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영의 살며 사랑하며

노년의 취미로 당구를 준비하라

2025. 07. 26 by 강신영 굿네이버스 여행칼럼니스트
▲당구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 스포츠가 되다 보니 조카들은 물론 손주들과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스포츠로 발전했다. 필자
▲당구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 스포츠가 되다 보니 조카들은 물론 손주들과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스포츠로 발전했다. 필자

아버지는 사업에서 손을 떼고부터 돌아가실 때까지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헤맸다. 매일 집에서 시간을 보내고 술만 마셨다. 나가서 친구들과도 좀 어울려 보라고 했으나 어렵다고 했다. 남들은 바둑은 벌써 초단 이상급이라 상대도 안 해주고, 내기를 걸지 않으면 안 한다고 하는데 해 봐야 내기까지 질 것은 뻔하니 안 한다고 했다.

그 당시에도 골프도 하는 사람이 있었고, 당구를 치는 사람도 있었다. 역시 친구들은 이미 고수의 단계에 들어서 있어 초보자는 끼워주지도 않았고, 어쩌다 끼워줘도 내기를 거는 바람에 뻔한 패배에 기분이 상해 포기했다고 한다.

요즘은 바둑, 골프 외에도 할만한 취미가 많아졌다. 악기를 배우기도 하고 노래를 배울 수도 있다. 디지털 세상으로 면하면서 여러 가지 편리하면서도 배워야 활용할 수 있으니 배울 것도 많아졌다. 아직 체력이 각종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나이다.

그런데도, 은퇴하고 나면 집에서 TV 보는 것으로 소일하는 노인들이 많다. 어쩌다 바깥 행보를 하는 것이 가까운 산에 갔다 오는 것이 고작이다. 바로 내 동생 이야기다. 현역 시절에는 그래도 엘리트 직장인이었는데 은퇴하고 나니 쓸모없는 노인이 되었다며 자조하며 산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그래도 도서관에라도 가는데 노안이 오고부터는 독서도 끊었다.

아버지의 예를 들며 즐겁게 소일하며 지낼 수 있는 취미를 개발하라고 했다. 그러나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남들과 어울리자니 이미 남들은 한참 고수급이고 자신은 초급자라서 상대가 안 된다는 것이다. 재미도 없고 매번 지기만 하니 기분도 상한다고 했다.

남들과 어울리자니 초급자인 자신이 불리한 조건이라는 것이다. 일단 안 끼워준다. 아무리 게임이지만, 자꾸 지기만 하면 재미없단다. 내기까지 걸어, 지고 나면 돈도 나가고, 기분도 상한다.

그래서 당구를 권했다. 굳이 친구들과 어울리지 않아도 즐길 수 있고, 회원제로 운영하는 곳은 승패에 관계 없고 내기도 못 하게 한다. 실내 스포츠이다 보니 사계절 가능하고 동네마다 당구장이 있으니, 접근성도 좋다. 자기 장비를 가지고 다니는 사람도 있으나 당구장에 모든 것이 비치되어 있으므로 몸만 가면 된다.

그런 곳에 가면 처음 보는 사람들이지만, 금방 익숙해진다. 회비도 월 5~10만 원 정도이니 돈도 많이 안 든다. 무엇보다 지난 50년간 자주 갔든 자주 안 갔든 해봤든 종목이므로 할 줄은 안다. 그대로 썩히기는 아깝다.

모든 종목이 그렇듯 당구도 수준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고만고만한 수준을 넘지 못한다. 이제 당구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 스포츠가 되다 보니 조카들은 물론 손주들과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스포츠로 발전했다.

집에서 TV를 봐도 뉴스나 보고 나면 볼 것이 없다고 한다. 뉴스도 보기 싫어지면 볼 것도 없다.

아침에 일어나면 일단 집에서 나가 움직여야 한다. 당구를 그중 하나의 스케줄로 만들어 놓으면 하루하루가 즐거워진다. 회원제로 하면 매일 칠 수도 있다.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당구 인프라가 가장 잘 발달 되어 있는 나라다. 옆집 부부는 둘 다 새로 당구를 배웠는데도 1년 만에 남들 수준까지 따라왔다. 요즘은 레슨이라는 수단이 있어 성장이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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