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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위한 나라는 없나? 갓난아기 연이어 '사망'···대책 마련 시급(종합)

부산 아파트 복도 배전함에서 영아 시신 발견···경찰 20대 친모 긴급 체포
생후 8개월 여아 외국인 친모 구타로 중태에 빠진 뒤 결국 사망

  • 기사입력 2021.04.25 17:00
  • 기자명 정성민 기자
▲ 경찰 폴리스 라인(연합뉴스 일러스트)

정말 아이들을 위한 나라는 없을까? 공교롭게도 대한민국에서 학대와 유기에 따른 아동 사망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이번에는 부산 사하구 소재 아파트 복도 배전함에서 영아의 시신이 발견, 경찰이 영아의 20대 친모를 용의자로 긴급 체포했다. 또한 생후 8개월 여아가 외국인 친모의 폭행으로 중태에 빠진 뒤 끝내 숨졌다. 정인이 사건 이후 재발방지를 위한 목소리가 높고, 정부도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하지만 아동 사망사건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히 요구된다. 

24일 부산 사하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1시 30분께 부산 사하구 소재 아파트 복도 배전함에서 남자 영아의 시신이 발견됐다는 주민 신고가 112에 접수됐다.

발견 당시 영아의 시신은 수건에 감싸인 채 쇼핑백 안에 담겨 있었다. 영아는 생후 하루가량 지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현재까지 영아의 시신에서 상처 등이 발견되지 않아 타살 혐의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아파트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한 뒤 영아의 친모 A씨를 인근에서 체포했다. A씨가 영아의 시신이 발견된 고층까지 올라가는 장면이 영상에 담겼다. A씨는 집에서 혼자 출산하던 도중 아이가 숨지자 유기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A씨는 해당 아파트와 다른 지역에서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영아 시신의 부검 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A씨에게 영아 유기 혐의를 적용하는 한편, 부검 결과와 A씨 진술 등을 토대로 추가 혐의를 적용할지 검토할 방침이다.

또한 25일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생후 8개월 여아 B양이 외국인 친모(22)의 폭행으로 중태에 빠진 뒤 도내 소재 병원에서 치료 도중 24일 오후 8시께 결국 사망했다. 사건 발생 이후 43일 만이다. 경찰은 사망 원인을 정확하게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경찰 조사 결과 B양은 친모의 상습적 폭행으로 머리를 심하게 다쳤고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에 의존, 생명을 유지했다. B양의 외국인 친모는 올해 초부터 B양을 주먹으로 여러 차례 때리고, 바닥에 내던진 것으로 드러났다. 외국인 친모는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외국인 친모는 경찰에 "딸이 오줌을 싸고 계속 칭얼대서 그랬다"며 범행을 인정했다.

정인이 사건 이후 전 국민이 공분에 떨었지만, 안타깝게도 대한민국에서 학대와 유기에 따른 아동 사망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정인이 사건의 충격과 슬픔이 가시기도 전에 이모 부부의 조카 물고문 사망 사건과 생후 2주 아이의 사망 사건, 구미 3세 여아의 사망 사건이 연이어 알려졌다. 경찰은 살인죄를 적용하며 강도 높게 대응하고 있지만, 이번에도 영아가 연이어 사망했다. 

물론 A씨의 경우 영아가 출산 도중 숨졌는지 여부는 경찰 조사를 통해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출산 도중 숨졌다면 고의적 학대와 유기에 따른 사망과는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영아의 시신을 유기했다는 것만으로도 범죄행위다. 만일 A씨의 진술과 달리 출산 이후 영아의 사망에 고의성이 작용했다면 더욱 중대범죄다. 이에 경찰이 영아의 사망 원인을 정확히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

이처럼 아동 사망사건이 잇따르자 대한민국이 아이들을 위한 나라가 될 수 있도록 정부와 정치권, 시민사회 모두가 힘을 합쳐 보다 근본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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