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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회 문덕수문학상’ 박진환 시인, ‘38회 시문학상’ 김철교-정유준 시인
2019년 12월 2일(월) 오후4시 함춘회관에서 시상식
 
이경 기자   기사입력  2019/11/29 [18:24]

한국예술원 회원 문덕수 시인이 출연하여 2010년 설립한 <재단법인 심산문학진흥회> 1971년 창간된 <월간 시문학사>5회 문덕수문학상에 박진환 시인, ‘38회 시문학상에 김철교 시인과 정유준 시인을 선정하여 2019122() 오후 4시에 함춘회관에서 시상식을 갖는다.

 

문덕수문학상은 등단 20년 이상의 시인에게 주어지며, ‘시문학상은 등단 20년 이하의 시인에게 주어지는 상으로, 김규화, 신규호, 홍신선, 김종회, 유성호 시인이 심사를 했으며 심사평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문덕수문학상을 수상하게 되는 박진환 시인의 박진환 시전집은 한국문단을 대표하는 원로 시인의 역량과 자산을 유감없이 느끼게 해준 가편(佳篇)들이었다. 한국문학사에 풍시조라는 새로운 영역을 구축함으로써 독자적인 시학적 성과를 보여줬다.”

 

시문학상을 수상하게 되는 김철교 시인은, “다양한 예술 장르를 접속하면서 호활한 세계를 보여준 이번 시집 무제2018를 통해, 여러 이미지를 자신만의 체험적 진실성으로 끌어 올리는 기막힌 균형과 결속의 세계를 수일(秀逸)하게 표현하고 있다.”

 

정유준 시인은, “까치수염의 방, 나날의 감성적 순간을 담기도 하고, 넉넉한 관조를 통해 충분히 원숙해진 심의(心意)를 노래하기도 하고, 예리한 지성으로 타자와 사회의 문제를 담기도 하는 서정시의 다양한 음역을 담고 있다.”  

 

<문덕수문학상> 수상자 : 박진환 시인  

  전남 해남 출생

동국대 국문과, 중앙대 대학원 수료(문학박사)

∙『동아일보신춘문예 시(1960), 자유문학문학평론(1963)으로 데뷔

한서대 교수, 예술대학원장 역임

시집 '귀로' '사랑법'274, 평론집 '한국현대시인론'37

현재 월간 '조선문학'발행인 겸 주간.

      

사랑법()2 / 박진환  

어머니는 평생을 우산을 받쳐들고 계셨다. 살아계신동안 어머니의 계절엔 비가 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비는 우산을 적시고 어머니는 늘 비에 젖어 계셨으나 우리는 한 방울도 비에 젖지 않았다. 무엇인가 비 아닌 다른 것이 우리를 적시고 있었다. 우산 속에서도 젖어버린 그것은 눈물이었다. 비 대신 우리는 눈물에 젖고 눈물은 가슴에 스며 봇물 같은 것으로 출렁이고 있었다. 요즘 종종 비에 젖는다. 우수보다 큰 아픔같은 것이 날세운 못으로 가슴에 와 박힌다. 늘 어머니가 젖던 비일 듯 싶다. 누군가가 내게 다가와 우산을 받쳐준다. 그리고는 양지밭까지 동행하다 돌아서 버린다. 내게는 우산이 없다. 비가 오지 않기 때문이거나 받쳐줄 아이들이 없기 때문이 아니라 우산으로 펼칠 사랑이 없기 때문이다. 눈물이 사랑임을 알 나이인데도 나는 눈물이 없다. 흠뻑 젖어보고 싶은 계절이다. 그것은 비를 기다림과 같아서 새삼 어머니가 그리울 뿐이다. 울고 싶다. 한없는 눈물로 울고 싶을 뿐이다

 

<시문학상> 수상자 : 김철교 시인    

   서울대 영어교육과(1976), 중앙대 경영학 박사(1988), 중앙대 문예창작과 문학박사(2018).

('시문학'2002)와 평론('시와시학'2015)으로 등단.

    ∙배재대학교 경영학 교수 및 경영대학 학장, ()미래경제연구원 원장. () 배재대학교 경영학과 명예교수, 한국시문학아카데미 학장. 심재문예원 대표.

시집: '무제2018'(시와시학, 2018) 7

산문집: '화폭에서 시를 읽다'(시문학사, 2018) 8권 / 경영경제전문서: '자본시장론'(법문사, 2000) 19권/ 1회 심재 문인화 개인전(인사동 경인미술관, 2018.11.28.12.3)  

 

도전을 멈출 수 없다

-이중섭 <흰 소>/ 김철교  

 

눈앞 세상을 향해 돌진하다

급정거하고는

뚫어지게 한 편의 시를 응시한다

 

원고지에 부리나케 한 자 한 자 채워보지만

나의 투박한 언어는

자유로운 영혼을

아주 조그마한 원고지 한 칸에

가둬버리고 마는구나

언제 언어의 감옥을 탈출하여

내님을 만나러 갈 수 있을까

 

욕망의 그물에 걸려

신께서 허락하신 시간을 허비하고 있지만

두려운 그러나 강렬한 눈빛으로

아직은 도전을 멈출 수 없다

내가 왜 이 세상에 왔는지

그것을 알 때까지는

 

<시문학상> 수상자 : 정유준 시인  

1948 경북예천출생

1998 문학창조등단

    ∙시집 '사람이 그립다' '풀꽃도 그냥 피지 않는다' '나무의 명상' '나날' '물의 詩篇' '가신길을 묻습니다' '편백나무 숲에서' '까치수염의 방'

   ∙불어시집 'Contemplations de l’Arbre'프랑스에서 발간

한국문인협회, 국제PEN한국본부, 한국현대시인협회 회원      

 

어느 날 숲이 / 정유준   

 

어느 날 숲이 내 곁으로 다가와 넝쿨로 뻗어가며 몸속에 꽃을 피우고 겹겹이 쌓인 잎들은 노래가 되었다 저수지의 물은 넘쳐흘러 깊은 잠속의 나무들을 흔들어 깨웠다 나무의 발밑에서 깊이를 알 수 없었던 언어가 꽃이 되었다

 

어느 날 숲은 보이지 않았고 나무들은 차갑게 등을 돌리고 있었다 빗물소리에도 깨어나지 못한 채 늙어갔다 저수지의 물이 밑바닥으로 거꾸로 흘렀다 물 밑바닥에는 시들은 언어 나는 물과 얼굴을 마주한 채 뛰어 들었다

 

어느 날 나는 길을 잃고 숲속을 헤매었다 불안에 휩싸여 망설이는 순간, 낯선 시간들의 울창한 숲에 맑고 신선한 바람이 불었다 저수지의 물소리도 바람에 실려왔다 편백나무 숲 향기가 가득했다 나뭇잎들이 가늘게 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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