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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백신 톺아보기

  • 기사입력 2021.07.06 19:09
  • 기자명 UAEM Korea

바이러스 하나가 이렇게 단기간에 세상을 바꿔 놓으리라고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원인 불명의 폐렴 발병 사실이 WHO에 보고되며 시작된 이른바 ‘코로나 사태’는 전세계인의 일상을 변화시켰다. 2021년 5월 16일 기준, COVID-19 전세계 누적 확진자 수는 1억 6천만명이 훨씬 넘고, 사망자 또한 3백만명이 넘는다.

‘K-방역’이란 이름으로 방역에 있어 훌륭한 평가를 받은 우리나라의 상황도 누적 확진자 약 13만명, 사망자 1,903명으로 그리 좋지 못하다.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과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확진자 수는 장기화되는 코로나19 상황에 비관적인 전망을 가지게 했지만, 세계 각국에서 전해지는 백신 소식은 곧 다시 일상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안겨주었다. 

미국에서는 2021년 4월 기준, 총 접종 횟수 2억2,564만회를 기록하며 인구의 약 40%가 접종을 마쳤고, 영국의 경우에는 총 접종 횟수 4,392만회를 기록했다. 멀게는 유럽연합부터 가깝게는 중국, 일본까지 세계 각국에서 전해지는 백신 접종 소식에 더해, 백신 접종률이 높았던 이스라엘에서는 세계 최초로 실외 마스크 착용의무를 해제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5월 21일 기준, 1회차 접종은 3,787,570명, 2회차 접종은 1,707,528명을 기록하며 일상을 회복하기 위한 걸음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년 넘게 장기화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를 끝내기 위한 희망으로 여겨지는 백신이지만, 효능과 안정성 문제를 둘러싸고 첨예한 논쟁이 일기도 했다. 효능과 안정성에 대한 의문이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지만 , 백신에 대해 무조건적인 거부와 반감을 가지는 것은 코로나의 빠른 종식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모두가 간절히 바라는 ‘일상’을 되찾기 위해 필요한 것은 과학적 사실에 기반한 정확한 정보와 이를 바탕으로 형성된 올바른 사회적 인식이기에, 본 칼럼에서는 백신의 A부터 Z까지 하나씩 꼼꼼하게 톺아보고자 한다.

백신의 종류

현재 세계적으로 개발된 백신의 종류는 총 14종류이다. 한국에서는 mRNA형태의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 비복제바이러스벡터 형식의 얀센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승인 및 수입하고 있다.

1. AZD1222 (영국 옥스퍼드대 & 스웨덴 아스트라제네카)

개발 당시 명칭은 ChAdOx1 nCoV-19였으나, 이후 아스트라제네카 측에서 공식적으로 AZD1222라는 명칭을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흔히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혹은 AZ백신으로 불린다. 본래 메르스와 같은 호흡기 바이러스 치료 목적으로 옥스퍼드에서 특허로 개발되고 있었지만, 코로나 바이러스에 반응하도록 변형되어 출시되었다. 기존에 사용하던 백신 물질을 사용하는 만큼 제작 단가가 낮고, 생산이 쉽다. 얀센 백신과 더불어 이익 없이 공급되는 백신이었기에 생산 초기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주문량을 확보했었다. 임상결과에서는 평균적으로 79%, 65세 이상 고령층에서는 이보다 약간 높은 80%의 예방률을 보였다. 특히, 입원이 필요한 중증 환자들에 대해서는 무려 100%의 예방률을 보여 중증악화방지율이 높은 백신으로 평가받는다.

2. mRNA-1273(미국 모더나 & 미국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mRNA-1273은 전 세계에서 개발되는 코로나19 백신 물질 중 가장 먼저 임상에 돌입한 물질이다. 해당 물질은 1차 접종 후 28일 뒤에 2차 접종을 받아야 한다. 모더나는 자사 백신에 대한 3상 임상 실험결과 94.1 %의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mRNA-1273은 접종 받은 곳에 통증, 부종, 홍반 등의 증상이 동반될 수 있으며, 일반적으로는 피로, 두통, 근육통, 관절 통증, 오한, 메스꺼움 및 구토와 발열 증세가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민성 반응으로는 호흡곤란, 얼굴과 목의 붓기, 빈맥, 과민성 쇼크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일반적인 후유증은 접종 2일차에 사라지며, 접종 후 15분간 의료진이 곁에서 후유증이나 부작용을 검사한다.

3. BNT162 (미국 화이자 & 독일 바이오앤테크)

해당 물질은 주로 ‘화이자 백신’으로 불리지만, 원 제품명은 ‘코미나티주’이다. ‘토지나메란’이라는 명칭의 백신 성분이 혈전증, 심근염 등의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이 백신은 변종 바이러스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존재하여 주목 받고 있다. 최종 3사 임상시험 결과, 약 95%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 Ad26.COV2-S(미국 존슨앤드존슨& 벨기에 얀센 파미슈티카)

한국에서의 공식 명칭은 ‘코비드-19백신 얀센주’로, 주로 ‘얀센 백신’이라 불리는 물질이다. 해당 물질의 부작용으로는 발진, 혈전 등이 있다. 같은 방식으로 개발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는 달리 변이바이러스에 덜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4만 4천여명을 대상으로 한 3상 임상실험 결과 미국에서는 72%, 남아공에서는 64%의 예방효과를 보였다. 타 백신에 비해 낮은 예방률을 보이지만, 남아공 지역에서의 실험 결과를 보았을 때 남아공 변이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백신에 대한 우리의 인식

그렇다면 이러한 백신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어떨까. 코로나19가 바꾸어놓은 우리 일상의 모습, 그리고 백신접종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을 알아보기 위해 KBS에서는 2021년 3월부터 서울대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팀과 함께 매달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적으로 신뢰한다는 여론이 신뢰하지 않는 여론보다는 높으나, 신뢰한다는 여론이 3월과 비교했을 때 4월에 낮아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백신 접종에 대한 전반적인 감정과 느낌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긍정적이라는 응답이 64%로 부정적(25.8%)이라는 응답보다 높았다. 이 중 부정적이라 답한 사람들은 불안감(80.2%), 강요 및 압박감(40.5%), 공포감(34.7%), 불쾌감(21.2%)을 느낀다고 응답했다.

백신접종 관련 정보를 얼마나 이해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아주 잘 이해하고 있다’라고 응답한 비율은 9.8%, ‘어느 정도는 이해하고 있다’라고 응답한 사람은 41.9%, ‘조금 이해하는 수준이다’가 42.5%로 가장 높았다. ‘솔직히 거의 이해하지 못한다’라는 응답은 5.8%로, 자신의 건강상태가 ‘나쁘다’라고 답한 조사 대상자들 가운데 해당 응답 비율이 12.7%로 상대적으로 높았다는 점이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유명순 교수팀은 여론조사 결과를 통해 백신 접종 이후부터 백신 물량 확보와 관련한 우려가 백신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백신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가장 크게 기여하는 것은 안전성에 대한 문제다. 백신 개발에 필요한 시간은 아무리 짧게 잡아도 5년에서 10년이 걸리며, 안전성과 효과성을 모두 갖춘 백신을 개발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코로나19 백신은 불과 몇 달만에 효과성과 안전성을 최종적으로 확인하는 임상시험 3상에 돌입했다. 약 1년 만에 신종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백신이 출시되었다는 것은 전무후무한 일이다. 또한, 백신은 일반 의약품과는 다르게 투여 후 1년 이상 장기간을 두고 발생하는 여러 부작용들을 관찰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하지만, 전례 없는 팬데믹 상황에 의해 이러한 절차들이 과도하게 단축되었기에, 국민들의 불안감이 증폭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그러나 불안감이 커질 수록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과학적 사실에 기반한 정확한 정보다.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백신에 대한 잘못된 정보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함께 살펴보자.

코로나19 백신은 너무 빨리 개발되어 안전하지 않다?

코로나 19 백신이 다른 백신들과 달리 굉장히 짧은 기간에 개발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코로나19 백신은 기존의 모든 안전 기준에 부합하며 다른 백신들과 마찬가지로 각국 식약처의 엄격한 검사 과정을 거쳤다. 전례 없는 세계적 위기 상황인 코로나19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세계 각국에서 백신 개발에 많은 돈과 노력을 투자했고, 이런 배경이 존재했기 때문에 백신이 빠르게 개발될 수 있었던 것이라 볼 수 있다.

백신이 DNA를 바꾼다?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에는 코로나 바이러스에서 발견된 ‘스파이크 단백질’이라는 물질을 만드는 mRNA(메신저 리보헥산)이 들어있다. 백신 접종을 통해 mRNA가 인간 신체의 세포로 들어가면 ‘스파이크 단백질’이 생성된다. 백신에 의해서 인위적으로 생성된 이 ‘스파이크 단백질’은 항체 형성을 유도하는 항원으로 기능하게 된다. 즉, 인체의 면역 세포들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단백질로 인해 마치 바이러스에 감염된 상황으로 착각을 하게 되고, 스파이크 단백질에 대한 항체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와 같은 반응을 ‘후천성 면역’이라 칭한다. 

이렇게 항체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mRNA는 우리의 DNA가 보관되는 세포핵에는 전혀 들어가지 않으며, mRNA는 사용된 뒤 신체에서 제거되기 때문에 백신이 DNA를 바꾼다는 것은 잘못된 정보다.

백신이 여성의 불임을 유발한다?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오해들 중 하나는 백신이 신체로 하여금 태반에 있는 단백질인 신사이틴-1(syncytin-1)을 공격하도록 해 여성 불임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백신을 통해 형성된 스파이크 단백질과 태반의 단백질 사이에 아미노산 염기서열이 공유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아미노산의 염기서열이 너무 짧아 면역반응을 유발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수태 능력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말한다. 백신이 불임을 유발한다는 것 또한 불안감에서 비롯된 잘못된 정보다.

‘뉴노멀’이 아닌 ‘노멀’로의 회복

지난 1년 새 우리의 생활은 너무나 빠르게 변했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났고, 마스크가 생활필수품이 되었으며, 지금까지와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사람들과 소통해왔다. 1년은 이러한 생활을 ‘뉴노멀’로 만들기에 충분한 시간이었지만, 사람들이 바라는 것은 여전히 ‘뉴노멀’이 아닌 ‘노멀’로의 회복이며, 백신은 보통의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한 중요한 열쇠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에게 필요한 태도는 상용화가 불가피한 백신에 대해 무조건적인 반감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신뢰할 수 있는 정확한 정보를 취득하는 것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과 백신에 대한 올바른 사회의 인식이 COVID-19를 ‘과거의 전염병’으로 기억 되게 할 날을 기대해본다.

글쓴이 : 고려대학교 보건정책관리학부 최예슬/ 중앙대학교 간호학과 전지수/ Georgia Institute of Technology 컴퓨터과학과 김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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