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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장의 詩마당> 옥생각과 몽니

  • 기사입력 2019.11.19 16:21
  • 기자명 이오장 시인

   

▲ 이오장 시인

       옥생각과 몽니

 

                          정연덕 (1942년~)

 

고샅길로 바람이 새고

곁들이는데 한바탕 운다

 

울음은 웃음보다 진실한 것

눈물 없이 우는 경우도 있긴 한데

 

어제도 휘장걸음으로 한바탕 전쟁이더니

오늘은 어떤 강새암으로 우짖는가

 

자기보다 더 나은 이를 미워하고

시새우다 속 좁은 짓거리를 내놓나 보다

 

강새암으로 마음을 빼앗기고

자꾸만 까탈스럽게 몽니를 부리는가

 

더러는 우리네 일상이 아닐까

무구한 우리네 삶의 모습이라고

 

 

인생의 과정에서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가깝게 살 맞대고 사는 부부간의 갈등이다. 부족 간의 다툼이나 국가 간의 전쟁이 참혹하다 해도 어떻게든 견디며 살아가지만 함께 살며 헤어지지도 못하고 밉다가도 한 이불을 덮고 살아야 하는 사이는 잠깐의 다툼에도 온갖 생각을 가져다준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이 끝까지 인생길을 함께한다. 어떤 부류는 헤어져 다른 배우자를 만나기도 하고 서로 원수가 되어 증오하기도 하지만 그것은 극히 적은 숫자에 불과하고 대부분 주어진 삶을 함께한다. 하지만 힘들다. 성격이 다르고 보는 관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것을 이겨내지 못하면 불행의 길로 갈 수밖에 없다. 이 세상 모든 부부는 다툰다. 그렇지만 이제부터는 정연덕 시인처럼 살아간다면 삶의 여정이 편안해지지 않을까. 옥생각은 순탄하게 생각하지 않고 옹졸하게 생각하는 것을 말하고 몽니는 음흉하고 심술궂게 욕심부리는 성질, 강새암은 연인이나 배우자에 대한 질투나 시새움을 말하는 순우리말이다. 대부분의 부부가 이러한 생각을 하지 않으며 살 수는 없다. 그러나 그때마다 주먹다짐하고 폭력적인 언어로 다툰다면 곧바로 깨지고 말 것이다. 이렇게 우리말을 동원하여 그 순간을 정화 시킨다면 폭풍은 잠잠해지고 웃으며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싸움의 격한 감정은 한순간이다. 그때를 지나면 바로 가라앉는 것이 사람이다. 모든 일에 안정을 찾는 일은 언어의 순화에 있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교훈적인 작품이라 하겠다.   -이오장(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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