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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시 피해자 김응익씨, 폐이식 17개월 만인 지난 21일 숨져

"23일 SK서린빌딩, 여의도 옥시 본사 등 가해기업과 정부청사 돌며 기자회견 및 추모 예정"

차민경 기자 | 기사입력 2021/11/22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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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시 피해자 김응익씨, 폐이식 17개월 만인 지난 21일 숨져
"23일 SK서린빌딩, 여의도 옥시 본사 등 가해기업과 정부청사 돌며 기자회견 및 추모 예정"
 
차민경 기자   기사입력  2021/11/22 [19:24]

▲ 2021년 8월 17일, SK 본사가 있는 서울 종로 SK서린빌딩 앞에서 신속하고 정당한 배·보상을 촉구하는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고 김응익씨 <사진=환경보건시민센터> 

 

옥시 피해자 김응익씨가 폐이식 17개월 만인 지난 21일 숨졌다.이에 피해자 단체들은 내일 23일 진상규명과 가해기업 처벌, 제대로 된 배·보상 등을 요구하며 SK서린빌딩과 여의도 옥시(레킷) 본사 등 가해 기업과 정부 청사등을 돌며 기자회견과 추모제를 할 예정이다.

   

지난 21일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향년 64세로 삶을 마감한 고 김응익씨는 지난 1997년부터 2011년 이후까지 15년 이상 옥시싹싹 가습기살균제 제품을 사용했다.

 

부인 권모씨는 "옥시 제품을 좋아해서 옥시싹싹 가습기살균제 제품을 늘 사다 썼다. 빨간색 뚜껑으로 가운데를 누르면 일정량이 올라가서 뚜껑에 일정량이 담기는데 그걸 가습기 물통에 넣곤 했다. 가습기를 여러대 놓고 거실과 침실 곳곳에 틀어놓았다"고 말했다

 

김씨는 2011년 이후 류마티스관절염을 앓기 시작해 뇌경색이 왔고 폐섬유화를 동반한 호흡곤란 등으로 병원을 자주 다니기 시작했지만 가습기살균제를 전혀 의심하지 못 했다. 부인 권씨는 "2011년 가습기살균제 문제가 알려졌다지만 우리는 그때 몰랐다. 그래서 2011년 이후에도 계속 사용했다"고 말했다.

 

김응익씨는 2016년 가습기살균제 문제가 큰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난 뒤에야 정부에 피해 신고를 했다. 하지만 폐손상 판정 결과 4단계, 즉 '관계없음'으로 판정됐고, 재검사에도 불구하고 2019년 12월에도 결과가 달라지지 않으면서 피해를 공식으로 인정받지는 못 했었다.

 

그 사이에 피해자들이 속출하면서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 특별법'이 제정되면서 가해기업들과 정부가 낸 구제기금으로 피해자를 지원하는 제도가 도입됐다. 2018년 11월 김응익씨는 '구제계정인정'이라는 통보를 받으며 정식 피해자로 인정되지는 않지만 기업기금에서 지원하는 조건에 해당된다는 애매한 결과를 받아들어야 했다. 정부는 2014년 첫 피해 판정 때 매우 엄격하고 좁은 인정 기준을 내세워 '폐섬유화를 동반한 폐손상'만을 피해로 인정하다가 피해구제 특별법 제정 뒤 인정 질환을 점차 늘려갔다.

 

고 김응익씨의 경우, 2018년 '성인간질성폐질환'과 '기관지확장증' 두 가지 질환으로 기업이 낸 구제기금 지원대상이 되긴 했지만, 결국 2020년 특별법이 개정되고 나서야 겨우 공식 피해자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결국 세상을 떠난 지금 이 순간까지도 김씨와 가족은 가해기업이나 정부로부터 단 한 푼의 배·보상도 받지 못 한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018년부터 김응익씨의 건강상태는 점점 나빠져 지난해 6월에는 폐이식을 받아야 했다. 폐이식 뒤 김응익씨는 매우 밝은 목소리로 지인들에게 전화해 "숨쉬기가 너무 좋다. 왜 진작에 폐이식을 안 했는지 모르겠다"며 "병원에서 폐이식을 권하면 꼭 수술을 받으라고 다른 피해자들에게 권고하겠다"며 좋아했다고 한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김응익씨는 폐이식 합병증 등으로 병원에 입원해야 했고 건강이 더 나빠져만 갔다. 올 6월에는 위암 3기 진단까지 받아 항암치료까지 견뎌야 했다. 고 김응익씨와 같이 가습기살균제 사용 피해로 폐이식 수술을 받아야 했던 피해자들은 신고된 사례만 40명이 넘는다.

 

이 가운데 김응익씨처럼 폐이식 뒤에도 고통받다가 숨진 경우가 여럿이다. 세브란스병원에서 2015년과 2019년 두 번이나 폐이식을 받은 배구선수 출신 안은주씨의 경우도 만 3년이 넘도록 입원 중으로 건강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가습기살균제는 1994년 SK케미칼(당시 유공)이 처음으로 제품을 출시한 뒤 2011년까지 18년 간 옥시, 애경, LG, 롯데마트, 이마트, 홈플러스(삼성 테스코), GS, 다이소, 헨켈 등 국내외 유수의 기업들이 앞다퉈 유사한 액상제품을 개발해 최소 43종류 998만 개 이상 판매했다.

 

그러나 첫 제품을 개발한 SK케미칼은 물론이고 이후 PB제품 등의 카피제품을 출시한 모든 기업들이 단 한 번도 제대로 된 제품안전점검을 하지 않았다. 2019년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가 전국 규모의 피해정밀조사를 한 결과, 제품사용 경험자가 894만 명이고 건강피해 경험자가 95만 명, 이 가운데 사망자는 20,366명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오늘 김응익씨의 사망사례가 추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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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11/22 [19:24]   ⓒ 한국NGO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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