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영의 살며 사랑하며

멋진 ‘버킷리스트’…신세계로 여행을 떠나보자

2025. 08. 22 by 강신영 굿네이버스 여행칼럼니스트
▲여행은 생활의 때를 벗기는 힐링이기도 하다. 필자
▲여행은 생활의 때를 벗기는 힐링이기도 하다. 필자

살아오면서 지금까지 가장 잘한 일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으면 서슴없이 여행을 많이 다닌 것을 꼽는다. 은퇴하면서 버킷리스트를 작성할 때 보니 다른 것은 이미 다 해 봤거나, 번지점프나 패러글라이딩처럼 목숨을 걸고 할 필요 없는 것들만 남았다. 영화 ‘버킷리스트’ 때문에 그런 항목이 나열되었던 것 같다.

그래도 다 지우고 남는 것이 여행이었다. 여행은 다른 항목처럼 한 번으로 해 봤다고 할 수 없는 것이고 갈 곳은 무한하게 많다. 직장생활 할 때 출장으로 가본 외국 여행 때 보고 배운 것, 느낀 것이 너무 많았다. 우리보다 잘 사는 나라, 우리의 몇십 년 전을 보는 것처럼 못사는 나라도 다녀왔다.

문화도 다르고 역사도 다른 나라들을 돌아보면서 왜 일찍이 영국 상류층에서는 청소년기에 외국 여행을 다녀오는 ‘그랜드 투어(Grand Tour)’라는 것이 있었는지 고개가 끄덕여졌다. 현대식 체험교육으로 ‘갭 이어(Gap Year)’라 하여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 입학 전의 청소년들에게 6개월이나 1년간 해외에서 여행, 봉사, 인턴십 등을 권장하여 인성 성장과 국제 감각, 진로 탐색에 도움을 준다는 제도다.

히말라야에 가서 태고의 신비도 봤고, 아프리카, 남미에 가서 대자연의 신비도 봤다. 우리나라가 자랑하는 폭포에 비하여 규모가 어마어마하게 큰 세계 3대 폭포도 돌아봤다. 책에서, TV에서 보던 것들을 내 눈으로 직접 보니 감흥이 달랐다.

해외여행을 다녀오기 전에는 우물 안 개구리였다. 우리 것이 최고이고 우리 것의 객관적인 가치를 제대로 알지 못했다. 그러나 돌아보니 세계는 넓고 볼 것은 천지에 널려 있었다.

배낭여행도 있지만, 패키지여행을 가면 여행사에서 숙소부터 식사, 여행지 안내까지 다 해준다. 매일 먹고 자고 새로운 곳을 여행시켜 주는 것이다. 국내 여행에 비해 그리 큰돈이 드는 것도 아닌 경우도 많다.

국제 언어인 영어를 배우면 세계 어디를 가나 겁날 것이 없다. 다 통하기 때문이다. 신기하다. 학창 시절에 영어를 강조한 이유가 그래서였다는 것도 깨닫게 된다. 패키지여행은 가이드가 있어서 문제없지만, 영어를 못한다고 겁부터 먹을 필요도 없다. 외국도 사람 사는 세상이다. 손짓발짓으로도 다 통한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해외여행이 자유화되어 있다. 외화가 부족하던 시절에는 해외여행 자체가 거의 불가능했다. 우리나라 여권도 극히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 세계 어느 나라나 갈 수 있다. 여행하기 얼마나 좋은 환경인가.

해외여행을 권장하면 남의 일인 양 치부하는 사람들이 많다. 부부가 같이 움직이자니 돈이 많이 들고, 친구들과 각자 자기 비용만 내고 같이 가자고 하면 각자의 사정이 있어, 갈 수 있는 사람을 구하기 어렵다. 그러니 포기하는 것이다. 혼자 가면 된다. 패키지여행 때 보면 대부분 친구, 가족 단위로 오고, 혼자 온 사람은 나 혼자뿐인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개의치 않았다. 심심하다고 생각할 필요 없다. 혼자라서 더 자유로운 장점도 있다. 해외여행은 큰돈이 든다고 오해하는 사람도 많지만, 비용도 생각보다 많이 들지 않는다.

더 나이가 들기 전에 서두르라고 말하고 싶다. 나이 들면 몸이 따라주지 못해 여행도 못 간다. 지난 코로나 사태 같은 전 세계적 재앙이 생기면 여행도 못 간다. 14억 인구의 중국이 해외여행에 본격적으로 나서면 세계적 명소마다 줄 서다 볼일도 제대로 못 본다.

죽을 때 돈이나 다른 재산은 하나도 못 가져간다. 죽기 전에 살아온 생애를 잠시 돌아보는 순간이 있다고 한다. 파노라마처럼 눈앞에 펼쳐진다는 데 단연 해외여행 때 눈으로 봤던 것들이 펼쳐진단다. 입가에 미소가 남으며 눈을 감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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