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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인권운동위해 사회안전망 구축 절실하다
인권단체, 지속가능한 인권운동을 위한 활동가 조사(2019) 결과 발표
 
은동기 기자   기사입력  2020/01/10 [08:30]

인권 시민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단체와 구성원들의 열정적인 활동에도 부족한 재정과 처우문제 등 사회안전망 미비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인권 활동가들의 역량강화를 위한 교육과 네트워크 확대 등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단법인 인권재단 사람>과 <평등과 연대로! 인권운동더하기>가 ‘지속가능한 인권운동을 위해 필요한 조건’이 무엇인지 확인하기 위해 공동으로 『지속가능한 인권운동을 위한 활동가 조사』(2019)를 실시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를 진행한 두 단체는 2015년 <재단법인 인권재단 사람>의 「인권활동가 활동비 처우 및 생활실태 연구」에 비해 조사대상 단체가 62개 단체에서 96개 단체로 확대됐고, 상근활동가가 없는 단체의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인권단체 설문과 인권활동가 설문을 구분해서 진행했으며, 심층인터뷰에 참여한 인원도 더 많았으나 특정 단체에 소속되지 않은 채 활동하고 있는 개인 활동가의 경험이나 인권운동을 떠난 이들의 고민을 담지 못한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설문조사 결과, 2000년대 설립된 단체가 34곳(47.9%)으로 가장 많았고, 2010년대 설립된 단체가 22곳(31.0%)으로 그다음으로 많았다. 1988년에 설립되어 3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는 단체가 2곳이 있었고 2018년 설립되어 활동기간이 1년이 채 안 된 단체도 3곳이 있었다. 평균 설립연도는 2005년으로 나타났으며 설문응답 단체의 평균 활동연혁은 약 14년으로 조사되었다

 

 

48%의 단체들이 법인격이 아닌 임의단체로 운영되고 있었다. 임의단체는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활동을 가능하게 하나 규모가 작아 재정적으로 열악하고 불안정하게 운영될 수밖에 없었다. 인권단체들은 다양한 의제와 영역으로 분화되어 활동하고 있으며 특히 ‘반차별’ 이슈에 집중하고 있었다. 또한 여러 활동방식 중 시위집회·서명운동·캠페인 등 집단행동을 주요 활동방식으로 택하고 있었다.

 

많은 인권단체들이 부족한 재정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응답자 절반 이상의 단체에서 2인 이하의 상근활동가가 근무하고 있었고, 월평균 정기후원금은 약 334만원이었다. 평균정기후원자 수는 약 263명이었고, 상근활동가 없이 운영되고 있거나 비상근 상임활동가 체계로 전환한 단체도 있을 만큼 열악한 여건에서 일하고 있었다.

 

또한 인권단체들은 최저임금에 근접한 활동비를 지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30~40% 정도의 인권활동가들은 여전히 최저임금 미만의 활동비를 받고 있었다. 활동비에 대한 만족도 역시 사무공간과 복지제도에 비해 낮았다. 다만 단체의 재정상황에 따라 개인의 활동비가 결정되기 때문에 가장 많은 이들이 ‘회원확대와 재정마련을 위한 모금 역량’을 인권활동가로서 갖추고 싶어했다.

 

인권단체들은 평등하고 민주적인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반성폭력 내규 등을 갖추고 있었고, 63.2%는 소속단체에서 의견개진의 어려움이 없다고 응답했으며, 87.2%는 활동목표와 운영계획을 수립할 때 활동가들과 협의해 결정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다만 지속가능한 활동을 위해서 ‘서로에게 힘이 되는 동료관계’, ‘평등하고 민주적인 조직운영’ 등을 바라고 있기 때문에 조직문화를 지속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쉼, 건강, 교육이 인권활동가들이 원하고 있는 지원영역임도 확인됐다. 구체적으로 휴가비 지원, 자기계발을 위한 교육비 지원, 병원 검진비 지원 등을 원하고 있었고, 안식년 제도와 같이 유급재충전을 위한 지원, 성장을 위한 교육기회 제공, 개인의 건강권을 지키기 위한 보조 등이 인권활동가에게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열악한 활동조건에도 불구하고 76.0%가 5년 후에도 인권운동을 지속하고 싶다고 응답했다. 또한 인권운동이 지속되기 위해서 ‘활동에 대한 성취감과 만족감’이 있어야 하고, ‘서로에게 힘이 되는 동료관계 등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답했다. 다만 ‘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운 수입’과 ‘노동시간이 길어’ 인권운동을 지속하고 싶지 않다는 의견 또한 다수로 나타나 인권운동을 지속하고 싶지 않은 이유는 개선하고 인권운동이 지속되기 위해 갖춰져야 할 조건을 만들기 위해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20명의 인권활동가들을 만나 심층인터뷰를 진행한 결과, 재정과 같은 물적 조건이 ‘완벽하지 않더라도’ 여건과 역량에 맞게 활동하고 있는 단체와 ‘책임과 권한이 쏠리지 않게’ 평등한 관계 속에서 조직을 운영하고자 하는 단체가 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비서울 지역에서 활동하는 단체들은 모든 의제를 아울러야 하는 공통의 어려움을 안고 있었다. 반면 심층인터뷰 참여를 요청하는 과정에서 스스로를 인권활동가로 칭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반응을 많이 보였는데, 인권활동가라는 이름의 무게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

 

지속가능한 인권운동을 어렵게 하는 개인적, 조직적, 조직 외 환경적 요인도 확인됐다. 이는 서로 연결되어 있는 문제로서 복합적 노력과 변화가 함께 이루어져야 개선이 가능한 것으로 보았다. 개인적 이유로는 피로가 쌓이고 소진되어 몸과 마음의 건강이 손상되는 문제, 경제적인 어려움, 역량 부족에 대한 고민 등이 있었다. 조직적 이유로는 활동가 재생산과 열악한 재정구조에서 오는 어려움, 쉼과 재충전이 보장되지 못하는 어려움, 조직문화에 대한 고민 등이 있었다. 조직 외 환경의 이유로는 청소년인권운동이 겪는 어려움과 상담과 지원활동을 하며 겪는 문제, 혐오세력의 위협과 공격에 노출되는 문제, 노후 준비, 돌봄이 개인에게 전가되는 상황에서 나이가 들고 양육하며 활동하는 것에 대한 어려움 등이 존재했다.

 

이렇게 확인된 어려움을 그저 바라보지 않고 개선하기 위한 노력과 시도도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회의 지원제도를 활용하거나, 네트워크 활동을 하며 소규모로 운영되는 활동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한 노력을 하기도 했으며, 더 나은 조건을 마련하기 위해 동료와 함께 고민하며 조직적 해결방안 등을 찾기도 했다. 그 외 앞으로 인권운동이 부딪히고 이어가야 할 고민으로 인권의 제도화 대응, 시민들과의 소통, 기존 단체와는 다르게 활동하는 개인들과 함께 하는 방법 등이 제안되기도 했다.

 

그 외 인권활동가들은 지속가능한 활동을 위해 정보공유와 네트워크 지원을, 비상근 상임활동가에 대한 인정과 지원을, 쉼과 재충전 지원을, 위급상황에 대한 지원을, 다양하고 체계적인 교육 지원을, 활동가 개인이 혜택 받을 수 있는 복지지원을 바라고 있었다.

 

조사를 진행한 <재단법인 인권재단 사람>과 <평등과 연대로! 인권운동더하기>는 결론에서  “향후 지속가능한 활동을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인권활동가를 위한 사회적 안전망의 확대, ▲인권단체의 특수성을 고려한 지원, ▲인권활동가 역량강화를 위한 교육과 네트워크 확대, ▲동료들에 대한 보살핌과 조직문화의 지속적인  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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