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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그리고 시인

  • 기사입력 2021.05.16 09:18
  • 기자명 이오장
▲이오장 시인

민들레, 그리고 시인

                     김윤자 

백지의 외길을

끈질기게 파고 또 파는 시인은

민들레 입니다

땅을 부둥켜안고 쥐어짜낸

쓰디쓴 진액, 그래도 꽃은 핍니다

갓 깨어난 병아리 숨결로

살짝살짝 일어서서

세상을 노랗게 물들이다가

때가 되면 몸을 접을 줄 알고

세상 필요한 곳에 날아갈 줄도 알고

척박한 땅, 기름진 땅 가리지 않고

뿌리 내릴줄도 압니다

푸른 혼 하나 스러지지 않고 지키려

하늘을 날고 땅을 파는 강인한 힘

그것이 시인 입니다

시인이란 존재는 그래서 금전과 땅에 연연하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한 집착과 남루에 대한 부끄러움을 잊고 살았다. 왜냐하면 시예술 자체가 인생이기 때문이다. 시는 모든 삶을 포용하며 어떠한 자연의 이치도 품어 사람의 정신세계를 풀어내는 그림이다. 그 누군가가 한탄을 글로 옮기고 남을 지탄하는 원망을 외친 것도 시이며 연민의 노래와 슬픔의 애가를 읊조리는 것도 시다. 이러한 시를 쓰는 시인은 그래서 인생의 과정을 이해하려 노력하고 자신의 감동을 남에게 전파하려 열정을 다 한다. 민들레는 들이나 산을 가리지 않고 납작 엎드려 봄과 여름 때론 이른 가을까지 끈질기게 피어나는 식물이다. 가장 낮은 자세에서 가장 많은 것을 얻어내고 화려하지 않지만 흔하게 피워내는 민들레, 이런 특성을 가진 꽃을 시인에 비교하여 자신을 낮춘 김윤자 시인은 세상이 필요한 곳에 피어나고 척박한 땅 기름진 땅 가리지 않고 뿌리내려서 화려하지 않아도 사람이 필요한 시를 쓰겠다는 각오로 시인의 길에 들어섰다. 한편 하늘을 날고 땅을 파고드는 강인한 힘을 지녔다는 자부심으로 시인의 각오를 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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