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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망설존(齒亡舌存) 리더십(39회) 직장은 혼자 일하는 곳이 아니다

내편이 아니더라도 적을 만들지 마라

  • 기사입력 2021.02.04 07:37
  • 기자명 김승동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게 직장이라는 공간은 가정 다음으로 중요한 삶의 터전이다. 어쩌면 가정은 잠깐 잠만 자고 아침밥만 얻어먹고 나오는 하숙집 같기도 하지만 그 보다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직장에 발산시키는 측면에서는 그 순위가 바뀔 수도 있다.

이러한 중차대하고 복잡다단한 직장에서 승자로 살아남을 수 있는 전략으로 좋은 인간관계와 풍부한 인맥의 중요성을 무시할 수 있을까? 직장에서 일만 잘하면 되지 왜 인간관계까지 신경을 써야 할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직장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안다면 답은 즉시 나온다. 바로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이다. 사회학자들의 한 조사 결과 “직장 내 구성원들이 일하는 시간의 70%를 커뮤니케이션 활동에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인들이 이같이 커뮤니케이션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는 것은 직장인 개개인이 절대 독립적인 개체로서는 주어진 업무를 원활하게 수행하기가 어렵다는 말이다.

직장 내 소통 여부가 자신의 업무 달성에 큰 영향을 안준다고 느끼고 일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일도 잘하면서 구성원 간에 소통까지 잘 된다면 직장 내에서 승진이 빨라지고 연봉도 올라가는 등 성공한 직장인으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빅 데이터(Big Data)분석 전문업체인 다음소프트가 최근 트위터와 블로그의 데이터 2백여 만 건을 분석한 결과 요즈음 직장인들이 가장 많이 검색하는 단어는 ‘파랑새 증후군(bluebird syndrome)’과 ‘번아웃 증후군(burnout syndrome)’이라고 한다.

파랑새 증후군은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직장생활에 만족하지 못하고 이상만을 추구하는 증세”이고 번아웃 증후군은 “하루 종일 고강도의 근무로 퇴근하자마자 무기력에 빠지는 현상”이다. 이는 많은 직장인들이 직장생활을 힘들어 한다는 증거이다.

직장인들은 왜 이렇게 힘들어 할까? 다음소프트가 빅 데이터를 통해 원인 분석을 한 결과 직장생활에 가장 큰 고민은 ‘사람’이라는 것 즉, 인간관계 때문에 힘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이 ‘일’이다. 

일을 하러 직장에 나갔는데 본연의 일보다는 사람 때문에 더 힘들다는 결론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사회생활을 잘 할 수 있을까? 사회생활에서 인간관계 스트레스를 덜 받기 위해서는 ‘아무리 조심해도 누군가는 날 싫어하게 되고 나도 누군가를 싫어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너무 뻔한 얘기 같지만 ‘근태’ ‘인사’ ‘소통’으로 성실하게 근무하면서 인사 잘하고, 대화를 많이 하라는 것이다.

또 함께 일하고 싶은 상사와 동료의 기준이 2006년에는 ‘능력’이었는데 2010년 이후에는 ‘배려’하는 상사와 동료가 1순위라고 한다. 결국 인간관계를 잘 하라는 것이다. 직장생활을 잘 하기 위해서는 빅 데이터의 분석 결과를 귀담아 들어야 할 것이다. 

직장을 말 그대로 일터로만 여기는 사람들이 있는데 직장이란 일터는 단순히 혼자 일하는 곳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모여서 일하는 터’이다. 거기에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도 내가 싫어하는 사람도 있고 나를 좋아하는 사람도 나를 싫어하는 사람도 섞여 있다.  따라서 그만큼 여러 구성원들 간의 커뮤니케이션과 관계가 중요시 되고 함께 더불어 사는 곳이 직장이다.

직장뿐만 아니라 어떤 조직에서도 성공하려면 우선 우군(友軍)이 많이 있으면 좋고 우군이 없더라도 소위 딴죽을 걸고 방해하는 사람이 없어야 한다.

이와 관련한 처세술과 관련해 여러 저술을 한 중국작가 스샤오엔은 “내편이 아니더라도 적을 만들지 마라”는 책을 통해 “적을 만들지 않는 사람이 성공한다”고 강조한 것은 비교적 적이 많은 나의 경험으로도 너무나 와 닿고 유용한 가르침이라고 하겠다.

직장생활에서 때로는 ‘1명의 적이 100명의 내 편보다 더 무서운 것’임을 꼭 알아야 한다. 물론 업무능력이 뛰어나면 좋겠지만 같은 학력에 같은 조건으로 뽑은 직원들의 능력은 간혹 아주 특별한 사람이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대개 거기서 거기라고 본다.

따라서 직장생활은 사람과 사람이 부대끼는 곳이고 그 사회생활에서 제일 중요한 게 어쨌든 적을 안 만드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눈으로라도 상대방을 미워하지 말아야 한다.’ 

자신을 이해하고 도와줄 인맥을 형성해 우군으로 둔다면 그만큼 든든한 직장생활도 없을 것이다. 

흔히 냉엄한 국제사회를 이야기 할 때 “영원한 적도 영원한 동지도 없다”고 하는데 이 말은 직장 내의 인간관계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인간의 운명은 타고 나는 것이라 할지라도 직장 생활의 운명은 관계 속에서 결정된다. 공부를 잘해서 성공한 사람보다 사람을 잘 만나서 성공한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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