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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5일이 다가옵니다?

  • 기사입력 2022.04.13 18:01
  • 기자명 강동완 한국평화협력연구원 교수
▲북한 자강도 <3월 5일 청년광산>마을 모습. “우리나라 사회주의 제도 만세”라는 대형 선전판이 내걸려있다. 필자 직접 촬영.   

4월의 봄날입니다. 독자 여러분께 4월은 어떤 의미인지요? 연분홍빛 꽃망울이 흐드러지게 피어나고, 꽃비가 흩날리는 아름다움을 떠올리시리라 생각됩니다. 한겨울 모진 추위를 견디고 한 움큼 피어날 초록빛 새싹도 그려봄직 하지요.

그런데 북한을 연구하고 통일의 길을 찾는 저에게 4월은 매우 조심스럽게 다가옵니다. 바로 4월 15일을 주목하기 때문이지요. 북한에서는 김일성이 태어난 4월 15일을 최대 명절로 꼽습니다. 특히 올해는 김일성이 태어난 지 110년이 되는 해입니다. 또한 지난 2012년 4월 15일 김정은이 처음으로 육성연설을 한 지 꼭 10년이 되는 날이기도 하지요. 북한은 이른바 꺾어지는 해인 5년, 10년 주기를 매우 중요시합니다. 그래서 2022년의 4월은 여느 때와 다른 모습이지요. 사회주의 지상낙원을 꽃피웠다며 4월의 뜻 깊은 명절을 보내자는 북한은 지금 온통 축제분위기입니다. 

북한에서 사회주의 지상낙원의 대표적인 사례로 선전하는 곳 중에 <3월 5일 청년광산>마을이 있습니다. 김정일은 이곳을 “선군시대에 태어난 인민의 무릉도원이고 공산주의 선경이며 리상촌”이라고까지 추켜 새웠지요. 김정은 시대에 들어서는 <조선속도로 세계를 앞서나가자>며 ‘조선속도’ 실현의 대표적인 장소로 손꼽는 곳입니다. 북한 언론매체는 “이 곳 주민들은 쌀걱정, 물걱정, 땔감걱정, 전기걱정이 영원히 사라졌고 남새(채소)와 과일은 이 마을의 처치곤란이라고 하니 얼마나 흐뭇한가"라며 인민의 낙원으로 선전합니다. 쌀, 물, 땔감, 전기 걱정을 하지 않는다며 ‘사회주의제도 만세’를 외쳐야 하는 사람들, 그게 바로 지금 북한의 현실입니다. 

코로나19로 잃어버린 일상을 조금씩 회복해 가고 있지만, 4월의 봄날을 마냥 즐길 수만은 없습니다. 바로 4월 15일을 기해 북한이 어떠한 군사적 도발을 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불과 며칠 전 북한의 김여정은 “핵보유국”인 자신들을 향해 선제공격 운운한다며 “미친놈”, “쓰레기”, “미친놈의 객기”라는 막말까지 서슴지 않았지요. 북한이 군사적 도발을 할 때 항상 책임면피용 명분 쌓기를 먼저 했다는 점이 내심 걸립니다. 일각에서는 이번 4월 15일을 기해 핵실험까지 감행할 수 있다는 전망도 합니다. 인민들은 자유에 주리고 목말라 하는데 정권유지를 위해 핵무기 개발에만 열을 올리니 참으로 안타까울 뿐입니다. 모두의 행복이 나래치는 ‘인민의 낙원’이라 선전하지만 정작 인민의 낙원에 인민이 없지요. 

지금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인권은 분명 우리만의 것이 아닙니다. 북녘의 주민들도 우리와 똑같이 자유

▲ 강동원 한국평화협력원 교수/동아대 교수

민주주의와 경제적 풍요로움을 함께 누려야 할 것입니다. 그러하기에 빼앗긴 들에서 새봄을 기다리는 북녘사람들의 외침이 분단의 땅을 녹이이라 확신합니다. 이제 남은 건 분단 너머의 반쪽인 우리들의 역할입니다. 북한이 무모한 도발을 하지 않도록, 두 눈 부릅뜨고 우리의 마음을 모아야 하겠습니다.

진정한 평화를 원한다면 핵무기를 내려놓고 개혁개방의 길로 나오라고 한목소리로 외쳐야 할 것입니다. 우리의 쪼개진 마음들이 모이고 합쳐진다면 한반도에도 새봄이 올 것입니다. 다가오는 4월 15일을 우리가 지켜봐야 할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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