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치망설존(齒亡舌存) 리더십(35회) 직장은 ‘의자 차지하기 게임’과 같아

'입사 동기는 동지가 아닌 경쟁자'

  • 기사입력 2021.01.03 19:47
  • 기자명 김승동
▲ 필자 김승동  

직장생활은 흔히 전쟁터에 비유하기도 하고 때로는 정글처럼 약육강식의 투쟁이 벌어지는 치열한 생존의 장으로 비유되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직장생활은 ‘의자 차지하기 게임’과도 비유할 수가 있다.

‘의자 차지하기 게임’은 누구나 각종 모임에서 한번쯤 해보거나 TV등을 통해 알고 있는 게임이다. 사람 수보다 한두 개 적은 의자를 가운데 놓고 사람들이 원을 만들어 빙 둘러 서 있다가 음악이 흐르면 사람들은 신나게 의자 주위를 돈다. 그러다가 진행자의 호각이 울리거나 지시가 나오면 방금까지 음악이 나올 때의 화기애애했던 분위기는 온데 간데없고 이전투구(泥田鬪狗)의 장으로 변한다.

게임 참가자들은 의자를 차지하기 위해 어깨와 엉덩이로 상대방을 밀치는 것은 기본이고 남이 차지한 의자를 뺏기도 한다.

게임이 진행될수록 생존자와 의자 수가 줄어들면서 게임은 더 치열해 진다. 처음에는 오락과 장난기로 시작했던 잔류자들의 눈빛도 긴장감으로 더욱 반짝이고 마치 날쌘 짐승처럼 행동이 기민해진다.

때로는 이성과 체면은 물론 동료와의 우정이고 의리고 뭐고 다 버리기도 한다. 살아남는 게 목적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직장이란 곳은 ‘생존’이란 ‘의자 뺏기게임’이 구조조정을 알리는 호각소리가 날 때는 물론이고 평소에도 의자가 하나 둘씩 줄어드는 것을 목도(目睹)하면서 보이지 않는 총성에 온 촉각을 곤두세우며 게임이 끝날 때 까지 긴장감을 놓지 못하고 살아가는 비장한 곳이라고 하겠다.   

물론, 직장이란 곳이 반드시 상대를 무지막지(無知莫知)하게 밟고 죽여야만 내가 사는 그런 전쟁터는 아니다. 전투로 인한 상처와 아픔이 있는가 하면 더불어 살아가는 감동도 인간애도 있는 곳이다. 생존을 위한 무한 경쟁을 추구하는 곳이라고 강조하는 극단적인 면에서 이렇게 볼 수 있는 것이다. 

흔히들 직장의 입사 동기를 모두 동지로 알고 끝까지 같은 배를 탄 운명공동체로 여기기도 하는데 현실은 결코 그렇지가 않다. 

신입사원 시절과 대리를 거쳐 빠르면 과장이나 차장 승진이 눈앞에 오면 입사동기가 어깨동무를 하고 평생을 같이 갈 동지가 아닌 경쟁자로 보인다. 어디서나 그렇듯 승진이란 자리는 제한적이고 경쟁자는 그 이상 되기 때문에 누군가는 앞서게 되고 누군가는 밀려나게 되는 게 직장생활이다.

같은 맥락에서 하나 더 덧붙이면 직장은 ‘내가 하고 싶은 일만 하는 놀이터가 아니다’라는 것도 유념해야 한다. 직장이란 하고 싶지 않는 일을 더 많이 해야 하는 곳이다.

직장에서는 우선적으로 일에 초점을 맞추어야 하며 직장의 코드를 지켜야 한다. 늘 독불장군(獨不將軍)처럼 혼자서 일을 하고 싶다면 조직을 떠나야 한다. 회사와 조직은 기본적으로 화려한 개인플레이보다 팀워크를 원하기 때문이다.

직장생활을 시작하면 여기저기서 많은 조언을 듣게 되는데 모든 조언이 약(藥)이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잘 가려서 들어야 한다. 특히 ‘열심히 해봤자 소용없다’거나 ‘받은 만큼만 해라’는 등의 열정을 무너뜨리는 조언에는 경계를 해야 한다.

특히 회사에서 주는 월급만큼만 일 하겠다는 것처럼 어리석은 태도는 없다. 

열심히 일하는 것이 회사만 위한 것이라는 생각도 버려야 한다. 어쩌면 적성에 맞는 직장은 오히려 돈을 내고 다녀야 할 학원이라고도 할 수 있다.

어쨌든 직장이란 곳은 참 복잡한 곳인 것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정사회
경제정의
정치개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