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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의약품 접근성 ①> 의약품 접근성이란?

  • 기사입력 2020.12.29 10:08
  • 기자명 UAEM korea

  

♥의약품 접근성 강화(A2M) 캠페인의 시작

  에이즈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가 인체 내에 침투하여 장기간에 걸쳐 신체의 면역기능을 약화시키는 질환으로, 에이즈 환자들은 평생 치료제를 공급받아야 생명을 연장할 수 있다. 2001년까지만 해도 에이즈 치료제는 1년에 약 1600만원이라는 어마무시한 약값을 자랑했는데, 건강보험체계가 잘 정비된 우리나라에서는 에이즈로 인해 사망하는 경우가 적지만 치료제를 구매할 여력이 없는 저개발국가 사람들은 사망이 잦다.

 

약이 있어도 약을 구매하지 못해 사람들이 ‘억울하게’ 죽어가는 상황을 보며 2001년 인도의 제약회사 시플라와 국경없는의사회는 연간 38만원으로 에이즈를 치료할 수 있는 복제 의약품(제네릭 의약품)을 개발했고, 이로써 저개발국가에서의 죽음을 줄일 수 있었다. 에이즈 치료제 사례는 의약품이 시판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저히 접근할 수 없는 높은 가격에 공급될 때 우리에게 닥쳐올 재난을 암시하며, 의약품 접근성이 왜 보장되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의약품 접근성/접근권이란

 그렇다면 ‘의약품 접근성’과 ‘의약품 접근권’은 무엇일까? 의약품 접근성은 단어 그대로 의약품에 접근할 수 있는 권리로, AAAQ(Availability; Acceptability; Accessibility; Quality)라는 4가지 척도에 의해 .측정될 수 있다. 첫번째 척도인 이용가능성(Availability)은 의약품이 실제로 존재하는지를, 두번째 척도인 수용가능성(Acceptability)는 해당 의약품을 국내에서 수용할 수 있는지를 의미한다. 실제로 존재하여 국내에 수용된 의약품은 물리적·경제적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해당 의약품에 대한 정보도 용이하게 얻을 수 있어야 하는데 이를 세번째 척도인 접근용이성(Accessibility)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과정을 통해 공급된 의약품이 양질(Quality)의 것인지 판단하여 의약품 접근성의 보장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의약품 접근성에 대한 권리인 의약품 접근권은 모든 사람들이 신체적, 정신적으로 도달 가능한 최고 수준의 건강을 향유할 권리를 충족하기 위해 필요한 의약품을 이용할 수 있는 권리이다.

 

의약품 접근권은 왜 중요한가

  의약품 접근권은 두 가지 측면에서 그 중요성이 제기된다. 먼저, 의약품 접근권은 건강권의 일종으로서 인간이라면 누구나 최소한으로 보장받아야 할 보편적인 인권이다. 에이즈 치료제 사례를 통해 이미 개발된 약이 가장 필요한 곳의 가장 필요한 사람들에게 공급되지 않는 현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면서 이에 대한 국제적인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이에 따라, 세계보건기구(WHO)의 1997년 보고서에 모든 사람은 필요한 장소와 시간에 필요한 의약품을 공급받을 권리를 지닌다는 것이 명시되었다.

 

둘째로, 의약품의 개발 비용에는 시민들의 세금과 공적 자금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의약품 접근성은 우리의 당연한 권리이다. 혹자는 ‘의약품은 제약회사의 지적재산권이므로 의약품 가격의 결정 또한 제약회사의 전적인 권한’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린데, 제약회사의 지적재산권은 존중받아야 마땅하지만 대다수의 제약회사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드는 의약품 개발과정에 있어 우리의 세금을 정부로부터 지원받으므로 가격 결정이 제약회사의 전적인 권한이라고 말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즉, 우리는 의약품 개발의 ‘기여자’로서 의약품 가격을 지나치게 높게 책정하여 과도한 이윤을 남기지 말 것을 당당하게 요구할 수 있는 권리와 권한을 갖는다.

 

의약품 접근성과 UAEM

 에이즈 치료제의 접근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한 것은 시플라와 국경없는 의사회 뿐만이 아니었다. 2001년 예일대 학생들과 국경없는의사회는 예일대와 제약회사( 브리스톨-마이어스 스퀴브)가 공동 개발한 에이즈 치료제가 아프리카에서 저렴하게 공급될 수 있도록 설득하여, 아프리카 지역에서 기존 약가의 30분의 1에 치료제가 공급될 수 있도록 하였다. 이 캠페인을 시작으로 UAEM(Universities Allied for Essential Medicines; 필수의약품을 위한 대학 연합)이라는 단체가 탄생하여 현재는 20개국에서 100개 이상의 대학지부를 두고 활동하고 있다.

 

UAEM Korea는 동아시아의 첫 지부로 2019년 9월 의약품 접근성 강화를 향한 여정의 닻을 올리게 되었다. 현재 공공보건에 관심이 많은 국내 대학생들이 모여 의약품 접근성을 강화하기 위한 각종 캠페인 및 연구 활동을 펼치고 있다. 모든 사람이 필요한 약을 필요한 때에 받을 수 있는 그 날까지 UAEM의 항해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UAEM Korea는 의약품 접근성 향상을 위해 결성된 국제학생단체로, 모든 사람이 필요한 의약품을 필요한 때에 공급받을 수 있는 세상을 꿈꿉니다. UAEM Korea는 국내NGO단체인 휴먼아시아와 국제보조금네트워크 Open Society Foundations와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더 자세한 정보는 UAEM Korea 웹사이트( http://uaemkorea.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글쓴이 : 김가은(연세대학교 과학기술정책학과), 김재인(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소연(고려대학교 간호학과), 서유나(연세대학교 화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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