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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주독미군 2만5천명으로 감축…독일만 얘기하는게 아냐"

공화당 반발 등 변수…'방위비 협상 난항' 주한미군 불똥 촉각

  • 기사입력 2020.06.16 08:25
  • 기자명 김다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독일의 국방비 지출 수준에 강한 불만을 표시하며 주독 미군을 2만5천명으로 줄이겠다고 감축을 공식화했다.

또 방위비 불만이 독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다른 나라에도 해당하는 얘기라는 취지의 언급도 했다. 현재 한미 간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어 독일발 미군 감축이 주한미군으로도 불똥이 튈지 귀추가 주목된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독일에 주둔한 미군의 수를 2만5천명으로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 약속한 방위비를 충분히 지출하지 않고, 특히 독일이 가장 문제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인식이 작용했다.

나토 회원국은 2024년까지 방위비 지출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2%'까지 늘리겠다고 했다. 그러나 지난해 기준 독일의 방위비 지출 비중은 1.36%로 크게 못 미치고, 이 가이드라인을 맞춘 국가는 9개국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독일은 수년간 채무를 이행하지 않았고 나토에 수십억달러의 빚을 지고 있다"며 "우리는 독일을 지키고 있지만 그들은 채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 이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지불해야 할 것을 지불하는 데 합의하지 않은 유일한 국가가 독일"이라며 "그들이 지불할 때까지 우리는 병사의 수를 약 절반으로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이 GDP 기준 2% 방위비 지출을 맞추지 못한 것을 채무라고 표현한 것이다.

특히 그는 2%보다 더 높아야 한다며 "우리는 오랫동안 이에 관해 얘기하고 있다.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그들은 미국을 이용해 왔다"라고 말했다. 미국을 가장 나쁘게 남용하는 나라가 독일이라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그동안 보도로만 나오던 주독 미군 감축을 직접 확인했다는 의미가 있다.

지난 5일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독 미군을 9천500명 감축하라고 지시했다면서, 이 경우 3만4천500명인 주독 미군이 2만5천명으로 줄어든다고 보도했다.

또 순환배치 병력과 훈련 참가 병력 등을 포함해 주독 미군은 최대 5만2천명까지 늘어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약 절반'이라고 한 언급은 5만2천명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독일과의 무협 협상 문제도 꺼내면서 "독일은 무역에서 우리를 매우 나쁘게 대한다"며 "나는 그들이 타결하길 원하는 합의에 만족하지 않는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방위비 불만과 관련해 "나는 독일에 관해서만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많은 다른 나라에 관해 얘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언급한 부분도 주목된다.

'GDP 2% 기준'을 충족못한 나토 국가를 겨냥한 것으로 보이지만 한국을 포함해 미군이 주둔한 동맹국이 방위비를 제대로 분담하지 않는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평소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리처드 그리넬 전 주독 미국 대사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시리아와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한국, 일본, 그리고 독일로부터 군대를 데려오기를 원한다'고 분명히 말했다"며 한국을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자신이 타결 목전까지 갔던 한미 방위비 분담금 잠정합의안을 '비토'한 사실을 인정한 뒤 추가 증액 요구를 재확인하면서도 방위비 협상은 주한미군 감축에 관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그러나 미국이 협상 타결 압박용으로 주한미군 감축을 꺼내들 수 있고, 특히 즉흥적인 트럼프 대통령의 스타일상 대선 카드로 이를 활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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