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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조국을 위한 변명
 
장경욱(변호사. 인권연대 운영위원)   기사입력  2019/10/27 [06:41]

 

 


북의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 발사에 미국이 꿀 먹은 벙어리가 되고 말았다.

북이 우주에 쏜 인공위성마저도 장거리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하였다는 이유로 유엔 제재를 받았던 전례에 비추면 격세지감이다. 국가보안법의 어두운 장막에 묻혀 우물 안 개구리 신세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반도 아닌 섬으로 전락한 남단 사람들에게는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세상사다. 새로운 대북제재가 나오기는커녕 미국은 뒤로 숨어버렸다. 그렇다면, 유엔 대북제재를 각오한 북의 벼랑 끝 전술로 볼 수 없는 것 아닌가? 그러나, 여전히 미국을 상대로 한 북의 벼랑 끝 전술로 각색하기에 바쁜 머저리들이 주인 잃은 개마냥 제정신을 잃고 짖고 있기는 어제나 오늘이나 매 한가지다.


친미 사대주의자들은 지금 북의 맹공을 보며 자못 놀라면서도 점잖게 미국이 북을 봐주고 있는 거라고 위안하고 있을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용 정책의 일환으로 북을 대화상대로 인정해 치적을 쌓으려 했으나 북이 SLBM 발사로 도발하며 트럼프의 화를 돋구었으므로 머지않아 미국의 군사적 응징을 받을 것이다’라고.

 

동족 혐오와 폄훼에 길들여진 친미사대주의자들은 깨몽하시라.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구인 줄로만 알았던 유엔안보리가 새로운 대북제재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책임을 팽개치고 회피한 채 일관성을 상실해 버린 몰골을 드러내는 현재의 상황을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울 게다.

유엔을 독무대로 마음껏 세상일에 간섭하며 호령하고 좌지우지하던 어느 패권국은 사라지고 소수의 동료들만 남아 아무런 의미도 효과도 없는 SLBM 발사 규탄과 함께 북미 간 대화와 협상을 애걸하는 넋두리를 펼치는 유엔안보리의 이 상황을 말이다.

 

식민의 충실한 노복들이 인정하든, 않든지 간에 한반도 정세를 둘러싼 역관계는 변했다. 미국이 시한부로 벼랑 끝 처지에 몰렸다.

 

북에 대한 미국의 핵전쟁위협과 제재가 무용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북에 대해 ‘화염과 분노’, ‘완전히 파괴하겠다’는 언급을 정점으로 미국의 한반도 핵 전쟁위협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 분위기로 국내외정세가 변했다.

 

수십만 명이 동원되는 최강대국 장성 지휘 하의 핵전쟁 연습을 중단하겠다고 그 나라의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약속하고 그 이행을 위한 대화와 협상이 중요한 쟁점으로 되었으니 말이다.


국가보안법에 세뇌된 나머지 동족대결과 친미 사대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이들의 눈에는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고 그토록 믿어 의심치 않는 미국의 핵 항공모함, 핵 폭격기, 핵 잠수함이 한반도에 오지 않게 되는 그 날은 적화통일의 악몽을 꾸기에 딱 좋은, 그야말로 미쳐 돌아가는 세상처럼 느껴질게다.

 

세상이 미치듯 변하고 있을 때 이에 저항만 하며 적화통일의 악몽과 공포에 휩싸여 살기보다는, 그래도 왜 변하는지에 대해 이치만큼은 관심을 갖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깨몽과 정신건강에 아주 좋다. 국가보안법에서 벗어나 동족을 대하게 되면 북미 간 누가 공정하고 바른 소리를 하고 있는지 잘 살펴볼 수 있을 텐데... 국가보안법 폐지 없이는 외세의존 동족혐오 분단정신병의 치유는 어림없고, 분단정신병의 치유없이는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와 민족통일은 요원하다.

 

국가보안법의 힘에 압도당한 나머지 저항력을 거세당한 이들이 너무나 많은 행세를 해 오고 있다. 정의와 진리 앞에 용기 내어 맞짱뜨며 상식과 이성이 지배하는 사회를 향해 나아가는 이들을 돈키호테처럼 비정상으로 몰아가는 세상으로 물들어 갔다. 국가보안법은 기회주의자와 변절자를 양산하는 저수지로 우리사회의 기강을 흐트러뜨렸다. 국가보안법 앞에 정의도, 진실도, 이성도, 도덕도 모두 사라져가고 있지만 국가보안법의 테두리 안에서 도토리 키재기 식의 백가쟁명만 찻잔 속 태풍처럼 일어나는 형국이다.

 

국가보안법이 그려놓은 현실이 다 거짓에 다름 아님을 알아야 세상이 변하는 이치를 쉽게 꿰뚫어 볼 수 있다. 국가보안법이 틀지워져 같은 동족으로서 외세의 힘을 빌려 동족을 적대하며 외세의 편에 선 자기를 아무리 합리화해봤자 그건 정의가 아니다.

 

1000기 이상의 핵병기를 미군기지 곳곳에 배치해 두고 지상, 해상, 공중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한미연합훈련에 몰입해 동족의 적화통일의 위협으로부터 우리 사회를 안전하게 지켜주는 성조기에 열광하며 안도하고 있을 때 또 하나의 조국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역지사지로 생각할 힘을 길러야 한다.

 

이렇게 이해하면 좋겠다. 세계에서 핵무기가 제일 많은 나라가 매년 방어훈련을 너무 오랫동안 지나치게 하다보니 때때로 북 점령과 정권 격멸 및 지도자 참수작전도 작전계획에 포함되는 지경에 이르러, 북에서도 도저히 방어훈련으로 보이지 않았나 보다. 처음에는 한반도 비핵지대화와 평화협정을 통한 미군철수로 맞서 왔으나 세계사회주의 체제가 무너져 혼자 힘으로 사회주의를 지키다 보니 도저히 해결책이 보이지 않고 사회주의 경제발전을 위해 안간힘을 썼으나 경제제재가 너무 심하고 동족마저도 편들기는커녕 외세의 편을 들어 북의 붕괴에 가담하는 상황에서 자위적 차원에서 핵무기를 개발하는 선택할 수밖에 없었나 보다.

 

북에 대해 온갖 쓰잘데기 없는 외세와 극우보수세력의 종북몰이 여론에 가담하기 보다는 동족의 편에서 착오 없는 올바른 판단을 가지는 것이야말로 우리 모두가 정의와 진리 앞에 두려움 없이 국가보안법을 극복하고 우리사회를 정상화하여 이성적이고 상식이 통하는 바른 사회를 만들 수 있는 첩경이다.

 

결자해지다. 미국의 이익과 패권을 위해 같은 동족을 앞세워 너무나 오랫동안 북을 악마화하고 적대하며 붕괴시키려 했던 미국의 정책을 바로 잡을 때가 도래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안에 새로운 대북정책을 갖고 평양 방문을 하여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보장하는 실질적 조치에 합의하기를 바란다. 그런다고 유엔 등 국제사회 앞에서 세계 최강대국 미국의 횡포가 다 발가벗겨지거나 망하지는 않는다. 패권의 지위에서 내려와 보통국으로 정상화의 길을 나아가는 그 길이 유일무이한 대화와 협상에 의한 평화적 문제해결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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