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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은 볼 수 없는 ‘나의 사적인 여자친구’

인간의 은밀한 욕망 담은 서스펜스 코미디물

  • 기사입력 2015.01.01 05:29
  • 기자명 홍장성 기자
[한국NGO신문] 홍장성 기자 = 클레어는 어렸을 때부터 모든 것을 공유하며 자랐던 절친 로라가 죽은 후 깊은 상심에 빠져 있다. 로라의 아이와 그녀의 남편을 돌보며 슬픔에서 벗어나려 하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다고 느끼던 어느 날, 클레어는 낯선 여자에게서 죽은 친구를 느끼게 된다.


▲ © 나의 사적인 여자친구



인간의 은밀한 욕망과 금기의 섹슈얼리티에 대한 프랑수아 오종만의 기막힌 통찰이 녹아들어 있는 영화 <나의 사적인 여자친구>. 프랑수아 오종만이 표현해낼 수 있는 모든 것이 집약된 새로운 스타일과 프랑스 연기파 배우들의 완벽한 연기 앙상블이 담긴 이 영화에서는 알프레드 히치콕의 강렬한 서스펜스와 더글러스 서크의 멜로드라마를 함께 만날 수 있다.

<나의 사적인 여자친구>는 절친을 잃은 후 상심에 빠져 있던 주인공이 낯선 여자에게서 죽은 친구를 느끼며 벌어지는 기묘한 일들을 다룬 서스펜스 코미디로 프랑수아 오종이 20년 동안 마음 속에 품어온 프로젝트를 알프레드 히치콕의 TV시리즈에 영감을 받아 완성했으며 에드가상 수상에 빛나는 현존하는 최고의 추리소설 작가 루스 렌델의 단편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히치콕의 영향을 받은 만큼 이 작품에는 위트 넘치는 유머와 더불어 히치콕 영화의 특징들이 녹아 있다. 관객들은 묘한 속도감과 함께 전개되는 스토리 속에서 결코 상상할 수 없었던 반전을 만나게 되는데, 그 반전으로 다가가는 과정에서 굉장한 서스펜스를 경험하게 된다.

<나의 사적인 여자친구>에는 히치콕의 영화를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금발머리 여인 또한 등장한다. 기묘한 긴장감 속에서 찾아간 친구의 저택에 등장한 미지의 금발머리 여인의 정체, 그 여인과 데이빗은 어떤 관계일까? 이와 함께 남편을 속이며 몰래 데이빗과 통화를 하고 만남을 갖는 클레어의 모습 또한 일상세계에서의 긴장과 공포를 특징으로 하는 히치콕의 작품을 연상케 한다.

여기에 이미지로 정서와 의미를 전달하는 방식 그리고 과장된 색채와 음악은 서스펜스적 분위기를 강하게 환기하며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여러 방면에서 형식적 실험을 즐겼던 히치콕은 자신의 아이디어를 고스란히 표현하고자 하는 노력을 통해 예술영화 감독 못지않은 스타일의 아름다움을 보여줬다. 프랑수아 오종은 <나의 사적인 여자친구>를 통해 히치콕의 스타일과 자유로운 섹슈얼리티를 계승하며 강렬한 서스펜스를 거침없이 녹여냈다.

<나의 사적인 여자친구>는 또한 1950년대 할리우드 테크니컬러의 풍성하고 화려한 색감을 재현하며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풍부하고 과장된, 시선을 자극하는 놀라운 색감은 관습적인 색채 사용을 거부하고 과감한 테크니컬러 색을 사용했던 더글러스 서크의 멜로드라마를 연상케 한다. 색채의 과잉은 스펙터클한 시각적 경험으로 다가오면서 과거 할리우드 영화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이에 더해 다양하고 화려한 의상과 소품을 찾는 재미도 쏠쏠한데, 캐릭터들의 의상이 영화의 시작과 끝에서 어떻게 변해가는지 관찰하는 것도 하나의 감상 포인트이다.

또한 침대에서 아침을 먹으며 무선전화기를 들고 통화를 하는 주인공의 모습부터 분홍색 원피스, 빨간 자동차 등 과거 할리우드 영화에서 자주 쓰였던 클리셰들은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나의 사적인 여자친구>는 내용적인 면에서도 더글러스 서크의 멜로드라마를 연상시킨다는 평가를 받는다. 프랑수아 오종 감독은 이에 대해 “더글러스 서크의 멜로드라마처럼 내 영화는 차이점을 가진 다른 누군가를 받아들인다. 세월이 흐르고 사회가 변했기 때문에 이 테마는 더글러스 서크의 영화보다 좀더 내면으로 향한다.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어떻게 캐릭터들이 다른 한쪽의 특성을 받아들이는지, 성별 그리고 남성성과 여성성을 넘어서서 그 또는 그녀의 아이덴티티를 찾는지를 바라보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영화 <나의 사적인 여자친구>는 서스펜스 코미디이며 청소년 관람불가로 1월 8일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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