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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확진자 치솟자 '봉쇄카드'까지 다시 꺼내든다

네덜란드 3주 록다운…오스트리아 미접종자 격리
EU, 27개 회원국 중 10국에 '상황 매우 우려' 경고

  • 기사입력 2021.11.13 21:21
  • 기자명 김다원 기자
▲ 네덜란드 아인트호번의 시민들[연합뉴스]

'위드 코로나'를 선도해 나가던 유럽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치솟으면서 일부 국가들이 다시 고강도 '봉쇄 조치' 카드를 꺼내 들고 있다.

대표적으로 네덜란드는 유럽 국가 중 가장 먼저 '재봉쇄'에 돌입했다. 또 오스트리아도 백신 미접종자의 '외출 금지령'을 시행할 예정이다.

12일(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 유럽사무소 통계에 따르면 지난 7일간 유럽의 확진자 수는 211만7천3명에 이른다.

이 기간 코로나19로 사망한 환자 수도 2만8천166명에 달했다. 이 기간 전 세계 사망자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규모다.

유럽질병통제예방센터(ECDC)는 이날 발표한 '주간 질병 위험 평가서'에서 27개 EU 회원국 중 10개국을 '상황이 매우 우려되는 국가'로 분류했다.

그리스, 네덜란드, 벨기에, 불가리아, 슬로베니아, 에스토니아, 체코, 크로아티아, 폴란드, 헝가리, 등 10개국이 그 대상이다.

이 가운데 네덜란드는 이틀 연속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1만6천 명을 돌파했다. 코로나19 확산 후 최대치다. 인구 1천744만 명으로 우리나라의 3분의 1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엄청난 규모다.

이에 따라 네덜란드는 최소 3주 간의 봉쇄 조치를 단행했다. 지난 9월25일 방역 조치를 해제한 지 채 두 달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다.

식당, 주점, 카페, 슈퍼마켓은 오후 8시에 문을 닫아야 하고 '비필수 업종' 상점은 오후 6시까지만 영업이 허용된다.

일반 가정에서도 손님의 방문을 4명까지만 허용한다.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재택근무를 하라고 정부는 권고했다.

네덜란드에서 열리는 노르웨이와의 축구 국가대표팀의 월드컵 지역예선 홈 경기도 무관중으로 치러진다.

▲ 네덜란드의 방역 봉쇄 조치에 항의하는 시위대  [연합뉴스]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는 최소한 "바이러스가 전국 모든 곳에 퍼져 있다. 몇 주 동안 강한 일격이 필요하다"고 조치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조치에 반발하는 시민들이 헤이그 시내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정부는 물대포까지 동원해 이들을 진압했다.

오스트리아 정부도 백신 미접종자를 대상으로 고강도 봉쇄 조치를 예고하고 나섰다. 알렉산데르 샬렌베르그 오스트리아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오는 14일 백신 미접종자에 대한 전국적인 봉쇄 조치에 '그린라이트'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샬렌베르그 총리는 그러면서 "다른 나라는 백신 접종률이 높다"며 "백신이 충분한데도 우리나라의 백신 접종률이 낮은 것은 창피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오스트리아의 백신 접종률은 65% 정도다.

오스트리아에서는 이미 주정부 차원에서 미접종자에 대한 봉쇄 조치가 도입된 곳이 많다. 조치가 이뤄진 곳에서는 생필품 쇼핑이나 운동, 병원 진료 등을 제외하면, 백신 미접종자는 집 밖을 아예 나설 수 없다. 샬란베르그 총리는 조치 위반자에 대한 단속이 "임의의 장소에서" 이뤄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노르웨이는 백신 패스를 도입하고, 백신 부스터샷을 접종을 서두를 방침이다. 

아일랜드는 지난 12일 확진자 수가 5천483명으로 지난 1월 이후 10개월 만에 최대 규모를 기록하자 정부는 되도록 재택근무를 해달라고 국민들에게 당부했다.

독일도 최근 확진자 수 급증세로 몸살을 앓고 있다. 12일 코로나19 확잔지 수는 4만5천356명에 달했다. 1주 전(3만3천명)이나 1달 전(7천900명)과 비교하면 증가세가 매우 가파르다.

독일 질병관리청 격인 로베르트코흐 연구소(RKI)의 로타 빌러 소장은 "감염 급증세가 조만간 수그러들 거라는 조짐이 전혀 없다"며 "병원들은 이미 환자들로 압도당한 상태고, 백신 접종 촉진 정책도 적어도 몇 주 내에는 별다른 효과를 주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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