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NGO신문=정보영 선임기자] SPC그룹 계열사 파리바게뜨의 제빵기사 노동조합 탈퇴 강요 의혹을 받고 있는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25일 검찰에 소환됐다.
허 회장은 앞서 검찰의 출석 요구에 업무상 이유로 세 차례 응하지 않다가 이날 출석했다.
이날 허 회장은 서울중앙지검 청사 앞에 대기중인 취재진을 피해 조사실로 들어갔다.
하지만 허 회장은 검찰 조사가 시작된지 1시간도 되지 않아 가슴 통증을 호소해 조사가 중단됐고, 검찰을 나와 병원으로 향했다.
허 회장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2019년부터 약 3년에 걸쳐 SPC 그룹 계열사 PB파트너즈의 민주노총 조합원들에게 노조 탈퇴를 종용하고, 승진 인사에서 불이익을 주는 데 관여한 혐의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앞서 지난 22일 구속된 황재복 SPC 대표로부터 허 회장의 지시가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건강 상의 이유로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허 회장을 조만간 다시 불러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소비자들의 부정적 인식에도 눈 하나 깜짝 않는 기업
우리 기업중에는 마치 오늘만 사는 것처럼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소비자 기만을 밥먹듯이 하는 기업들이 존재한다. 한마디로 거꾸로 가는 기업이다.
다수의 소비자들이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본다 해도 아랑곳 하지 않는다. 그들의 기업 활동에는 큰 영향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민과 소비자의 시각에서 이같은 기업들의 실상을 되짚어 소비자들의 올바른 판단을 돕는 역할이 필요하다. 잘한 것은 물론 칭찬해 줘야 마땅하지만 그렇지 못한 기업은 있는 그대로 시민들이 판단하고 그에 합당한 평가를 내리도록 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기업을 꼽는다면 단연 SPC그룹이다.
SPC그룹은 잇따른 사고로 근로자들이 사망하거나 큰 부상을 당하는 사례가 빈번해 왔음에도 재발방지 대책이나 안전관리를 무시한 행태가 고용노동부 조사 결과 드러나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으며, 지금도 재판은 진행중이다.
또 노조 파괴를 위해 경영진이 직접 나서 임원이 구속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허영인 회장 역시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 조사를 받았다.
검찰의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다가 25일 검찰에 나온 허 회장은 돌연 가슴이 아프다며 조사 중단을 요구해 조사를 중단하고 병원으로 향했다.
앞서 노조 탈퇴 강요 혐의로 황재복 대표이사는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진과 마찬가지로 허 회장도 같은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게 된 것이다.
검찰은 허 회장에 대해 구속기소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나 줘버릴 중처법 “사람이 죽었어도 나는 무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출석한 강동석 SPL 전 대표는 법정에서 무죄를 주장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사람이 죽었는데 무죄를 주장하느냐”며 강하게 항의하는 노조 관계자들을 보고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모습에 현장에 있던 이들은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SPC는 파리크라상을 지주사로 파리바게트, 베스킨라빈스, 던킨, 삼립, 샤니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는 국내 제빵 업계의 대표 기업이다.
업종과 주력 판매제품으로 볼 때 소비자들과 직접 접촉 범위가 넓은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이 기업의 이미지는 바닥이다. 아이러니하게도 SPC그룹의 명목 본사인 삼립식품의 경영이념은 ‘소비자를 최우선으로 하는 기업, 믿음과 신뢰를 주는 기업, 미래를 생각하는 기업’이다.
2016년 이후 이 기업이 추구하는 경영전략은 ‘최고의 품질과 고객중심, 창의적 도전으로 세상을 행복하게 한다’이며, 정직·혁신·협업 등을 핵심가치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최근까지 언론에 전해지는 SPC그룹의 행태는 부정적인 수준을 뛰어 넘는 그 이상의 수준이다.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될 받을 만큼 근로자들의 사고가 이어지고, 노조탈퇴를 강요해 대표이사가 구속되고, 회장은 같은 혐의의 피의자로 조사대상이 됐다.
여기에 한 술 더떠 검찰수사관을 뇌물로 매수해 SPC그룹의 수사정보를 빼돌린 혐의로 임원이 구속되기도 했다.
현재 SPC는 경영공백 상태다. 강선희 SPC그룹 대표이사 사장이 취임 1년 만에 사임했기 때문이다.
SPC그룹은 과연 바닥까지 떨어진 신뢰와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한 번 떨어진 기업 이미지를 회복시키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SPC그룹 홈페이지에는 오늘도 SPC행복재단·사회공헌·정도경영·안전경영 등 ESG를 내세우며 '소비자를 위한 최선'을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