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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중 vs 김기현, 여야 원내대표 법사위원장 '충돌' 예고

  • 기사입력 2021.04.30 17:26
  • 기자명 김진태 기자
▲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신임 원내대표에 선출된 김기현 의원이 기뻐하고 있다.[연합뉴스]

30일 국민의힘 의원들의 선택을 받은 김기현 신임 원내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법사위원장 (자리를) 돌려주지 않으면 폭거이자 범법"이라며 카운터파트인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에게 선전포고를 했다.

제1야당 원내 지휘봉을 거머쥐자마자 여당을 상대로 '입법 수문장' 격인 법사위원장 자리를 다시 내놓으라고 포문을 연 것이다. 

이에 민주당 원내 지도부는 무대응 전략으로 응수했다. 의례적으로 해오던 논평조차 내지 않았다. 원내 관계자는 "따로 브리핑할 계획이 없다"고 했다.

김 원내대표가 당선되자마자 법사위원장 재협상 카드를 꺼내 들면서 2주 간격으로 당선된 여야 신임 원내 지도부의 첫 시험대는 바로 이 지점이 될 전망이다.

윤 원내대표는 이미 "상임위 재협상은 일절 없다"고 쐐기를 박은 터다. 더구나 윤 원내대표가 '원칙 없는 협상' 불가를 외쳐온 강경 원칙론자라는 점에서 두 원내 사령탑의 기선제압용 힘겨루기에 당분간은 정국이 얼어붙을 가능성이 작지 않아 보인다.

당장 다음 주 줄줄이 잡힌 총리 및 5개 부처 장관 후보자들 인사청문회도 윤호중-김기현 원내 체제에서의 여야관계 기상도를 가늠할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다만 현재 정치 지형상 끝장 대치가 마냥 이어지기는 양쪽 모두 부담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4·7 재보선에서 참패한 민주당으로선 야당과의 협치라는 국민적 여론을 마냥 저버릴 수 없고, 야당은 대선을 앞두고 강경론에만 매몰될 경우 '발목잡기' 이미지에 갇힐 수 있다는 것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내년 대선을 함께 치러낼 두 원내대표는 2004년 17대 총선을 통해 여의도에 입성한 '금배지 동기'다. 당선 횟수도 4선으로 같고 서울대 선후배 사이이기도 하다.

이러한 인연 덕에 사석에서는 4살 아래인 윤 원내대표(철학과)가 김 원내대표(법학과)에게 '선배님'이라고 부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21대까지 정치 이력을 보면 둘 사이에 교집합이 그다지 많지는 않았다. 특히 김 원내대표는 3선 의원이던 2014년 울산시장에 도전, 현역 의원에서 행정가로 변신해 한동안 여의도를 떠나 있었다.

두 사람 모두 당내 전략통으로 꼽히며 대변인, 정책위의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지만, 기간이 겹치지 않아 파트너로 맞닥뜨린 적은 없었다. 상임위에서는 행정자치위, 여성가족위 등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설전을 주고받기도 했다.

두 사람의 초선 의원 시절인 2007년 7월 정치관계법 특위 회의에서 당시에도 야당 의원이었던 김 원내대표가 재외국민 투표권 부여 시기를 놓고 "중립을 지켜야 할 선관위가 눈치를 보는 것"이라고 따지자, 윤 원내대표는 "재외국민 중에는 등록이 안 된 경우도 있고, 국적은 있지만 신분증명을 하기 어려운 분들도 있다"며 맞섰다.

이보다 한 달 앞선 2007년 6월 전체회의에서는 당시 노무현 대통령 발언의 선거중립의무 위반 논란을 놓고 두 사람이 세게 부딪치기도 했다. 이에 윤 원내대표와 김 원내대표가 풀어갈 여야의 정치 행보에 국민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9일 국회 법사위원장(법제사법위원장)에 정무위 소속인 3선의 박광온 의원을 선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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