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목록 ( 총 : 85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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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 성과, 제대로 이어가려면
지난달 말 경주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는 지방도 세계의 중심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한 역사적인 무대였습니다.21개 회원국 정상과 2만여 명의 인사들이 경주를 찾았고, ‘한국의 멋과 정신이 살아 있는 도시’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행사 기간 단 한 건의 사고 없이 모든 일정이 완벽하게 운영될 수 있었던 것은 시민 한 분 한 분의 성숙한 협조와 참여 덕분이었습니다.이번 APEC의 진정한 주인공은 바로 시민 여러분이었습니다. APEC 유치와 준비, 그리고 성공적인 마무리까지 모든 과정이 시민의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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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이 ‘확’ 바꿔 놓은 경주
천년의 고도 경주가 지금, 다시 세계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며칠 뒤 열릴 2025 APEC 정상회의를 앞둔 경주는 그 어느 때보다 분주하고 생동감이 넘칩니다.이번 회의는 대한민국의 품격을 높이는 무대이자, 경주의 미래를 새롭게 여는 전환점이 될 것입니다. 지난해 개최지로 선정된 이후, 경주는 ‘가장 한국적인 도시이자 검증된 국제회의 도시’라는 정체성을 지키며 도시 전반의 변화를 이끌어왔습니다.정부와 경북도, 경주시, 지역사회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준비한 결과, 경주는 역사와 문화, 첨단이 어우러진 새로운 도시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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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암 치료, 조기발견이 최선
우리나라에서 간암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주요 암 가운데 하나입니다. 특히 B형, C형 간염과 과도한 음주, 비만이나 당뇨병으로 인한 지방간은 간암 발생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문제는 간암이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피곤함, 소화불량, 체중 감소 등 흔하고 모호한 증상으로 나타나다 보니 환자와 의료진 모두 놓치기 쉽습니다. 따라서 치료 방법 못지않게 정기 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이 가장 중요한 예방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간암의 수술적 치료간암의 치료는 크게 수술적 치료, 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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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독일 건국의 씨앗, 튜턴기사단
시작은 작고 불안정했다. 유럽 주요 강국의 왕들이 직접 나섰던 제3차 십자군 전쟁(1189~1192)은 마지막 대규모 원정이었으나, 신성로마제국 황제 프리드리히 1세(바르바로사)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제국(독일)군은 가을 낙엽처럼 흩어졌다.그의 아들 슈바벤 공작 프리드리히 6세가 남은 병력을 이끌고 예루살렘을 향했지만, 잉글랜드의 리처드 1세(사자심왕)와 프랑스의 필리프 2세가 함께 이끈 연합군이 아크레(Acre) 공방전(1291)에서 승리를 거두었음에도 성지 탈환은 끝내 이루어지지 않았다. 전장은 부상자와 병든 이들의 신음으로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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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건강에 좋아? 나빠?
수년 전 어느 날, 제천 청풍면 읍내에 작은 핸드 드립 커피 전문점이 문을 열었다.반가운 마음에 들어가 한 잔을 주문했다. 첫 모금에서 놀랐다. 쓴맛과 떫은맛이 아닌, 달콤하면서도 부드럽고 신선한 신맛이 느껴졌다. “무슨 커피가 이렇게 맛있죠?” “이게 커피의 본래 맛이지요.”주인장은 미소 지으며 말했다. “좋은 생두를 적당히 볶고, 알맞은 온도와 시간으로 천천히 내리면 됩니다.” 그날 이후 나는 커피에 매료되었고, 커피는 내 일상 속의 작은 즐거움이 되었다.그런데 사람들 사이에서 커피는 늘 논쟁거리다. “건강에 좋다”는 쪽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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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나무길과 '여해나루': 아산이 품은 역사와 사색의 공간
가을이 깊어질수록 충남 아산의 곡교천을 따라 이어진 은행나무길은 황금빛으로 물든다.이 길은 현충사 충무교에서 현충사 입구까지 약 2.1km를 잇는 산책로로 계절이 바뀔 때마다 달라지는 색채와 풍경을 느끼기 위해 많은 시민들이 곡교천을 따라 은행나무길을 산책하며 사색하는 아산의 대표적인 명소다.은행나무길은 단순히 아름다운 가로수길이 아니다. 1966년 정부가 현충사 성역화 사업을 추진하면서 도로가 정비되었고 1973년에는 10여 년생 은행나무 약 350그루가 심어지면서 오늘의 숲길이 조성되었다.은행나무는 동아시아에서 ‘장수와 강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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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특정 정치 세력의 고액 연봉 ‘알 박기’ 은신처인가?
국민연금, 특정 정치세력의 고액 연봉 ‘알 박기’ 은신처인가?1. 서론 우리나라의 국민연금은 2025년 현재 1,200조 원대의 자산을 운용하는 초대형 공적 기금(전 세계적으로도)이며,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은 2025년 6월 말 기준 약 189조 원(기금의 약 14.9%)으로 집계된다. 한편 2018년 도입된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 의결권행사 지침(議決權行事指針)이란 연기금이 기업의 의사결정에 개입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 주인의 재산을 관리하는 집사(스튜어드)처럼, 기관투자자로서 국민연금 가입자 재산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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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은 내란이 아니다
정부와 여당이 주도하는 3대 특검 (내란, 김건희, 채상병)은 단두대의 망나니 칼춤추듯 헌정질서를 유린하며 나라를 혼란의 도가니로 몰아가고 있다. 대한민국의 장래를 위해 특검은 중단돼야 한다. 집권 100일을 맞은 현 정권의 제1 과제는 국가의 번영과 국민의 안녕과 질서를 완결하는데 있다. 하지만 이재명 정부와 여당은 내란종식을 핑계 삼아 대한민국의 전통적 기조와 법질서를 무너뜨리며 나라를 만신창이 몰골로 거덜내고 있다. 건국 80년을 맞은 대한민국이 이처럼 국가체제가 위협받으며 경제가 파국을 맞고 국가위상 마저 추락한 예는 전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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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APEC 정상회의, 인류가 모은 10년의 답
다음달 10월에 경주에서 APEC 정상회의가 열립니다. 개최 사실은 널리 알려졌지만, 정작 주제(theme)를 아는 분들은 많지 않습니다.올해 APEC이 내세운 화두는 ‘우리가 만들어가는 지속가능한 내일(Building a Sustainable Tomorrow)’입니다.이는 단순한 구호가 아닙니다. 지금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심각한 위기 상황을 반영합니다. 기후변화, 에너지 위기, 국제안보 위기 등 인류의 미래가 지속가능하지 않음에 대한 경고입니다.더욱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지속되어 온 자유주의 국제질서가 자국이익 중심의 보호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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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구 정신은 월남전 한국군 신화의 근원
얼마전 8월 초순에 내가 회장으로 있는 화랑대 문인회 일로 사무총장과 통화 중에 느닷없이 ‘강재구소령선양사업회’를 창립하려는데 내게 이사장을 맡아달라고 간청하는 일이 있었다. 사무총장은 고(故) 강재구 소령(육사16기)이 다녔던 인천의 창영초등학교 출신이자 육사 후배(38기)의 인연까지 있는 걸출한 호국 시인이다.그는 유달리 강재구 소령의 영웅성을 추앙하던 차에 강재구 소령 순직 60주기를 맞이하여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선양사업회를 구상해 낸 것이다. 사무총장은 내가 월남전 참전 경험이 있고, 나라와 사회에 봉사하는 일은 웬만해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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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식 소세지, 고기 본연의 맛과 만나는 시간
우리가 흔히 아는 소세지는 대부분 독일식이다. 곱게 갈아 넣은 고기로 만들어 매끈하고 부드러운 식감이 특징이다.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익숙한 맛, 마치 빵 속살처럼 정리된 식감 덕분에 편안하다.폴란드식 소세지는 조금 다르다. 고기를 곱게 갈지 않고 굵직하게 다져 넣는다. 그래서 한입 베어 물면 고기의 결이 살아 있고, 씹을수록 육즙이 입안을 채운다.갓 지은 밥에서 쌀알의 탱글한 식감을 느끼는 것처럼 재료가 가진 본연의 힘을 가장 직접적으로 만나는 방식이다.여기에 빠질 수 없는 과정이 바로 훈연이다. 참나무 같은 나무로 저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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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개발 공기업의 부채
지난 9월 7일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방안 대책이 발표되었다. 주요내용은 공공택지의 LH 직접시행, 비주택용지의 주택용지로 전환, 도심 유휴부지 · 노후청사 등 활용한 주택건설, 노후공공임대 재건축, 공공도심복합개발 등을 통해 2030년까지 수도권에서 135만호의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내용이다.해당 대책이 나오자 일부 경제지와 보수언론에서는 LH공사의 부채가 170조 원인데 사업비를 감당할 수 있겠는지 의문이라는 비판적 보도를 하고 있다. 얘기인 즉슨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올해와 내년 '영업적자'를 낼 전망이고, 2027년엔 부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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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해루질, 안전수칙 꼭 지켜주세요"
가을철이 되면 바닷가에는 해루질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해루질은 갯벌이나 방파제, 바위 틈에서 맨손이나 간단한 도구로 해산물을 잡는 활동으로,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어 인기가 높습니다.하지만 간단해 보이는 해루질도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으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최근 태안 관내에서도 해루질을 하다가 고립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지난 4일 태안 통개항 인근 갯벌에서 야간에 해루질을 하던 70대 남성이 물때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고 갯벌에 고립되어 물이 목 위쪽까지 차올랐지만 극적으로 구조된 사례가 있었습니다.다행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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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의 8.15'미러볼 사면'을 보며 지만원 박사의 안부를 묻는다.
민주화 이후 특별사면은 문민정부 4회, 국민의 정부 7회, 참여정부 5회, 이명박 정부 5회, 박근혜 정부 3회, 문재인 정부 4회, 윤석열 정부 5회, 현재 정부 1회로 32년간 총 34회에 걸쳐 단행되었다. 특별사면은 통치권 차원의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다 보니 늘 그래왔듯이 정치적인 목적이 우선 하며, 정치 집단 간의 야합을 통해 서로가 필요로 하고 영향력 있는 정치인들의 피선거권을 회복하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한 사례가 빈번했는데, 그렇게도 쌈박질해대던 정치권이 이 부분에서는 너무나 쉽게 이심전심이 작동하곤 했다. 역대로 특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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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법인 열전 : 김정숙 문다혜 문재인
김정숙 특활비로 옷 샀다는 의혹, 경찰이 무혐의 줬네요. 이건 진짜 놀랄 일입니다. 왜냐? 증거사진과 더불어 이를 뒷받침하는 진술까지 있는데, 무혐의 준거거든요. 2023년 5월 조선일보 기사를 봅시다.[문재인 청와대가 이른바 ‘관봉권(官封券)’을 통해 옷값을 치렀다는 진술 및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봉권은 조폐공사가 한국은행에 신권을 보낼 때 액수나 화폐 상태 등에 이상이 없다는 것을 보증한다는 의미로 띠지를 두른 뭉칫돈이다. 정부·금융 기관 간 거래에만 사용되고 개인은 수령이 불가능하다. 당시 청와대는 김 여사 옷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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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3일 중국 전승절 80주년행사에 국회의장을 보내지 말아야 하는 이유?..."중국의 9.3 전승절 지정은 역사왜곡"
우리 나라가 중국의 소위 대일(對日)항전승리기념일, 즉 ‘전승절(戰勝節: Victory over Japan Day) 80주년인 9월 3일을 맞아 열병식 참관을 위해 우원식 국회의장 등 고위급 인사를 중국 현지에 보낼 예정이라고 한다.이날은 1945년 9월 2일 일본 도쿄만에 정박중인 미 해군 전함 미주리 함상에서 서명한 일본의 항복 문서를 미국 영국 소련 둥과 함께 연합국 일원인 장제스 총통의 중화민국(현재 타이완) 정부가 접수한 날이다.그런데도 마오쩌둥 중국 공산정부하의 저우언라이(周恩來) 전 총리는 1951년 8월 포고령을 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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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소고
1. 스테이블코인이란? 디지털 자산의 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다. 암호화폐라는 용어가 생소했던 때를 지나, 이제는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까지도 디지털 통화의 설계와 발행을 준비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러한 흐름의 중심에 CBDC(중앙은행 디지털 화폐)와 스테이블코인(stable coin)이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기존 법정화폐나 자산에 가치를 연동시켜 가격의 급등락을 방지한 디지털 자산이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과 같은 대표적인 암호화폐가 가치 저장 수단이나 투자 자산의 성격이 강하다면, 스테이블코인은 거래와 결제, 송금 등 실물경제와 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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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와 황오, 하나된 이름으로 새로운 출발
경주 원도심에는 오랜 세월을 함께해 온 두 동네가 있습니다. 바로 중부동과 황오동입니다. 이름만으로도 시민들의 기억을 불러내는 생활공간이자, 천년 고도의 상징입니다.중부는 ‘도시의 중심’을 뜻하고, 황오는 신라 왕궁과 인접한 왕경의 핵심 공간을 가리킵니다. 두 이름에는 행정 구역을 넘어선, 수백 년 삶과 역사의 무늬가 깃들어 있습니다.장터에 울리던 흥정 소리, 학교 앞 골목길에 남은 어린 시절의 기억, 저녁 무렵 봉황대 광장에서 오가던 담소까지, 이 모든 풍경이 두 동네의 이름과 함께 시민들의 가슴속에 쌓여 왔습니다.그러나 추억만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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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임대부 분양주택 관련, 두 번의 결정적 회의 장면
#1 2022년 2월 중순경 간부회의의 풍경이다. 당시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을 발표하기 위해 간부들의 의견을 듣겠다고 하여 개최된 자리였다.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에 대한 프리젠테이션이 있었고 이에 대한 토론을 하자고 하자 甲이 부임한 지 얼마 안돼서 그런지 별다른 의견이 없었다.그런데 A는 겁도 없이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에 대한 비판을 시작했다. "분양주택이지만 토지에 임대료가 붙는 또다른 형태의 임대주택이고, 분양주택이라 취득세, 재산세 등 부동산에 붙는 온갖 세금은 수분양자가 부담하게 되니 20년동안 제세공과금을 부담하지 않는 장기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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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킬바사' 고유의 맛 그대로…영동 '소세지 대장간'
폴란드 소세지 흔히 '킬바사(Kielbasa)'라 불리는 이 소시지는 단순한 육가공품이 아니다. 폴란드인의 식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문화적 상징이자 오랜 세월을 이어온 전통 음식이다.역사적으로는 겨울을 대비해 고기를 보존하는 방법으로 만들어졌고, 훈연과 발효, 풍부한 향신료 사용으로 독창적인 맛을 지니게 됐다. 특히 마늘과 마조람 특유의 향은 폴란드 소세지를 세계 어디에서도 구별할 수 있는 정체성으로 만든다.폴란드에서는 소세지가 단순히 '반찬'이 아닌, 축제와 명절의 상징으로 자리해왔다. 부활절에 먹는 훈연하지 않은 흰 소시지(킬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