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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세상을 바꾸고 싶은가? 투표하라

"투표는 합법적인 쿠테타(coup d’État)"

  • 기사입력 2020.04.14 21:39
  • 기자명 발행인

4·15 총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한때 연기론까지 제기됐지만 다행히 선거는 치르게 됐다.

이번 총선은 코로나19의 창궐로 투표율이 낮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앞서 이틀간 실시된 사전투표율이 26.7%로 4년 전(12.2%)의 2배를 넘는 등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로나 감염을 피하기 위한 분산투표로 이어진 면도 있지만 3년째를 맞은 ‘문재인 정부 심판론’과 ‘야당 심판론’이 결집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선거는 투표 연령이 만18세 이상으로 낮춰 실시되는 첫 선거이고 코로나 관련 자가격리자들도 일반 유권자들이 투표를 마친 후인 오후 6시 이후에 투표할 수 있어 그 결과가 주목된다.

역대 중요하지 않은 선거가 있었으랴만 이번 총선은 그 의미가 더욱 각별하다. 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코로나 사태까지 겹쳐 지금 대한민국은 전례없는 위기에 봉착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이처럼 막대하게 중요한 선거인데도 이번 총선은 전 과정이 실망의 연속이었다. 어느 나라에서도 찾을 수 없는 전대미문의 비례대표용 위성 정당의 출현은 정치 혐오를 넘어 환멸을 느끼게 만들었다. 꼼수 정치의 결정판이었다.

또 기본적으로 공약과 정책이 실종된 선거였다. 코로나 사태로 온 나라가 그야말로 절단이 나고 있는데도 국가의 미래 비전을 놓고 여당과 야당이 치열한 토론과 설전을 벌이는 것을 보지 못했다. 들리는 건 ‘조국이냐, 윤석열이냐’, ‘야당심판이냐, 정권심판이냐’ 등 온통 편가르기 구호뿐이였다.

이제 남은 것은 국민들의 선택뿐이다. 투표는 우리 대리인을 뽑는 것이고 미래에 대한 우리 삶이 조금씩이라도 나아지기 위한 선택을 하는 것이다. 기대에 어긋나는 결과도 나올 수 있지만 역사를 더듬어 크게 보면 분명히 그렇다.

정치인들의 행태로 볼 때 어쩌면 최선이 아닌 최악을 선택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투표해야 더 나은 세상의 가능성이 열린다. 투표는 마음에 드는 좋은 일꾼을 뽑기도 하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 일꾼을 교체하기도 하는 제도이기 때문이다.

정치혐오를 부추기고 유권자들의 투표 의욕을 꺾는 흑색선전과 막말이 이번 선거에도 반복됐지만 정치가 혐오스럽다고, 내 마음에 속드는 후보자가 없다고 투표를 기피하고 외면하는 것은 유권자로서 직무유기이고 큰 화를 자초할 수 있다.

플라톤은 "정치에 참여하기를 거부함으로써 받는 벌 중 하나는, 자신보다 못한 사람의 지배를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투표를 외면한 대가를 받고 싶은가?

세상을 바꾸고 싶은가? 투표해라.
투표가 세상을 바꾼다. 투표는 합법적인 쿠테타(coup d’État)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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