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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회는 사죄하고 선진경마제 폐기하라”

공공운수노조, 경마기수 노동건강 실태조사 결과 및 제도 개선요구안 발표

  • 기사입력 2019.12.12 08:33
  • 기자명 은동기 기자

[한국NGO신문] 은동기 기자 = 전국공공운수노조(위원장 최준식)은 11일 오전 11시 30분에 서울정부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1월 29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문중원 경마사의 죽음과 관련, 마사회 내 갑질구조에 대한 기수들의 노동건강상태 조사를 공개하고 ‘선진경마제도’ 폐기를 요구했다.  

▲ 전국공공운수노조는 11일 오전 서울정부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 문중원 경마사의 죽음과 관련, 마사회내 갑질구조와 기수들의 노동건강상태 조사를 공개하고 선진경바제도 폐기를 요구했다.   

2015년 조교사면허를 취득했는데도 마사회의 불합리한 행태로 마사대부(실질 조교사) 일을 하지 못하고 있는 점과 마사회 부조리에 대해 평소 억울해하고 있던 문중원 기수는 지난 11월 29일 새벽, 화장실에서 연기를 피고 자결했다. 유족들은 현재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고인의 장례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마사회의 갑질에 죽음으로 답한 선진경마의 비참한 현실

이에 공공운수노조는 지난 12월 4일, 전체기수 125명 중, 75명이 참여한 노동건강실태조사를 진행하고, 마사회 내 갑질구조와 기수의 안전과 생활위협이 상당하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실태 조사결과, 전체기수의 60.3%가 부당한 지시를 거부할 수 없다고 응답했고, 부당한 지시를 거부하면 기승(말을 탈 수 있는) 기회가 축소 또는 박탈된다고 85%가 응답했다.

또한, 한국마사회가 기수, 조교사, 미방을 운영에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답변이 90%였으며, 기수면허유지(76%) 또는 조교사면허 취득(50.7%)에 대한 불이익을 통제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공공운수노조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문제는 선진경마”라며, “문중원 열사의 요구이다. 마사회는 사죄하고, 선진경마 폐기하라”고 요구했다. 

공공운수노조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월19일, 국무회의에서 ‘공공기관 작업장 안전강화 대책’을 확정하면서, 중대 재해에 귀책사유가 있는 기관장과 임원에 대한 ‘해임 건의’도 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면서 이는 “김용균 노동자의 죽음에 대한 성찰이었고, 정부가 사용자인 “공공부문부터 안전을 우선시하는 문화를 정착시켜 사회전반으로 확산하겠다는 취지였다”고 강조했다.

▲'선진경마'라는 미명하에 젊은 노동자들의 죽음이 줄을 잇고 있는데 대해 노동계의 분노가 분출되고 잇다.

개장 이후 7명의 기수가 사망한 부산경남경마공원

2017년부터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4명의 기수와 말 관리사가 목숨을 잃었다. 말 관리사들은 죽을 때마다 마사회의 다단계 갑질과 부조리, 무한경쟁 속에 과도한 업무와 갑질에 내몰힌 노동환경의 개선을 요구했다.

공공운수노조는 부산경남경마공원의 경우, 개장 이래 7명이 ‘선진경마’의 위선 속에 목숨을 잃었지만, 죽음으로부터 반성 없는 마사회는 문중원 열사의 영정 앞에서도 스스로 책임 없는 일임을 운운하며 뻔뻔스러운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한국마사회가 336개의 공공기관의 하나로 “말 산업으로 국가경제 발전과 국민의 여가선용에 기여한다”는 점을 기업의 목표로 내걸고 있지만, 죽음과는 가장 거리가 멀어야 할, ‘국민의 여가선용’이 목적인 공공기관에서 연이은 죽음이 벌어지는 것은 무척이나 당황스러운 일이며, 치가 떨리는 일“이라며 ”이는 나라가 앞장서 제 국민을 죽이고 있는 꼴로  사람이 죽어나가도 바뀌지 않는 한국마사회가 정말 공공기관으로 자격이 있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공공운수노조는 “문제는 ‘선진’이란 말로 포장한 투전판을 만드는 제도에 있다”면서 “한국마사회는 지금 당장 ‘선진경마제도’를 폐기해야 한다. 문중원 열사의 죽음 앞에서도 성찰이 없고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면, 우리는 결국 또 다른 죽음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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