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강원 화천군 산천어축제 '동물보호단체 반발 속' 3년 만에 재개

코로나19 여파로 중단 이후 7일부터 29일까지 개최
동물권행동 카라, "산천어축제는 동물학대···중단 요구"

  • 기사입력 2023.01.07 19:38
  • 최종수정 2023.01.08 18:37
  • 기자명 전종수 기자
국내 대표 겨울 축제인 '2023 얼음나라 화천 산천어축제' 개막일인 7일 강원 화천군 화천읍 화천천 축제장 일원에서 관광객들이 얼음낚시를 즐기고 있다.[연합뉴스]
국내 대표 겨울 축제인 '2023 얼음나라 화천 산천어축제' 개막일인 7일 강원 화천군 화천읍 화천천 축제장 일원에서 관광객들이 얼음낚시를 즐기고 있다.[연합뉴스]

'2023 얼음나라 화천 산천어축제'가 동물보호단체의 반발 속에 막을 올렸다. 이에 '2023 얼음나라 화천 산천어축제'의 일정 동안 동물보호단체의 반발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7일 강원 화천군 화천읍 화천천 축제장 일원에서 '2023 얼음나라 화천 산천어축제'가 개막, 오는 29일까지 진행된다.

화천 산천어축제는 국내 대표 겨울축제로 꼽힌다. 화천군은 2003년 '얼지 않은 인정, 녹지 않는 추억'을 슬로건으로 산천어축제를 처음 개최했다. 축제 첫해 22만 명의 관광객이 몰렸고 2006년부터 2019년까지 축제가 급성장, 13년 연속 방문객 100만 명 이상을 기록했다. 

2019년에는 국내 겨울 축제에서 유일하게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글로벌 육성 축제'로 지정됐다. 다만 코로나19 여파로 그동안 중단된 뒤 올해 3년 만에 재개됐다. 

3년 만에 재개라는 화천어 축제의 인기와 관심에 부응하듯 개막 첫날부터 인파가 몰렸다. 방문객들은 산천어 낚시와 산천어 맨손 잡기 등을 즐겼고 눈썰매장, 봅슬레이, 얼음 썰매, 얼음조각공원 등 체험 행사장에도 방문객들이 즐비했다. 

화천군은 축제 기간 안전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이를 위해 매일 새벽 재난안전구조대가 잠수, 얼음의 두께 등 결빙 상태를 점검하고 화천천 얼음벌판 출입 가능 인원을 엄격하게 통제한다. 

또 동시에 인파가 몰릴 것에 대비, 축제장 곳곳을 연결한 출입 통로에 안전요원이 배치되고 교통 혼잡을 막고자 주요 거점과 간선도로에 통제인력이 투입된다.

산천어축제는 방문객들에게 겨울 축제의 백미를 제공하고 화천군에는 지역 관광 활성화 등 경제적 효과를 가져오지만 동물보호단체는 산천어 축제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이날 산천어축제 개막에 앞서 동물권행동 카라(이하 카라)는 지난 6일 "23일간의 행사를 위해 전국 양식장에서 동원, 사람들의 쾌락을 위해 맨손에 잡히고 사람 입에 물리기까지 하는 무려 100만 마리 산천어를 희생시키는 산천어축제의 실상은 비정한 동물 대량 학살이자 시대를 거스르는 생명 경시의 장일 따름"이라고 지적했다. 

카라는 "세계적 동물학자 제인 구달도 산천어축제에 대해 '오늘 같은 시대에 여전히 인간의 쾌락을 위해 동물을 착취하고 고문하는 일이 누군가에겐 당연시된다는 것은 놀랍고 소름 끼치는 일'이라고 전한 바 있다"며 "그런데도 화천군은 지역에 자생하지도 않는 산천어를 타지에서 공수하고 돈벌이 수단으로 학대하며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카라에 따르면 산천어는 담수에서 서식하는 연어과 어류로 국내에 제한적으로 분포한다. 이에 바다와 멀리 떨어진 화천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그러나 화천군은 올해도 예외 없이 경북 울진과 강원 양양, 강릉 등 전국 18개 지역 양식장에서 수십만 마리 외래종과 교잡종을 들여왔다는 것이 카라의 설명이다.

카라는 "행사에 동원되는 산천어는 굶은 채 이동되며 그 과정에서 스트레스로 죽고 행사장에 도착해서도 낚싯바늘로 온몸에 상해를 입고 죽게 된다"면서 "더욱 심각한 문제는 산천어를 수조에 가두고 맨손, 맨발로 참여한 사람들에 의해 물 위로 들어 올려져 질식사당하게 하는 '산천어 맨손잡기'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년간 계속된 '산천어 맨손잡기'에서는 참여자들이 죽어가는 산천어를 들고 기쁨의 환호성을 표현하며 기념사진을 찍거나 심지어 산천어를 입에 물고 나오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났다"며 "동물의 극심한 고통과 죽음의 순간이 재미로 소비되는 일은 생명 존중 교육이 중요한 아이들에게 비교육적이며 생명 경시를 가르친다"고 밝혔다.

또한 "더구나 어류를 맨손으로 잡는 일은 인수공통전염병 감염의 우려가 커 사람에게도 지극히 위험하다"면서 "이에 카라는 2019년부터 산천어축제의 문제점을 알리고 수차례 비판하며 중단을 요구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화천군과 최문순 화천군수는 언제까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축제라는 미명으로 생명 경시 풍조에 일조하는 동물학대 행사를 이어갈 것인가. 시대적·사회적 흐름을 거스르는 부끄러운 '산천어 살상축제'를 당장 멈추고 청정한 고장 화천을 지키는 생명 존중의 행보를 보여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정사회
경제정의
정치개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