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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곳곳에서 노동자 대회…"전태일 정신 계승하자"

'소규모로 동시다발'.마스크 착용·발열 체크...시민들 "집회 꼭 해야 했나?"

  • 기사입력 2020.11.14 20:08
  • 기자명 신경호 기자

코로나19의 재확산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전태일 3법 쟁취' 등을 촉구하는 노동자 대회가 14일 전국 곳곳에서 열렸다.

▲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앞에서 전국노동자대회가 열리고 있다.  

집회 주최 측과 참석자들은 코로나19 확산 우려를 의식한 듯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지키려고 노력했지만 시민들은 불안해 했다.

14일 오후 2시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인근에서 민주노총 주최로 열린 '전태일 50주기 열사 정신 계승 전국 노동자대회' 참가자들은 '전태일 3법'이라고 쓰인 검은 마스크와 투명 얼굴 가리개를 쓰고 일정한 거리를 두고 배치된 의자에 앉아 집회를 했다.

김재하 민주노총 비대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코로나19가 전 세계에 충격을 주는 가운데 대한민국이 방역의 모범으로 우뚝 설 수 있었던 것은 노동자들의 희생 덕분이었다"며 "국제노동기구(ILO) 핵심 협약 비준을 빌미로 노동 악법을 통과시키려는 정부를 저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은 여의도 여의도공원과 여야 당사, 서울역, 대방역 등 서울 30여 곳에서 99명 이하의 조합원이 각각 참여하는 집회를 동시다발적으로 열었다.

같은 시간 공공운수노조와 금속노조, 민주일반연맹 등 20여개 가맹조직들도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나 영등포구 대방역, 마포구 공덕역 등 서울 곳곳에 소규모로 모여 노동자대회를 진행했다.

부산지역 16개 시민사회 단체와 정당으로 구성된 2020 부산 민중대회 추진위원회도 이날 오후 부산시청 시민광장에서 6백여명이 모여 전국노동자대회 부산대회와 부산 민중대회를 개최했다. 추진위는 코로나19 재확산을 막고자 현장에 4개 방역 부스를 배치하고 방역팀 40명을 투입했다.

대전 강제노역 노동자상 앞에서는 민주노총 대전지역본부 주최로 400명으로 제한한 뒤 1m씩 간격을 두고 민중대회가 열리는 등 이밖에도 대구와 전주, 제주 등 전국 곳곳에서 노동자 대회가 진행됐다.

또한 전남 진보연대, 전국농민회 광주전남연맹 등도 전남 무안군 전남도청 일대에서 농민대회와 민중대회를 열었다. 농민들은 전남도청 앞에서 쌀 재해 지원금 지급, 정부 재고미 방출 저지, 농민 기본법 제정 등을 주장하며 나락을 야적하기도 했다.

▲ 14일 오후 광주 북구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에서 민주노총 광주지역본부 관계자들이 전태일 50주기를 기리며 묘소에 참배하고 있다. 당초 민주노총 광주본부는 이날 전국 동시다발 노동자대회에 동참하려 했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행사를 취소했다. 

이에대해 집회 현장을 오가는 시민들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집회를 강행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참가자들이 거리두기를 제대로 지키지도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앞서 정부는 이번 주말 집회를 계기로 코로나19가 더 확산할 수 있다며 집회 자제 또는 최소화를 요청한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집회의 자유도 중요하지만 국민의 안전이 더욱 중요하다"며 "방역수칙을 어기거나 (집회가) 코로나19 확산의 원인이 되면 엄정히 법을 집행하고 책임을 분명히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임숙영 중앙방역대책본부 상황총괄단장도 "주말 집회가 코로나19의 전국 확산에 '기폭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집회 결과 확진자 다수 발생 등 우려하는 상황이 나올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8월 15일 광복절에 열린 서울 도심 집회와 관련해 모두 650명의 확진자가 나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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