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코로나19 사태 심상찮은 北, 南의 대북지원 수용하길

  • 기사입력 2022.05.15 21:00
  • 기자명 김승동 대표기자
▲ 김승동 대표기자/정치학 박사

북한의 코로나19 사태가 심상찮은 것 같다. 코로나19가 매우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북한 전역을 지역별로 봉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 국가비상방역사령부는 지난 13일 저녁부터 14일 오후 6시까지 전국적으로 거의 30만명의 유열자(발열자)가 새로 발생한 것으로 15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밝혔다. 이에 앞서 북한은 지난 12일 코로나19 환자 발생을 처음으로 인정하면서 1만8천여 명의 발열 환자가 발생했고, 13일 17만4천400여 명의 발열자가 신규로 발생했다고 밝혔는데 하룻 만에 환자가 거의 두 배로 늘어나는 등 정말 심상찮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사망자도 12일까지 6명이었다가 13일 하루 21명, 14일 15명 등 사흘 만에 모두 42명이나 발생했다.

북한은 최근까지도 코로나19 확진자가 전무하다고 주장해 왔으나 12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에서 이번 사태를 '최중대 비상사건'으로 규정하고 국가 방역체계를 최대 비상방역체계로 전환했다. 급기야 14일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처음으로 마스크를 쓰고 공식석상에 나타나 '건국 이래 대동란'이라고 표현하며 자신의 상비약까지 당에 기부할 정도로 봐선 북한의 코로나19 사태가 매우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북한은 지난 12일부터  전국 도.시.군 별 지역 봉쇄와 지도층의 상비약 기부와 민간요법 등을 총동원해 대응하고 있으나 북한 주민의 백신 접종률이 현재 '제로(0)'인데다 주민들의 허약한 영양 상태와 부실한 의료 인프라 등을 고려하면 실제 상황은 공식적으로 알려진 것보다 이미 더 심각하거나 앞으로 더욱 심각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상황에서 윤석열 정부가 발 빠르게 대북 방역지원에 나설 태세여서 다행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13일 코로나19 백신 등 의약품 지원 방침을 밝혔고, 이에 통일부도 코로나19 방역지원을 논의할 실무접촉을 곧 북측에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이에 대해 우리 사회 일각의 부정적 시각도 없지 않다. 북한이 올등어 잇따라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에도 도발적 행태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핵 제재와는 별개로 인도적 차원과 동포애로 방역지원의 손길을 먼저 내민 것은 매우 바람직스럽고 시의적절하다고 본다. 

그럼에도 김정은의 리더십 등 북한의 내부 사정으로 당장 긍정적 답변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설령 지금보다 상황이 악화해 외부의 도움이 필요해지더라도 자존심과 체면 등으로 남측의 도움은 마지막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북한 김정은이 선대 리더십과는 달리 정말 북한 주민을 위하는 정치를 하겠다면 이제 핵실험 같은 무력 도발은 자제하고 우리 정부의 우호적 제안에 호응해 중단된 남북협력의 새로운 출발점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북한은 단순히 지역 봉쇄로 코로나19 사태를 막을 수 있다는 비현실적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 북한의 열악한 방역·보건 의료 설비를 감안할 때 지근거리인 남측의 도움이 최상이다. 우리 정부는 현재 진단키트와 백신 모두 남아 돌 정도로 충분한 여유분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오는 21일 첫 한미정상회담에서 논의할 의제에도 '북한 코로나19 백신 지원 방침‘이 들어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리더십이 어느 때보다 주목된다.

북한이 우리 남측의 코로나19 방역지원을 받아들인다면 북한 주민도 살리고 남북 관계 회복의 물꼬도  틀 수 있다. 그러나 만약, 이를 외면하고 계속 핵·미사일 고도화 전략에 매진한다면 그야말로 더 큰 곤경을 자초하는 일이 될 것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정사회
경제정의
정치개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