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간암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주요 암 가운데 하나입니다. 특히 B형, C형 간염과 과도한 음주, 비만이나 당뇨병으로 인한 지방간은 간암 발생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문제는 간암이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피곤함, 소화불량, 체중 감소 등 흔하고 모호한 증상으로 나타나다 보니 환자와 의료진 모두 놓치기 쉽습니다. 따라서 치료 방법 못지않게 정기 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이 가장 중요한 예방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간암의 수술적 치료
간암의 치료는 크게 수술적 치료, 국소 치료, 전신 치료로 구분됩니다. 수술적 치료의 대표는 간 절제술입니다. 이는 암이 간 한쪽에 국한되어 있고 환자의 간 기능이 충분히 유지되는 경우 시행되며, 종양을 완전히 제거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하지만 간 기능이 떨어져 있거나 간경변, 다른 합병증이 동반된 경우에는 수술 위험이 커집니다. 이런 경우 간 이식이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간 이식은 간암 치료뿐 아니라 손상된 간 기능을 동시에 회복시킬 수 있는 근본적인 치료 방법으로, Milan 기준(단일 종양 5cm 이하, 또는 3개 이하의 종양이 각각 3cm 이하, 혈관 침범·전이 없음)을 만족하면 장기 생존율이 높습니다.
■ 간암의 국소 치료법
수술이 어렵거나 종양 위치가 애매한 경우에는 국소 치료법이 활용됩니다. 대표적인 방법이 고주파 열치료(RFA)로, 종양 조직에 고주파 에너지를 가해 암세포를 괴사시키는 치료입니다. 크기가 작은 간암에서 특히 효과적이며 환자의 부담도 비교적 적습니다. 또 다른 방법인 간동맥 화학색전술(TACE)은 간암이 주로 간 동맥에서 혈류를 공급받는 특징을 이용해 혈관을 차단하고 항암제를 주입하는 치료입니다. 진행된 간암이라도 간 기능이 유지되는 경우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 간암 전신치료법
전신 치료는 진행성 간암이나 전이가 동반된 환자에게 적용됩니다. 과거에는 효과적인 약제가 많지 않았지만, 최근 표적치료제와 면역항암제가 등장하면서 치료 성적이 크게 향상되었습니다. 소라페닙(sorafenib), 렌바티닙(lenvatinib) 같은 표적치료제뿐 아니라, 아테졸리주맙(atezolizumab)과 베바시주맙(bevacizumab) 병용요법은 1차 치료에서 생존율을 유의미하게 개선했습니다. 또한 니볼루맙(nivolumab), 펨브롤리주맙(pembrolizumab) 등 면역관문억제제도 일부 환자에서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 치료 선택의 폭은 더욱 넓어질 전망입니다.
간암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환자의 간 기능과 전신 상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것입니다. 간암 환자의 상당수는 간경변을 동반하고 있어 단순히 종양 크기만으로 치료 방침을 정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간 전문의, 외과, 영상의학과, 종양내과 등이 함께 참여하는 다학제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무엇보다도 강조하고 싶은 것은, 정기적인 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이 치료 성과를 획기적으로 높인다는 사실입니다. 특히 B형·C형 간염 보유자, 간경변 환자, 과음하는 사람은 고위험군이므로 6개월마다 초음파 검사와 혈액검사(알파태아단백 검사)를 받는 것이 권장됩니다.
간암은 여전히 무서운 질환이지만, 예방과 조기 진단, 그리고 의학 발전에 힘입은 다양한 치료법으로 극복이 충분히 가능합니다.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절주와 체중 관리, 균형 잡힌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은 간암 예방과 치료 성과 모두에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정기 검진으로 간 건강을 지키고, 혹시 간암이 발견되더라도 희망을 잃지 않고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한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