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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회대, 학부 최초 난민 학생 입학···"코리안 드림 이룬다"

성공회대 직원들이 십시일반으로 기숙사비 마련

  • 기사입력 2021.02.23 09:59
  • 기자명 정성민
▲ 그레이셔스가 막내 동생을 돌보고 있는 모습[사진 제공 조진섭 사진가]

성공회대학교(총장 김기석) 학부 최초로 난민 학생이 입학했다. 특히 성공회대 직원들이 난민 학생의 경제적 어려움을 알고 십시일반으로 기숙사비를 마련, 감동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주인공은 그레이셔스(만 18세) 학생. 그레이셔스 학생은 2021학년도 수시모집으로 성공회대 인문융합자율학부에 입학했다. 물론 성공회대와 난민 학생의 인연은 처음이 아니다. 성공회대 학부 입학은 그레이셔스 학생이 최초이지만 성공회대 일반대학원 아시아비정부기구학전공(MAINS)에는 콩고, 미얀마, 이라크, 예멘의 난민 학생 4명이 이미 졸업했다. 
   

성공회대에 따르면 그레이셔스 학생은 가나 난민촌에서 태어났다. 2012년 당시 10살의 나이로 엄마와 함께 한국에 왔다.

그레이셔스 학생은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한국 학교에 다니기 시작하며 한국에서 청소년기를 보냈다. 생활비를 벌기 위해 식당 일과 전단지 배포 등 각종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면서 고등학교 영어 시사 토론반 멤버로 활동하며 통역사의 꿈을 키웠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성공회대 입학하기까지 과정이 쉽지 않았다. 다행히 첫 학기 등록금은 한국어능력우수자에 선정, 전액 장학금으로 해결했다. 입학금은 한국인 지인의 도움을 받았다. 기숙사비는 성공회대 직원들이 그레이셔스 학생의 사연을 알고 십시일반으로 100만여 원을 모아 납부할 수 있었다.

성공회대 관계자는 “가족 가운데 유일하게 한국어를 할 수 있어 가장의 역할까지 해야 하는 힘든 상황 속에서도 꿈을 잃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의지가 대견스러웠다”며 “성공회대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성장해 한국 사회의 일원으로 사회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그레이셔스 학생도 학업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그레이셔스 학생은 "영어학전공을 공부해 통역사의 꿈을 이루고 싶어 성공회대 인문융합자율학부에 입학했다"면서 "비자와 경제적 문제로 대학은 못 갈 것이라 생각했는데 대학생이 돼 많이 기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가족들의 비자가 불안한 상황이라 두렵기도 하다. 앞으로 내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내가 해야 할 일들을 졸업까지 잘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그레이셔스 학생과 가족들은 NGO단체의 도움으로 난민 신청을 한 뒤 2017년 대법원으로부터 난민으로 인정한다는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인도적체류허가자 신분이라 1년마다 비자를 갱신해야 한다. 이에그레이셔스 학생과 가족들은 여전히 추방의 불안감을 안고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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