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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경비노동자들, "우리는 국민이자 시민이자 노동자"

'아파트경비노동자 권리선언문 발표'···노동환경 개선, 생명존중 등 주문

  • 기사입력 2021.12.06 13:52
  • 기자명 정성민 기자
▲ 5월 10일 강북구청 앞에서 시민단체들과 유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아파트 경비원 고(故) 최희석 씨의 1주기 추모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최 씨는 지난해 4월 아파트 입주민 A씨와 주차 문제로 다툰 뒤 지난해 5월 초까지 지속적으로 A씨의 폭언과 폭행에 시달렸다. 심지어 A씨는 최 씨를 경비원 화장실에 감금한 채 12분간 구타하고 사직을 종용했다.결국 최 씨는 “더는 나와 같은 사람이 없게 해 달라”고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사진 연합뉴스]

아파트 경비노동자를 대상으로 입주민의 갑질 사건이 끊임없이 발생, 아파트 경비노동자의 인권이 심각하게 침해받고 있다. 이에 전국의 아파트 경비노동자 일동은 6일 권리선언문을 발표하고 "아파트 경비노동자는 국민이자 시민이자 노동자"라고 강조했다. 

아파트 경비노동자 일동은 권리선언문에서 "불평등과 차별을 해결하지 않고는 한 발짝도 나아가기 어려운 시대, 코로나 재난 장기화로 사회적 약자인 취약계층 노동자들은 생존의 벼랑 끝에 서있다"면서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는 어려운 처지에 놓인 노동자들이 일터와 현장에서부터 실질적인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주체로 일어설 때 비로소 가능하다"고 밝혔다.

아파트 경비노동자 일동은 "지난 수십년 동안 전국의 아파트 경비노동자들은 유령처럼 홀대받고 무시받으며 살아왔다. 인간으로, 노동자로, 아파트공동체 구성원으로 인정받지 못한 채 속울음을 울며 모멸감을 감내해왔다"며 "입주민 갑질에 목숨을 잃기도 했다"고 호소했다. 

아파트 경비노동자 일동은 "사회를 위해 일해온 중고령 노동자들이 아파트에서 겪고 있는 불합리한 차별과 고용불안, 갑질 피해를 더 이상 이대로 둘 수 없다"면서 "생의 마지막 일자리일 수도 있는 아파트 경비노동자들이 노조와 연합회, 자조모임으로 뭉쳐 노동3권을 비롯해 정당한 자신의 권리를 되찾는 것은 그 자체로 공익적이고 우리 사회 발전의 중요한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파트 경비노동자 일동은 "전국 20만여 아파트 경비노동자들의 권익 개선은 무엇보다 1천만명이 넘는 비정규직과 노동인권 사각지대 노동자들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들이 자신의 정당한 권리를 되찾는 데 실질적이고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아파트 경비노동자는 국민이자 시민이자 노동자다. 그동안 빼앗긴 권리를 되찾고 고용안정과 함께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보장받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아파트 경비노동자 일동은 ▲주휴수당, 연장근로수당, 공휴일, 52시간 근무제 적용 ▲3개월 초단기 근로계약 근절과 용역업체 변경 이후 고용승계 보장 ▲과로사가 불가피한 노동환경 전면 개선과 전근대적 24시간 맞교대제 근무체계 개편 ▲생명존중 등을 주문했다.

아파트 경비노동자 일동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지난 9월 27일 '아파트경비노동자 고용안정 상생협약'에서 약속한 것처럼 경비노동자 고용 안정 지원 예산을 확보, 지속 가능한 상생 모델을 만들어야 하지만 기재부의 반대로 무산될 지경에 처해 있다"면서 "아파트 단지별 특성에 맞게 입주민과 경비노동자가 상생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기 위해 컨설팅을 전국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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