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COVID-19 이후 메가시티를 향한 미세먼지 역공(逆攻)과 대비책

  • 기사입력 2020.06.01 20:53
  • 기자명 조상근(정치학 박사, (사) 미래학회 이사)
▲조상근 박사

전 세계로 COVID-19가 확산되자 각국은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Powerful Social Distancing)를 실시하고 있다. 이로 인해, 대부분의 경제활동이 멈춰 섰고, 인구 이동과 교통량마저도 줄어들었다. 그러자 국내외의 대기 오염원이 급감했고, 아이러니하게도 파란하늘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파란 하늘은 각종 비접촉·비대면(Untact) 규제로 지친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해 줄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러 환경 전문가들은 COVID-19 이후 미세먼지의 역공(逆攻)을 우려하고 있다. 팬데믹 상황이 안정되면 교통량과 공장 가동률이 급격하게 증가하여 많은 양의 미세먼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예측에 따른 것이다.

  이런 미세먼지의 역공은 메가시티에 집중될 것이다. 메가시티는 인구밀도가 높고, 교통량이 많으며, 주변에 대규모 산업 인프라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COVID-19 이후 본격적인 생산 활동이 시작되면 미세먼지 발생량은 일시적으로 급증하고, 여기에 주변국의 미세먼지까지 유입된다면 메가시티를 뒤덮는 미세먼지는 초고농도로 짙어질 것이다. 이런 초고농도 미세먼지는 또다시 거대도시민들의 호흡기 건강을 위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COVID-19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초고농도의 미세먼지를 어떻게 감소시킬 수 있을까? 다행히 세계 곳곳에서 4차 산업혁명의 주요기술, 자연모방 건축기술 등을 적용한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등장하고 있다.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활용한 교통수단의 공기청정기화
  요즘 미세먼지 문제가 대두되자 수소전기차가 각광을 받고 있다. 수소전기차 내부에 장착된 고성능 공기필터가 차량 구동을 위해 흡입되는 공기를 공기청정기처럼 정화하기 때문이다. 디젤 중형차의 경우 1km 주행 시 10mg의 미세먼지가 발생하지만, 수소전기차는 20mg의 미세먼지와 공기 중의 화학물질을 정화할 수 있다고 한다.

  메가시티에는 다양한 종류와 목적의 차량이 즐비하다. 또한, COVID-19 이후 본격적인 비접촉·비대면 시대의 도래로 드론봇(Dronbot), 자율주행차량과 같은 무인체계를 활용한 경제활동이 증가할 것이다. 따라서 메가시티의 교통수단에 수소연료전지를 장착한다면, 메가시티의 정화기능은 강화되고 미세먼지는 감소하게 될 것이다.

  자연모방 건축기술을 활용한 직립 숲 조성
  2017년 중국의 류저우시는 도시 전체에 3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직립 숲을 조성하기 시작했고, 올해 완공될 예정이다. 직립 숲은 건물에 나무와 식물을 식재하여 도시 전체를 하나의 산으로 보이게 하는 일종의 자연모방 건축기술이다. 전문가들을 이 직립 숲이 도시의 공기를 정화하고, 기온을 낮춰주며, 소음을 차단하고, 동식물의 다양성을 풍부하게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직립 숲은 이미 이탈리아 밀라노, 스위스 로잔 등에서 적용되고 있다. 언제든지 메가시티 일부 지역에 직립 숲을 조성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특히, 학교, 병원, 요양 시설 등 공공시설에 직립 숲을 조성한다면, 호흡기 취약계층의 육체건강뿐만 아니라, 정신건강도 보호할 수 있을 것이다.

  식재 모듈을 활용한 도시·수상 숲 조성
  국립산림과학원의 연구에 따르면 숲은 초미세먼지를 40.9%, 미세먼지를 25.6% 정도 저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시사철 무성한 잎을 유지하는 상록수는 미세먼지 저감에 지속적인 효과가 있다고 한다. 문제는 인구밀도가 높은 메가시티 내부에 숲을 조성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제한사항은 목단(木壇), 부표나무(buoy tree) 등 식재 모듈을 활용하여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목단은 나무 한 그루를 심을 수 있는 트레일러 형태의 식재박스(Plantbox)로서 메가시티 자투리 공간에 도시 숲을 조성할 수 있는 모듈이다. 부표나무는 부표(buoy)에 나무를 심어 물에 띄워놓는 것으로서 메가시티를 통과하는 하천이나 주변의 운하, 호수 등에 수상 숲을 조성할 수 있는 모듈이다. 이러한 도시·수상 숲은 미세먼지를 실질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고, 거대도시민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COVID-19 이후 국내외의 산업 활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다. 인구밀도가 높고, 교통량이 많으며, 주변에 대규모 산업 인프라가 조성된 메가시티에 수소연료전지 기술, 자연모방 건축기술, 식재 모듈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적용한다면 파란하늘을 더욱 자주 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인적·물적 자원의 제한으로 이것들을 한순간에 적용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아이디어를 융복합하여 친환경적인 메가시티 정책으로 발전시킨다면, 엔데믹(Endemic) 상황에서도 초국가적으로 발생하는 미세먼지 위협에 슬기롭게 대처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정사회
경제정의
정치개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