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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사이버전 최대 격전지 메가시티

  • 기사입력 2020.06.30 00:45
  • 기자명 조상근(정치학 박사, (사) 미래학회 이사)
  조상근 박사

“2014년, 러시아군은 인터넷, SNS, 언론 등을 활용하여 공세적인 심리·정보작전을 전개한 결과 돈바스 전쟁(War in Donbass)에서 유리한 여건을 조성하였다.”

“2016년, 중국군은 본격화되는 사이버 전쟁에 대비하기 위해 10만 명 규모의 해커로 구성된 ‘사이버공간작전부대(網絡空間作戰部隊)’를 창설하였다.”

“2018년, 미군은 지상뿐만 아니라, 해상, 공중, 우주, 사이버·전자기 등 모든 영역을 활용하는 다영역작전(Multi-Domain Operations) 개념을 발표하였다.”

“2020년, 일본 방위성은 우주 감시와 사이버 방위 능력 강화를 위해 110명 규모의 우주·사이버사령부를 발족하였다.”

 

미·일·중·러의 움직임에서 볼 수 있듯이 미래 전장(戰場)은 지상·해상·공중·우주뿐만 아니라, 사이버 공간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이로 인해, 미래 전쟁은 물리적 공간과 비물리적 공간의 수단과 방법이 복합된 하이브리드(Hybrid) 형태로 진행될 것이고, 무엇보다도 전쟁의 주체, 시기, 목적 등을 쉽게 식별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여기에 4차 산업혁명의 주요기술(AICBM : AI, IoT, Cloud, Big Data, Mobile)은 전 세계를 하나의 거대한 네트워크망으로 초연결하고 있다. 또한, 이번 COVID-19로 열린 온택트(Ontact) 시대는 전 세계의 인터넷 보급률을 급상승시킬 것으로 보인다. 미래 전쟁에서 사이버전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전쟁의 패러다임(Paradigm)이 사이버전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는 가운데, 다음과 같은 사이버 트렌드(Cyber Trends)로 인해 메가시티가 사이버전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초연결된 거대 네트워크 형성 ⇒ 다양한 사이버 공격 경로 확보

메가시티는 4차 산업혁명의 본격화와 함께 ICT 기술이 덧입혀져 스마트시티로 변하고 있다. 이를 통해, 메가시티는 인터넷, SNS, 사회안전망 등 모든 내외부 네트워크와 초연결되고, 거대도시민들은 전 세계와 정보를 공유하고 의사소통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에 따라, 적대세력은 전방위로 초연결된 네트워크를 이용하여 다양한 공격 경로를 확보함과 동시에 상대의 사이버 방호수단을 우회하면서 메가시티 구석구석을 공략할 수 있게 되었다.

 

모바일 빅뱅(Mobile Big Bang) ⇒ 예측불허의 사이버 에지(Edge) 침투 가능

이번 COVID-19 사태로 생명과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고조되었다. 이로 인해, 원격교육, 재택근무, 화상회의, 전자상거래 등 거대도시민들의 온택트(Ontact) 활동이 급증하게 되었다. 그 결과, 기존 메가시티에 형성되었던 사이버 공간이 급격히 확장되었고, 무엇보다도 이곳에 직접 또는 원격으로 접속되는 모바일의 수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Mobile Big Bang)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적대세력은 거대도시민의 모바일로 위장하여 자신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거대 네트워크 에지(Edge)로 침투하는 사이버 공격을 감행할 수 있게 되었다.

 

인프라 운용 시스템 융복합(System of Systems)⇒ 사이버 공격 치명성(Lethality)증대

1,000만 명 이상이 거주하는 메가시티 주변에는 다양한 산업 인프라가 형성되어 있고, 메가시티가 필요로 하는 자원을 적시 적절하게 제공하기 위해 산업 인프라의 모든 운영 시스템이 융복합(System of Systems)되어 있다. 이와 같은 융복합 운영 시스템은 효율적인 생산 및 물류 관리가 가능하다. 하지만 모든 산업 인프라의 운영 시스템이 집적되어 있어서 메가시티의 핵심 취약점(Critical Vulnerabilities)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적대세력은 단 한 번의 공격만으로도 메가시티를 마비시킬 수 있는 치명성(Lethality)을 확보하게 되었다.

  

메가시티는 한 나라의 수도 또는 정치·경제·문화의 중심지이다. 적대세력이 이런 메가시티를 핵심표적으로 삼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이들은 가짜 뉴스, 해킹, 선전·선동 등 공세적인 사이버 활동을 전개하여 거대도시민들을 공포에 휩싸이게 하거나, 잘못된 정보를 확산시켜 국민·정부·군간 신뢰 관계를 파괴하려 할 것이다. 상대의 전쟁 의지와 지속능력을 약화 또는 마비시키기 위해 사이버 공간을 활용하여 정보전과 심리전을 전개하는 것이다.

 

메가시티는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초연결된 거대 네트워크 형성, 모바일 빅뱅, 인프라 운용 시스템 융복합 등으로 인해 적대세력의 사이버 위협에 취약해지고 있다. 앞으로 4차 산업혁명의 주요기술(AICBM)이 발전과 온택트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메가시티의 취약성은 더욱더 증대될 것이다.

 

우리나라의 인터넷 보급률은 96%로 세계 1위이고,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큰 메가시티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상당수의 사이버 정예요원을 보유한 북한과 대치하고 있고, 한반도 주변에는 실제 공간뿐만 아니라, 사이버 공간을 선점하기 위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미·일·중·러가 둘러싸고 있다. 따라서 메가시티가 미래 사이버전의 최대 격전지가 된다는 예측은 우리나라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위협이 위험으로 다가오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준비해야 할 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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