공항 건설로 주민들이 얻을 수 있는 건, 쓰레기와 자연환경 훼손 뿐

성산읍 제주 제2공항 반대대책위원회의 강원보 위원장은 “정부가 제주도의 민주주의를 짓밟고  있다”며 “다행히 차선으로 제주도 의회에서 ‘공론화 특위’ 결성 요구가 받아 들여져 11월15일  제주도 의회에서 공론화 특위 결성을 위한 임시회의가 개최될 예정이며, 공론화 특위가 결성되어 제주도민들이 제2공항 건설을 결정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 제주도 성산읍 제주 제2공항반대 대책위 강원보 위원장    © 은동기

한국환경회의를 대표해 발언에 나선 환경운동연합 최준호 사무총장은 “제주 제2공항 추진 이유가 ‘관광’때문이라지만, 제2공항 추진으로 주민들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쓰레기와 철새 도래지 등 자연환경 파괴로 인한 도민들의 아픔뿐”이라고 지적하고, “한국환경회의는 그동안 동강을 지켰고 새만금을 위해 싸웠으며, 4대강 사업 반대에 목숨을 걸었고, 설악산을 지켜냈다”면서 “이제는 제주와 함께 하겠다”고 결연한 의지를 밝혔다.  

▲최준호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 은동기

세종로공원에서 8일째 단식 농성중인 박찬식 비상도민회의 상황실장은 얼마 전, 제주 제2공항 문제는 제주도민들의 의견을 묻고 도민들이 결정할 수 있도록 보장하라는 요구에 국토부의 항공정책실장이 ‘제주공항 이용자 중 제주도민은 15%밖에 안 된다’고 했다는 발언을 인용하며, “몇 천만, 몇 억이 와서 제주도 땅을 파괴하고, 원래 살던 제주도민들이 다 떠나도 어쩔 수 없다는 말이냐”고 반문했다.

▲ 세종로공원에서 8일째 단식 농성중인 박찬식 비상도민회의 상황실장    © 은동기

박 실장은 제주 제2공항 문제가 여기까지 오게 된 상황에 대해 “지난 4년 동안 제주도민 사이에서는 이 문제가 가장 큰 쟁점이었지만, 4년이 다 가도록 공항문제는 중앙 정치권과 언론, 시민사회가 외면하고 진지하게 다루지 않으면서 사태가 악화됐다”면서 “제주도는 제주도만의 것이 아니라 제주도를 사랑하는 모든 국민들의 것”이라고 강조하고 많은 국민들의 관심을 호소했다.  

ADPi 보고서 은폐, KEI 전략환경영향평가서 무시하고 추진 

공항백지화행동은 제주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다‘ 제하의 ‘발족 선언문을 통해 2005년 5백만 명에 불과하던 관광객이 10년 만에 3배 이상 급증하는 동안 대규모 자본이 제주를 잠식했고, 난개발은 가속화되었다면서 3천만 평에 이르는 제주 땅이 골프장과 대규모 리조트 등으로 개발되고, 오버투어리즘으로 소각도 매립도 하지 못한 10만 톤 가량의 쓰레기가 쌓여 있으며, 오폐수 증가, 불가 상승, 범죄율 증가, 1차 산업의 위기 등으로 제주인의 삶은 뒷걸음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 세종롱 공원 농성장 입구    © 은동기
▲ 세종로 공원 단식 농성장 앞에는 제2공항을 반대하는 각종 플레카드가 결려있다.     © 은동기

이들은 이명박 정권이 국민혈세 24조원을 재벌 대기업에 퍼주기 위해 쓸모도 없고 있어서는 안 되는 댐(보) 16개를 건설, 돈에 환장한 기업들과 정치인, 학자, 관료들이 ‘생명과 역사가 흐르던 강’에 시멘트를 쳐 바르고 나랏돈을 퍼 부어 아직도 매년 1조원에 달하는 유지관리비용이 나라 살림을 좀먹고 있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  참석자들의 손피켓 문구에서 제주도민들의 간절함이 묻어나고 있다.   © 은동기

이어 영주댐 건설로 인한 자연환경과 생태계 파괴 사례를 낱낱이 밝히고, 제주 제2공상 건설사업에서 ‘4대강 악취’가 난다며 2015년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에 의뢰한 제주공항 단기 인프라확충방안 용역보고서를 3년 반 동안 은폐해 오다 올해 5월 ‘제주 제2공항 입지선정 타당ㅅ헝 재조사’ 과정에서 덜미를 잡혔다고 비난했다.

ADPi 보고서는 기존 제주공항의 보조활주로를 활용해 교차 활주로 방식으로 운영하면 시간당 이착륙 횟수가 60회 정도로 늘어가기 때문에 제주도의 장래 항공 수요를 충분히 소화할 수 있어 제주 제2공항을 건설할 필요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

또한, 지난 10월 30일에는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이 작성한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 본안에 대한 의견서’가 제2공항 예정부지의 생태보전적 가치가 크고, 철새도래지와 인접하여 항공기와 조류의 충돌 위험성이 높은 점, 인근 주민ㄷㄹ의 소음피해 문제 등을 지적하고, ‘입지적 타당성이 매우 낮은 계획’으로 다른 대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음에도 국토부가 국민혈세 5조1278억을 또 다시 재벌 대기업에 갖다 바치기 위해서 무리하게 제2공항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맹렬히 비난했다.  

정부의 제2공항 건설 의지는 정의당 김종대 의원이 지난 9월 기자회견에서 국방부의 <2019~2023년 국방중기계획>에 남부탐색구조부대(공군기지)가 포함된 것을 확인했다고 밝힌 대목과 6일 국회 국방위 예결소위가 남부탐색구조부대 연구용역예산을 통과시킨 점에서도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공항백지화행동은 이런 점을 들어 강정 해군기지에 이어 공군기지까지 지어진다면 ‘평화의 섬 제주’는 ‘동북가의 화약고’가 될 것이 자명하고 도민 공동체는 갈갈이 찢겨나갈 것이라고 주장하고,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 후보도 제주도의 군사기지화를 우려, 남부탐색구조부대 창설에 반대했음을 상기시키며,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하고 제주공군기지 건설을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제주 제2공항 건설비용 5조원은 전국 1900만 가구가 26만원씩 나눌 수 있는 막대한 금액”이라며 “교육, 복지, 환경, 노동 등 사람을 위해 써야 할 5조원으로 재벌의 배만 채울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참석자들은 제주도를 상징하는 하루방 모형 앞에서 제주 제2공항 건설을 철회하라고 외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한편, 앞서 지난 10월 28일에는 40여개 환경 관련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한국환경회의’가 세종로 공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환경부에 제주 제2공항 취소하고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부동의 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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