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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 관한 사색

  • 기사입력 2021.05.03 09:50
  • 기자명 장순휘
▲ 수필가.시인.경희사이버대 교수 장순휘 박사   

 ‘인간의 삶’ 즉 ‘인생’이 고귀하고 소중한 이유는 “인간 누구에게나 단 일회성 사건”이라는 ‘절대적 한계성’이기 때문일 것이다. 만일 인생이 2회, 3회 반복이 가능한 ‘윤회(輪廻)적 비한계성’이라면 행복해보겠다고 열심히 살 가치를 느낄 수 없지 않을까?

  태어나면서 시간과 공간속에 한정되어 살다가 죽을 수 밖에 없는 것이 인생이라고 속단하기 전에 한 번쯤은 왜, 어떻게, 무엇을 위해서 살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살아야한다는 점이 동물과 다른 점이라고 생각한다. 프랑스의 철학자 파스칼은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다”라고 인간의 존엄성을 주장하였다. 때문에 인간은 사는 동안 행복해야할 존재가치를 받은 우주의 유일한 생명체일 것이다.

그렇다면 행복(Happiness)이란 무엇인가? 국어사전에는 “(마음이) 흐믓하도록 만족하여 부족이나 불만이 없는 상태”라고 정의되고 있는 바, 물질적인 면보다는 정신적인 면이 우선하는 상태가 바로 행복의 본질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통상적으로 우리는 행복이 ‘물질의 만족에서 오는 정신적 부산물’로 생각하는 오류를 상식화하는데 문제가 있다고 본다. 돈과 재산, 명예, 권력 등을 손에 쥐었을 때 비로소 행복이라는 등식을 적어놓고, 정신의 황폐함을 무릅쓰고 물질을 추구하며 인생을 낭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삶의 현싯점에서 만족하는 마음의 상태로 돈과 재산, 명예, 권력을 자신의 능력에 맞게 추구한다면 행복의 열쇠를 쥐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의 한없는 욕심이 인생을 눈멀게 하고, 불행으로 이끌어가는 것이다. 인생을 열심히 산다는 것은 쉽게 말하자면 현실 속에서 최선을 다해 산다는 것이 아닐까?

즉 열심히 산다는 것은 현실의 삶을 진지하게 사랑하는 것이다. 그 사랑은 인간의 마음에 있는 것이고 자신속에 있는 것이다.그러므로 행복은 삶을 사랑하는 마음이지 결코 풍요로운 물질적 환경에 있는 것이 아니다. 사는 것 자체만을 사랑한다고 해도 인생은 행복한 것이다. 

  인생이 불행하다는 사람은 먹기 위해서 사는 것이고, 뭔가 잡기위해 사는데 지쳤다고 말한다. 행복이 어디있는지 도대체 찾다가 지쳤다고 한다. 그리고 결국 행복은 없다고도 말한다. 행복은 손에 잡히고 눈에 보이는 물질이 아니고 마음에 있기에 발견하기 어려운 것이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마음속은 모른다’는 속담은 바로 인간의 마음속을 알기가 어렵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그만큼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것을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인생의 행복이 바로 마음을 어떻게 가지느냐, 어떤 생각을 하느냐에 달려있다고 해도 가능할 것이다.

  마음가짐에 따라 긍정적인 생각을 하면 긍정적인 인생이 될 것이고, 부정적인 생각을 하면 부정적인 인생이 될 수 밖에 없다는 공식이 성립하는 것이다. 부정적인 사람을 상대로 인생을 얘기하다보면 그 어떤 진실한 논리도 의미를 상실하고 헛소리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긍정적인 사람을 상대로 인생을 얘기하다보면 비록 역경에 처해있더라도 불평과 불만, 불신보다는 자신감과 용기, 꿈을 가지고 현실에서 최선의 노력을 하는 자세를 볼 수가 있으며, 그런 사람들이 우리 인생에서 감동의 드라마를 보여주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렵고 힘든 현실속에서 긍정적인 마음을 갖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부정적인 마음으로 현실을 바라본다는 것은 소중한 인생을 스스로 고통속으로 몰고가는 가장 어리석은 생각임을 알아야한다. 

비록 오늘의 현실이 버겁더라도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 피땀어린 노력으로 살면서 인생의 빛으로 거듭난 역전의 사람들을 생각하면, 그들은 불행한 환경을 부정적으로 생각하기보다는 오히려 긍정적으로 현실을 받아들이고 도전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실제로 그들 중에는 비록 전신마비가 되었지만 미술화가가 된 김준호씨와 양팔이 잘린 사고를 이겨내고 발로 그림을 그리는 화가교수가 된 오순희씨 뿐 만아니라 <오체불만족>의 주인공으로서 팔다리가 없이 태어나 전동휠체어로 평생을 살아야 하는 오토다케 히로타다, 헬렌켈러, 베에토벤, 스티븐 호킹, 청각장애자 김기창 화백, 미국의 루스벨트 대통령, 최근에 서울대 교수로서 한국의 호킹박사라고 알려진 이상묵 교수 등 실로 무수한 사람들이 최악의 인생에서 희망의 메시지를 남기고 살고있고, 살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몸에 좋은 한약이 입에는 쓰다’는 속담처럼 어쩌면 불행도 행복의 한 종류이고, 극복된 불행이 더 큰 행복을 준다는 것을 우리는 평범한 생활 속에서도 이미 경험한 바 있을 것이다. 갑자기 닥친 곤경에서 밤잠을 설치며 고민하다가 해결이 되면 마음이 날아갈 듯이 상쾌해지면서 그 일로 인해 자신과 주변을 다시 돌아보고 삶에 겸손해지는 인생의 경륜을 쌓게되는 것이고, 인생의 깊이를 더하게 되는 것이다.

  오늘을 사는 나자신을 돌아본다. 나는 과연 행복한가? 지난 지천명(知天命)의 세월을 살아오면서 영욕성쇠(榮辱盛衰)를 겪어본 나이쯤 되었다면 아직 젊은 것일까? 이제 인생 50이면 인생을 말할 수 있는 나이는 되었다고 본다. 하지만 나의 삶이 가난으로 시작되서 나름대로 먹고살만한 지금에 이르렀다면 열심히 살아온게 분명하다. 

‘오늘까지 버텨온 인생의 힘은 무엇일까?’라고 누군가 묻는다면 한마디로 ‘긍정적인 생각’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긍정적인 생각으로 열심히 살아왔기에 오늘 행복하다고 생각하고, 조금만 더 행복하고자 현실에 열심인 내가 오늘은 한 편 수필 앞에 벌벌 떨고있다. 지금 나는 그런 나를 보면서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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