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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왕계는 범수의 그런 주장이 터무니없어 보였다.“그분은 이미 멀리 떠나버렸잖습니까.”“위염께선 수레 속에 사람이 있다는 의심을 분명히 하고는 지나쳤습니다. 지혜는 있으되 결단력이 부족한 사람들의 일반적인 경향이지요. 그는 반드시 돌아와 수레 안을 뒤질 것입니다.” 범수는 그대로 달아나버렸다. 왕계는 긴가민가 하면서 10리쯤 더 갔을 때였다. 아니나 다를까, 요란한 말발굽 소리가 나더니 말을탄 위염이 기병들을 거느리고 되돌아 왔다. “게 섰거라!” 왕계는 감탄부터 했다. ‘장록(범수)은 무서운 인물이다!’ 위염은 다짜고짜 난폭하
연재소설
김병총
2012.06.10 0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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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범수의 생명은 끊어지지 않고 있었다. 멍석 속에 누워있던 범수는 마침 측간으로 소피를 보러 온 손님에게 안간힘을 다한 목소리로 간청했다. “여보시오, 여보시오! 저를 살려주시오!” “앗, 뭐? 당신은 아직도 죽지 않고 있었소?” “이대로 있다간 필시 죽습니다. 제발 저를 살려만 주시오!” “살려달라고? 내가 무슨 힘으로?” “여기서 저를 탈출만 시켜준다면 훗날 반드시 큰 은혜로 당신께 보답하겠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묻고싶소. 수가가 말하던 게 사실이오?” “모해입니다.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어디 팔아먹을 국가 기밀을 제
연재소설
김병총
2012.05.19 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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즈음에 현종 제는 조서를 내려놓고 있었다.--널리 천하의 인재를 구한다!그런데 당시에는 간신 이림보가 재상으로 있으면서 시험의 책임자로 있었다. 이림보는 두보의 시험지를 받아 본 순간 깜짝 놀랐다. '아, 이자는 천하의 귀재다!' 그러면서 속으로 곰곰히 생각하고 있었다. '이토록 훌륭한 인재들이 조정으로 들어오면 내가 권력을 독점할 수 없을 게 아닌가! 특히 두보는 예사 호락호락한 놈이 아니거든!' 이림보는 전원 낙방시킨 뒤 현종에게 엉뚱한 보고를 올렸다. "폐하의 명령에 따라 천하에 널리 인재를 찾았으나 이렇다할 인물을 한 사람도
연재소설
김병총
2012.04.07 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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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백의 어처구니없는 공격에 고역사는 화가 머리 끝까지 치솟았지만, 그는 역시 교활한 모사꾼이었다. 교활한 모사답게 그는 금새 얼굴색을 바꾸면서도 속으로는 이를 갈고 있었다. “그러문요. 벗겨 드리지요.”'어디 두고 보자! 네놈이 얼마나 오래 버티는가!‘ 얼마 있지 않아 고역사는 가만히 양귀비를 찾아갔다.“귀비께옵선 전날 이백이 귀비를 위해 지어올린 ‘청평조사’ 제2수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양귀비는 뜨악한 표정을 지었다. “그 싯귀가 어때서요? 나의 미모를 모란꽃에 빗대어 최고로 찬양한 시라고 생각했는데?” “그건 잘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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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총
2012.03.10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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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이 있는 상태였으나 마치 꿈 속에서 가위에 눌리면서 발이 땅에서 떨어지지 않는 것같은 느낌이었다. 꿈인지 생시인지조차 혼동이 왔다. 죽음이 구체적으로 다가온 느낌이었다. 먼저 떠오른 것은 고향에 있는 부모였고, 여동생 윤경이였다. 그리고 함께 잡혀온 친구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옥경은 눈을 감았다. 눈이 제대로 감기지 않았다. 눈썹이 얼어서 서걱거리며 눈꺼풀이 움직이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눈을 뜨고 죽어야 되는구나 생각하며 옥경은 앞을 보았다. 그녀의 시선에 한 개의 그림자가 잡혔다. 움직이는 물체는 주위를 살피며 나무 그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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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웅
2012.02.25 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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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쨋건 이백이 청평조사 삼수를 지어 올리자 명창 이귀년이 간드러지게 노래 불렀고, 신이 난 현종은 옥피리까지 불러댔다. 양귀비의 감격도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현종에게 부탁해 황제의 칠보어상 앞으로 불러 칠보 유리잔에 서량의 명산 붉은 포도주를 손수 따뤄주기까지 했다.그런데, 따분한 잔치가 잦아지면서, ‘궁전 분위기’를 감지해 감에 따라 이백의 공격적인 성격은 발톱을 내밀기 시작했다. 특히 이백에게 아니꼬와 견딜 수가 없었던 것은 환관 고역사의 오만 방자함이었다. 환관 주제에 조정의 대신들을 손아귀에 넣고 주물러대는 바도 비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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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총
2012.02.25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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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한번밖에 죽지 않는다고 하지, 그리고 반드시 죽는다고 하지! 그렇다면 두려워하지 말자. 옥경은 마음을 굳게 가라앉히며 다가오는 죽음을 맞이하려고 했다. 하사가 잠을 자고 와서 풀어 준다고 했지만, 술에 취한 그가 깨어서 오기를 기대할 수 없었다. 더구나 아랫도리를 모두 벗겨놓았기 때문에 두어 시간 지나면 몸이 얼어 붙을 것이다. 밤이 되면서 기온은 더욱 내려가 영하 삼십여 도를 넘게 되었다. 벼랑위로 바람이 불어치자 살을 찌르는 추위가 엄습했다. 드러난 피부가 벌에 쏘이듯이 통증이 왔다. 어쩌면 두 시간도 버티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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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웅
2012.02.17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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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의 방을 출입하려면 세 가지를 구비해야 했다. 그것은 돈과 다름 없는 군표와 중대장의 허락서와, 철모라고 이름 붙여진 콘돔이었다. 그 동안 보급되지 않았던 콘돔은 본부 부대로부터 대량 가져왔기 때문에 충분히 쓸 수 있는 양이 확보되어 있었다. 술에 취한 니시야마 하사는 그 세 가지 중에 단 한 가지도 구비하지 않은 상태에서 옥경을 희롱하려고 했다.“이 년아, 내가 너희들을 관리하는 위생계 하사라는 사실을 잊었느냐. 그러니 내 말을 들어라.”“싫어요. 군표와 중대장 허가서와 철모를 보이세요.” “나는 그런 형식은 싫다. 형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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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웅
2012.02.03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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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시야마는 여자의 한쪽 귀를 잘랐다. 여자가 고통으로 비명을 질렀다. 팔로군 장교의 아내는 고문을 받는 도중에 숨을 거두었다. 세 번째 전기고문을 했을 때 눈을 까뒤집고 혀를 깨문 상태에서 숨을 거둔 것이다. 다섯 번째 중국 여자는 밖에서 고문을 하였다. 밖의 기온은 한낮이었으나 영하 이십 도를 오르내리는 추위였다. 여자를 벼랑 위 바람이 세찬 바위 옆에 발가벗겨 앉혀놓고 심문을 하였다. 큰그릇에 물을 떠놓고 이따금 몸에 부었다. 손발이 묶인 채 여자는 추워서 오돌오돌 떨었다. 여자는 살려달라는 말을 되풀이해서 했다. 그녀는 나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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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웅
2012.01.27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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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무라 병장이 히죽 웃더니 말했다. “살려달라고 외쳤습니다.” 니시야마 하사는 다시 군도를 높이 추켜들었다. 이번에도 여자는 비명지르면서 말했다. 하사는 멈칫하며 병장에게 물었다. “뭐래니?” “하사님보고 개새끼랍니다.” 장교들은 피가 튈 것이 두려워 이내 밖으로 나가고 없었다. 여진홍도 그 장면을 보지 않으려고 밖으로 나갔다. 여자의 목은 땅에 떨어졌다. 하사는 자신이 휘두른 칼에 목이 떨어져 나갔다는 사실에 만족스러워했다. 하사는 여자의 목을 자르고 옆에 있는 중사와 병장을 쳐다보며 으스대었다. 여진홍은 더 이상 통역을 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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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웅
2012.01.13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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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했나?” “안했답니다.” “애인 있느냐?” “없답니다.” “팔로군이 남편이거나 애인이지?” “아니랍니다.” “거짓말 마라.” 니시야마 하사가 단검을 꺼내 그 여자의 눈을 파내려고 갖다대었다. 여자가 무엇이라고 소리쳤다. 여진홍이 목이 맨 소리로 통역했다. “있다고 합니다. 팔로군 병사가 애인이랍니다.” “애인이냐 남편이냐?” “편리한 대로 생각하랍니다. 중국에서는 남편을 애인이라고 표현합니다.” “그 동굴은 팔로군이 안내했느냐?” “모른답니다.” “눈알 하나만 파내겠다고 해라.” “팔로군 병사가 안내했답니다.” “그럼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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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장회
2011.12.30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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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고우상.” 니시야마 하사가 쏘아보며 말했다. “통역을 정확하게 해라. 신음소리를 내었지 어디 아니라고 대답했느냐?” “………….” 니시야마 하사가 단검을 여자의 목에 대면서 다시 물었다. “팔로군 부대가 어디에 있느냐?” 여자는 탈진하여 대답을 하지 못했다. 그러자 니시야마 하사는 단검으로 그녀의 젖가슴을 그었다. 유방에 금이 가면서 빨간 피가 나왔다. 처음에는 살갗이 갈라지며 흰 살점만이 보이다가 피가 뭉클거리면서 나와 그녀의 배 아래로 흘러내렸다. 여자는 몸을 흔들며 비명을 질렀는데, 칼로 베이고 조금 후에 고통을 느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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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장회
2011.12.23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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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가성 홍촌이라고 합니다.” 여진홍이 통역했다. “나이와 남편 이름을 대라.” “나이는 이십이 세이고 남편은 죽었답니다.” “거짓말 마라. 남편이 팔로군이지 팔로군이냐고 물어봐라.” 여자는 아니라고 했다. 남편은 농부였는데 두 해 전에 병으로 죽었다고 하였다. 옆에 서 있던 니시야마 하사가 물었다. “홍촌에 사는 사람이 왜 동네를 버리고 동굴로 갔느냐?” “일본군이 온다고 해서 숨은 것이라고 합니다.” “일본군이 온다는 것은 어떻게 알았는가?” “몽고 개는 삼십 리 밖에서 오는 일본군을 알고 짖는답니다.” “거짓말 마라, 개가 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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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장회
2011.12.16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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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저 여자들은 어디서 데려왔지?” “여자들이 숨어 있는 동굴을 찾아내었습니다. 여자들만 몰려 있었습니다. 모두 젊은 여자들이었습니다. 그래서 데려왔습니다.” “남자들은 없던가?” “없었습니다. 부근에 다른 동굴이 있겠지만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아마 동굴 입구를 위장시켜 놓았기 때문에 찾지 못한 것 같습니다.” “군대에서는 노동력보다도 더 중요한 것이 적의 동태를 파악하는 정보다. 이 여자들이 한곳에 몰려 있었다면 무엇인가 짚이지 않는가?” “무슨 뜻입니까?” “이 여자들의 남편이 팔로군 병사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 여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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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장회
2011.12.09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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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끼(靑木) 중대 산하의 소대들은 일주일에 걸쳐 삼광작전(三光作戰)을 끝내고 귀대하였다. 토벌대 가운데 팔로군과 전투를 벌인 경우는 한번도 없었다. 중국군은 마치 약속이나 한 것같이 자취를 감춰서 전투다운 전투는 한번도 갖지 못했다. 중국 병사들의 피신뿐만이 아니라 거의 모든 촌락의 주민들도 소개한 상태였다. 이처럼 낙봉성을 중심으로 일백 리 안팎의 마을 주민들이 대부분 도피한 것은 작전에 대한 정보가 사전에 누출되어, 주민들을 피신시켰다는 결론이 나왔다. 그렇다면 누가 정보를 흘려 준 것인가. 그것은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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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장회
2011.12.02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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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병은 옷을 입으며 투덜거렸다. 그는 나와서 줄 서 있는 동료 대원들에게 말했다. “철모 없는 사람은 아예 들어가지 마라. 그거 까봤자 철모 없으면 안 된대.” “설마. 난 돈을 많이 줄 텐데?” “돈은 없어도 좋지만 철모는 써야 한대.” 콘돔이 없는 대원들은 슬며시 자리를 옮겨 금순이 줄에 붙었다. 대부분 철모가 없는지 한 사람을 제외하고 모두 금순의 줄에 붙었다. 옥경의 방으로 들어가는 상병은 콘돔을 꺼내 자랑하면서 말했다. “필요할 것으로 생각하고 버리지 않고 빨아두었지.” “빨다가 구멍 뚫렸을 거다.” 금순의 줄에 서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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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장회
2011.11.18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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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허, 놀라기는 뭘. 이 손가락이야 곧 썩어 없어진다. 파내도 되고.” 선임하사관은 손가락에 끼여 있는 금가락지를 들고 흔들면서 말했다. “이거 하나 주면 열 번 해 줄래? 하사관이 한번 하는 데 칠 엔이면 이 금가락지가 칠십 엔만 되겠느냐? 더 된다.” 옥경이 벽에 몸을 붙이고 하사관을 쏘아보며 말이 없었다. 호응하지 않자 그는 양보하는 마음으로 말했다. “그럼 다섯 번 해 줄래? 다섯 번?” “………….” “안되니? 세번? 세 번도 안되니? 쌍년.” “………….” “한번은 어때?” “………….” “안 되니? 이것 봐라. 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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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장회
2011.11.11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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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원들은 저마다 돈을 걸겠다고 하였다. 그래서 상병 한 명이 종이에다 걸겠다는 돈을 적었다. 그리고 그 종이를 소위에게 건네주었다. “어느 쪽에 많이 걸었나?” 소대장이 대원들을 둘러보며 물었다. “실패하는 쪽에 많이 걸렸습니다.” 사병이 말하면서 어깨를 추석했다. 선임하사관은 손바닥에 침을 뱉고 군도를 단단히 움켜쥐었다. 그는 노인 앞으로 가서 칼을 치켜들었다. 노인은 표정조차 없이 그를 멍하니 쳐다보았다. 군도는 노인의 정수리를 쳤으나 몸을 갈라놓지는 못했다. 머리가 부서지고 피와 골이 흘러나왔다. 병사들은 실망하는 소리를 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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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장회
2011.11.04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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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경과 금순은 조선 밤골의 뒷산 아래로 흐르는 내천이 생각났다. 그 시냇물과 비슷한 모습이었다. 중국의 큰 하천은 대부분 흙탕물이었으나 골짜기에서 흐르는 조그만 시냇물은 말고 깨끗했다. 밭둑에는 눈이 하얗게 쌓였고, 산에는 침엽수림이 우거져 있다. 높은 산을 등지고 마을은 매우 평온한 분위기였다. 일본군은 세 갈래 길로 접근했다. 옥경과 금순은 이토 일등병을 부축했다. 이토 일등병은 갈비뼈가 부러졌는지 허리를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신음소리를 내었다. 버드나무 숲 가까운 곳에 외딴 집이 있었다. 지나는 통로에 있었기 때문에 대원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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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장회
2011.10.28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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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식사를 마친 토벌대는 행군하기 시작했다. 봉촌 마을의 촌장이 토벌대가 찾고 있는 용 마을이라는 곳으로 안내했다. 그러나 길을 엉뚱한 곳으로 안내하여 토벌대는 가까운 곳을 두고 산을 한바퀴 돌게 되었다. 지도를 보고 살피던 무라노 소위가 펄쩍 뛰면서 중국인 촌장의 뺨을 쳤다. “이놈아, 엉뚱한 곳으로 우릴 헤매게 하면 너의 딸부터 찔러 죽일 것이다.” 소위의 말을 이나무라 병장이 통역했다. 촌장은 표정 없이 하늘을 올려다보더니 뭐라고 지껄였다. 이나무라 병장이 통역했다. “어차피 죽일 텐데 시간 끌지 말고 모두 죽이라고 합니다.”
연재소설
구장회
2011.10.21 14: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