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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당국은 추기경만 체포한 것이 아니라 홍콩의 기본적 자유까지 체포했다"

휴먼라이츠워치 "홍콩 내 인권 침해 최악의 사례...인권 탄압 더 심각해질 것이란 불길한 징조"

  • 기사입력 2022.05.13 10:57
  • 기자명 김다원 기자
▲ 홍콩 조셉 젠 추기경 [연합뉴스]

홍콩 당국이 반중 활동에 앞장서 온 조셉 젠(90) 추기경을 홍콩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한데 대해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가 "민주화 지지자들에 대한 근거 없는 범죄 수사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휴먼라이츠워치의 중국 담당 마야 왕 선임연구원은 13일 성명을 통해 "이 사건은 홍콩 정부가 인권 탄압을 강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홍콩 당국은 단지 젠 추기경만 체포한 것이 아니라 홍콩의 기본적 자유까지 체포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평화적인 활동을 벌여온 90세의 추기경을 체포한 것은 지난 2년간 지속된 홍콩 내 인권 침해 상황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최악의 사례”라며 “차기 홍콩 정부에서 인권 탄압이 더 심각해질 것이란 불길한 징조”라고 말했다.

천주교 홍콩교구 제6대 교구장을 지냈던 젠 추기경은 11일 ‘홍콩보안법’에 의거, 외국 세력과 결탁한 혐의로 체포됐다. 이날 홍콩 당국은 젠 추기경 외에도 마거릿 응(74) 전 입법회 의원, 가수 데니스 호(45), 후이포컹 전 링난대 교수도 같은 혐의로 함께 체포했다가 모두 보석으로 풀어줬다. 하지만 수사는 계속 진행될 예정이다.

2020년 6월 홍콩국가보안법이 시행되면서 홍콩 당국은 민주화 지도자들에 대한 강력한 탄압을 실시하고 있다. 홍콩국가보안법은 국가 분열, 국가정권 전복, 테러 활동, 외국 세력과의 결탁 등 4가지 범죄를 최고 무기징역형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지금까지 홍콩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된 사람은 170여명에 달한다. 

휴먼라이츠워치는 "홍콩에서 오랫동안 보호되어온 기본적인 시민적, 정치적 권리가 말살됐다"며 "홍콩과 베이징 관리들이 한때 번성했던 민주화 운동의 목을 베고 일반 대중에게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다"고 지적했다.

휴먼라이츠워치는 젠 추기경이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인권과 민주주의 옹호자로서 그의 체포가 홍콩 이외의 지역에도 영향을 미칠 걱으로 보고 있다. 

왕 선임연구원은 "홍콩은 오랫동안 개방성과 법치주의에 대한 존중의 지역 리더였지만 지금은 억압과 정치범 분야에서 아시아 최고의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홍콩인들의 인권에 대한 요구는 명백하다. 전 세계 정부는 그들의 요구에 명백히 응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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