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교회' 성공회에 무슨 일이?

비자금·신자 폭행·복지관 비리 의혹까지…

김하늘 기자 | 기사입력 2019/12/18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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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교회' 성공회에 무슨 일이?
비자금·신자 폭행·복지관 비리 의혹까지…
 
김하늘 기자   기사입력  2019/12/18 [09:51]

 

'열린 교회'를 표방해온 대한성공회가 비자금 조성과 사제의 신자 폭행, 복지관 비리 의혹 등이 겹치며 잡음이 커지고 있다.

 

18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비교적 깨끗한 이미지로 사회에 이름을 알려온 성공회지만 내부에서는 자정 능력이 한계에 달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 비자금 존재 '쉬쉬'하다 은폐 논란만 키워

18일 대한성공회 서울교구 등에 따르면 올해 3월 성공회 서울교구에서는 전년도 회계·업무 관련 감사보고서가 작성돼 제출됐다.

 

이 보고서에는 김근상 전임 교구장 시절 성공회 소유 건물 지하 공사를 하면서 공사비로 지급했던 4억6천500만원 중 4천만원이 교구에 수표 형태로 되돌아왔고, 이 중 750만원이 김 전 교구장 개인 활동비로 사용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불법 자금 규모를 떠나 교회 안에서 비자금이 조성돼 사용된 것만으로 문제가 크다는 지적이 내부에서 나왔다.

 

무엇보다 이경호 현 교구장이 2015년 말 인수인계과정에서 비자금 존재를 알고도 1년 넘게 교회에 제대로 보고되지 않아 은폐 논란을 키웠다.

 

교회 공동체가 사용하는 돈의 대부분은 신자들의 봉헌으로 조성된다. 교회가 외부에서 돈을 빌려 공사자금을 대더라도 결국에는 봉헌금으로 이를 갚는 것이기 때문에 교회 내에서 돈을 어떻게 사용하는지는 민감한 문제일 수밖에 없다.

 

2018년 1월 성공회 서울교구 상임위원회에서는 비자금 처리와 이를 조성하고 사용한 이들에 대한 처리 여부가 논의됐지만 마땅한 결론은 나지 않았다.

 

내부에서는 비자금 조성과 사용에 책임 있는 이들을 형사고발 하거나 징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교회 지도부가 이를 사실상 묵살했다는 주장이 나온다.

 

당시 감사보고서를 작성한 A감사는 보고서 별도 의견을 통해 "당시 결제 선상에 있던 (김근상) 전 주교 등의 관리책임은 결코 적다고 할 수 없다. 강력한 징계를 통해 교인들이 힘들게 봉헌한 헌금과 교회 재산이 두 번 다시 하느님 뜻에 어긋나게 사용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비자금 존재를 알고도 1년 넘도록 잘못을 알리지 못한 것은 비자금을 조성한 죄보다 작다고 할 수 없다"며 "현 교구장과 교무국장은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성공회 서울교구 측은 "교회가 상처를 덜 받고 문제를 수습할 방법을 생각할 수밖에 없었고, (이경호) 교구장 취임 이후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으나 내부적으로 대립이 심각해서 차일피일 미루다 잊어버리게 됐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의도적으로 은폐하려고 한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 사제-신자 갈등에 갈비뼈 골절…복지관 수익금 전용 의혹도

작년에는 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에서 폭력 사태가 벌어졌다.

 

영어교회 담당 사제인 김모 신부가 여성 신자인 이모씨와 성당 1층 복도에서 플래카드를 잡고 당기다 이씨가 크게 다쳤다.

 

영어교회의 성가대 문제 등을 놓고 신부 김씨와 신자들 사이에 갈등이 생겼는데 이씨가 교회를 비판하는 내용의 플래카드를 붙이다 신부 김씨와 마찰을 빚은 것이다. 둘은 플래카드를 잡고 당기다 김씨가 플래카드를 세게 당기면서 이씨가 바닥에 넘어져 갈비뼈가 3개나 부러졌다.

 

이 일로 이씨는 전치 8주의 진단을 받았고, 신부 김씨는 상해 혐의로 기소돼 법원에서 벌금 300만원을 확정받았다.

 

사건 뒤로 갈등의 골은 더 깊어졌다. 피해자 이씨 등 일부 신자들은 신부 김씨의 보직 이동, 징계 등을 요구해왔다.

 

서울교구 측에서는 이씨 등 영어예배 일부 신자들이 예배 중 소란, 플래카드 임의 게시 등 과도한 의사 표현이 사태를 불렀다는 취지의 주장을 펴며 이들의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신부 김씨는 피해자 이씨에 대해 접근 및 예배금지 가처분 결정을 냈지만, 법원에서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씨는 연합뉴스 전화 통화에서 "신부 김씨가 판결이 나고 나서 마지못해서 사과하더라"며 "이경호 서울교구장이 사제와 저, 우리 가족을 주교관에 불러 신앙 안에서 치유하라고 했다. 그게 다였다"고 주장했다.'

 

성공회 서울교구 측은 이에 대해 "피해자가 사전에 교회 허락을 받고서 플래카드를 붙인 것이 아니다"며 "(가해 신부) 징계가 논의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최근에는 성공회가 위탁 운영하는 용산장애인복지관에서 매년 수백만 원가량의 행사 수익금이 성공회 법인으로 흘러갔다는 신고가 국민권익위원회에 접수돼 관할 구청인 용산구가 이를 넘겨받아 조사를 벌이고 있다.

 

성공회 신자와 지역 시민단체 회원들은 지난 15일 서울 중구 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앞에서 용산장애인복지관 비리 의혹을 제기하며 교회 차원의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 사과 등을 촉구하는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 문제를 권익위에 알린 신고자는 최근 연합뉴스와 만나 "성공회가 깨끗한 이미지가 강하고, 사회적 약자를 위한 목소리를 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정말로 사회적 약자를 위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 성공회 관계자는 서울교구 비자금, 복지시설 비리, 신자 폭행 등 성공회를 둘러싼 일련의 사건들을 놓고 "이런 일이 반복되면 신자들이 사제를 사제로 보지 않게 된다"며 "내부 자정 능력이 없으니 밖에서 철퇴를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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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12/18 [09:51]   ⓒ wn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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