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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국토부에 취약계층 적정 주거권 보장 대책 권고

취약계층 주거지원 강화, 최저주거기준 개정, 고시원 최소기준 마련 등

  • 기사입력 2020.01.13 00:05
  • 기자명 김하늘 기자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최영애, 이하 인권위)가 경제적 어려움으로 열악한 환경에서 거주하는 사람들의 인권증진을 위해 취약계층에 대한 주거지원을 위한 대책을 국토교통부에 권고했다.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고시원 화재로 인한 사상사고와 여름철 폭염으로 생존과 건강을 위협받는 쪽방 등 거주민에 대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진정이 인권위에 제기되는 등 열악한 주거에서 사는 사람들의 인권 문제가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숙박업소의 객실, 판잣집, 비닐하우스, 고시원 등 주택이 아닌 거처에서 생활하는 가구가 2005년 5만 4천 가구에서 2015년 36만 가구로 급속히 증가했다. 주택 중에서도 반지하, 지하, 옥탑방과 같이 열악한 조건의 거처가 있고, 주거에 대한 최소기준인 최저주거기준(국토교통부 고시)에 미달하는 가구도 2018년 111만 가구에 달한다. 유엔 사회권규약위원회(2017. 10)와 유엔 적정 주거 특별보고관(2019. 3.)은 이러한 대한민국 주거 상황에 우려를 표시하고 정부에 개선을 권고한 바 있다.

이에 인권위는 지난 8일 국토교통부장관에게 인간다운 생활이 어려운 열악한 주거에서 사는 사람들의 인권증진을 위해 ▲「주거취약계층 주거지원 업무처리지침」에 따른 주거지원 공급물량을 확대하기 위한 구체적인 연도별 목표치와 실행 계획 수립, ▲변화한 가구구성, 주거여건, 국제기준 등을 고려하여 최저주거기준의 면적기준과 시설기준을 개정하고, 구조·성능·환경 기준을 구체적이고 측정 가능하도록 개정, ▲적정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고시원의 최소면적 및 시설 기준 등을 마련하고 이 기준에 미달되는 고시원은 임대료 상승을 수반하지 않는 개량 사업 등을 통해 점차 개선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할 것 등을 권고했다.

인권위는 또 인간다운 생활이 어려운 열악한 주거를 의미하는 ‘비적정 주거(inadequate housing)’ 그 자체가 좁은 면적, 노후화된 건물, 열악한 환경과 위생 등으로 인해 인간다운 삶을 살아갈 권리, 건강권, 생명권, 사생활의 자유 등을 침해하는 요소라고 보고, 비적정 주거 거주민의 인권증진을 위한 제도개선 방안을 주문했다.

그러면서 ‘주거사다리 지원사업’이 비적정 주거 거주민을 빠르게 적정한 주택으로 상향 이동시킬 수 있는 정책임에도 공급물량이 전체 매입임대, 전세임대 주택의 5% 이하에 불과하여 비적정 주거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실질적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거사다리 ‘지원사업’은 국토교통부 훈령에 따라 한국토지주택공사 및 지방공사 등이 쪽방, 고시원, 여인숙 등의 거주민에게 기존주택 매입임대 또는 전세임대 주택을 저렴한 임대료로 공급하는 사업이다.

인권위는 우리나라 최저주거기준은 면적기준이 낮게 책정되어 있고, 주거의 품질에 해당하는 구조·성능·환경기준이 구체적이지 않은 문제가 있다면서 국민의 주거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주거의 적정성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하고, 이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주거의 실태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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