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소고 

  • 기사입력 2025.08.29 11:50
  • 기자명 세계미래포럼 이사장 이영탁 
▲세계미래포럼 이영탁 이사장/전 국무총리 국무조정실장
▲세계미래포럼 이영탁 이사장/전 국무총리 국무조정실장

1. 스테이블코인이란? 

디지털 자산의 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다. 암호화폐라는 용어가 생소했던 때를 지나, 이제는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까지도 디지털 통화의 설계와 발행을 준비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러한 흐름의 중심에 CBDC(중앙은행 디지털 화폐)와 스테이블코인(stable coin)이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기존 법정화폐나 자산에 가치를 연동시켜 가격의 급등락을 방지한 디지털 자산이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과 같은 대표적인 암호화폐가 가치 저장 수단이나 투자 자산의 성격이 강하다면, 스테이블코인은 거래와 결제, 송금 등 실물경제와 밀접하게 연결된 기능을 목표로 한다. 기술적으로는 블록체인 기반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 투명한 거래 기록과 자동화된 유통 구조를 확보한다. 가치 안정성, 낮은 송금 비용, 빠른 결제 속도 등의 장점으로 인해 글로벌 금융 네트워크의 핵심 자산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국경을 초월한 화폐의 새로운 형식으로 작동하고 있다. 

이러한 스테이블코인은 단순한 기술의 산물이 아니다. 중앙은행을 비롯한 기존 금융기관의 역할에 큰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화폐에 대한 신뢰가 점차 정부나 중앙은행이 아닌, 시스템과 알고리즘으로 이전되고 있음을 상징한다. 때문에 금융당국으로서는 자신의 역할과 기능을 침해하는 막강한 상대를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2. 최근 국제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동향 

스테이블코인은 단순한 기술 실험 단계를 넘어 국가 차원의 금융 인프라로 빠르게 편입되고 있다. 특히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글로벌 디지털 유동성의 주요 축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으며, 기존 금융 시스템 안으로 편입되어 공식적인 법제화가 진행되고 있고, 미국의 통화 패권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적 수단으로도 이용되고 있다. 

미국은 최근 ‘GENIUS 법’을 통해 스테이블코인의 법적 발행 기준과 담보 요건을 제도화하였다. 스테이블코인을 국채 수요 확대와 기축통화로서의 달러의 지위 강화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적 의도가 분명히 드러난다. 미국이 이처럼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대신 달러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주력하는 것은 중국을 의식한 새로운 화폐전쟁이라는 시각이 있다. 미국의 막대한 무역적자로 인해 국채 발행 수요가 계속 늘어나는데도 중국은 국채 매입을 줄여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스테이블코인 발행이야말로 미국채 수요를 늘일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인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기존 금융기관보다는 민간 기업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예를 들어 스테이블코인 발행 1~2위 기업인 테더나 서클은 금융기관이 아니다. 양사 모두 2010년 이후 설립된 신생 기업으로서 암호화폐 관련 업무를 기반으로 한 핀테크 기업이었다. 이런 기업이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발 빠르게 움직이다 보니 변화는 급속해지는 대신 기존 금융기관이나 금융당국은 미처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제 스테이블코인은 변방의 기술이 아니라, 국가경제와 통화 전략의 일부로 본격 편입되고 있다. 단순한 결제 수단을 넘어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통화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으며, 각국은 이를 기술 주도권, 외환관리, 복지 전달 체계, 통화정책 유연성 강화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흐름의 방향성과 정책적 함의를 정확히 인식하고 거기에 맞는 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3. 한국은행의 입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스테이블코인, 특히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일관되게 신중한 태도를 견지해왔다. 분명하게 반대입장을 표시한 건 아니지만 처음부터 기술적 가능성은 인정하면서도, 은행 중심의 제한적 실험에 그쳐야 한다는 유보적 입장이다. 세계적으로 민간의 자율적 발행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그는 구조적인 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강조하며 경고 입장을 이어가고 있다. 

무엇보다도 한국은행이 금융기관을 대표하는 중앙은행으로서의 입장은 이해가 간다. 통화의 단일성 훼손과 통화정책의 무력화이다. 중앙은행의 통제 밖에서 비은행 주체들이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고 유통하게 되면, 중앙은행이 공급·조절해온 기존의 통화 체계와 별개로 또 다른 화폐 네트워크가 형성될 수 있다. 이는 금리, 유동성 등 전통적 화폐 정책 수단의 효과를 감소시키고, 경제 전반에 예측 불가능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총재는 이러한 상황을 19세기 미국의 자유은행제도와 비교하며 “화폐 질서의 기초가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또한 한국은행은 자본 통제와 외환시장 안정성 측면에서도 부정적이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국외 스테이블코인(예: USDT, USDC)과 상호 교환되는 구조로 작동할 경우, 자본의 유출입 경로가 비가시화되면서 정부의 외환 관리 능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본다. 블록체인 기반 거래의 익명성과 국경 간 이동의 용이성은 기존 규제망의 실효성을 크게 저하시킬 수 있다는 우려다. 

이러한 우려는 결국 전통적인 중앙은행 및 시중은행 중심의 금융 질서를 수호하는 시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통화 주권 훼손, 국내 자본 유출, 불법 자금 거래 확산 등의 우려는 분명 있다. 그러나 세계는 지금 테더(USDT), 서클(USDC)과 같은 비은행 민간 주체들이 주도하는 블록체인 기반 스테이블코인 체계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이들 코인은 이미 수백억 달러 규모로 발행되어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와 결제 인프라에서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탈중앙화된 구조를 통해 중앙통제를 벗어난 신뢰 기반 시스템을 실현하고 있다. 

결국 한국은행의 입장은 현행 제도권 내 안정성과 통제 가능성을 중시하는 기존 금융기관 대표의 입장을 대변한 것이다. 그러나 국제 흐름은 이미 탈중앙화, 민간 주도, 실사용 중심의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우리도 이러한 흐름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단순한 기술 실험을 넘어, 현실적인 거버넌스 설계와 제도적 수용 방안을 보다 적극적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 

4. 새로운 화폐금융시장이 오고 있다 

우리는 지금, 산업혁명 이후 지속되어온 전통적인 화폐·금융 질서가 근본적으로 재편되는 전환의 시기에 서 있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 블록체인 기반 가치 교환 시스템의 확산, 그리고 민간 주도의 화폐에 대한 실험은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기존 화폐의 본질과 금융시스템의 구조 자체에 대한 도전이자 위협이다. 

그동안의 금융 질서는 중앙은행이 화폐를 발행하고, 시중은행이 그 유통을 담당하는 위계적 구조를 기반으로 작동해왔다. 그러나 블록체인은 탈중앙화, 즉 중앙 없는 신뢰를 가능케 했고, 스테이블코인은 이러한 기술 위에 실물경제에 통용 가능한 디지털 화폐를 현실화시켰다. 

그 결과, 금융의 탈중개화, 탈국가화, 자산의 분산 소유화가 빠르게 진전되고 있다. 이는 국가가 화폐와 금융을 통해 국민경제를 조정해온 기존 체계에 구조적 재편을 요구하는 분기점이다. 

이 시점에서 분명히 해야 할 것이 있다. 이제는 화폐나 금융이라고 해서 더 이상 전통 금융기관의 전유물일 수 없다. 블록체인 기술은 신뢰의 구조를 탈중앙화했고, 스테이블코인은 이러한 구조를 통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새로운 화폐 생태계를 열었다. 이제 화폐의 생성과 유통, 심지어 그 신뢰 기반까지도 민간 주체와 기술 플랫폼이 담당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실제로 민간이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은 기존 제도권과는 전혀 다른 속도와 논리로 작동하고 있다. 송금·결제 비용이 낮고, 유통 속도는 빠르며, 국경을 초월한 접근성까지 갖춘 이 디지털 화폐는 금융 시스템의 주변부에 머물던 젊은 세대, 개발도상국, 금융 소외 계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더 나아가,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이 자체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자사의 금융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시도는 국가 통화체계의 경계를 흐리게 하고, 장기적으로는 화폐 주권이 민간 플랫폼에 잠식될 가능성마저 시사하고 있다. 

결국 우리는 지금, 화폐라는 개념 자체를 다시 정의해야 할 입장이다. 금속이나 종이, 혹은 정부의 신용 보증으로 지탱되던 화폐는 점차 사용자 간 신뢰와 기술 기반 거버넌스를 중심으로 작동하는 시스템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 흐름은 피할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이런 거대한 변화를 어떻게 통찰하고, 선제적으로 제도화하며, 우리 경제 시스템 속에 유기적으로 통합시킬 것인가이다. 지금이 바로, 그 방향성과 설계 원칙을 결정해야 할 때이다. 

5. 우리의 대응 방법 

가. 누가 발행자가 될 것인가? 

스테이블코인 발행 기관을 어디로 할 것인가는 아주 중요한 문제이다. 왜냐하면 이는 새로운 제도를 기존 제도의 연장선상에서 구축할 것인가, 아니면 디지털 환경에 적합한 전혀 다른 방식을 채택할 것인가의 선택이기 때문이다. 

우선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은행기반 모델이다. 스테이블코인을 자기 업무의 연장선상으로 보는 금융 기관의 입장이 있는데다 정부도 기존 금융 기관에 맡기는 것이 더 편할지 모른다. 

그러나 이렇게 될 경우 혁신보다는 안정성을 우선시하는 관행, 제도적 리스크에 치중하는 운영 등으로 새로운 디지털 환경에 신속하게 대처해 나가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지금 글로벌 시장에서는 민간 기업(자산 운용사, 핀테크 기업들)이 발행을 주도하는 자본시장 모델이 일반적이다. 스테이블코인의 선두 주자인 테더(USDT)나 서클(USDC)이 모두 기존의 금융 기관이 아니면서 지금 스테이블코인 시장을 잘 리드해 나가고 있다. 전통적으로 정부와 은행이 전담하던 화폐 관련 기능에 테크 기업이 저돌적으로 침투하여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우리가 앞으로 도입할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자를 어디로 할 것인지는 명백해진다. 

역사가 오래되지 않은 테크 기업이 이런 역할을 감당할 수 있는 것은 그동안 금융 환경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신용이 든든한 정부나 금융 기관이 책임을 진다고 해야 미더웠지만 지금은 특정 기관을 신뢰하는 구조가 아니라 작동하는 시스템 자체가 신뢰의 기반이 된다. 여기에는 블록체인이라는 시스템이 있다. 블록체인은 탈중앙화된 방식으로 작동하며 누구도 임의로 고칠 수 없고 모든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공개되기 때문이다. 

여기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결제 플랫폼, SK텔레콤의 AI 및 블록체인 보안기술 기반 그리고 네이버나 카카오가 보유한 핀테크를 토대로 한 간편 결제 인프라가 연합하는 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이러한 민간 연합체는 DAO(탈중앙화 자율조직) 기반 거버넌스, 공동준칙에 기반한 발행·유통 기준 마련 등을 통해 안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경우, 스테이블코인 발행 및 유통에 대한 사용자의 신뢰가 높아지면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성공적인 정착도 그만큼 빨라질 것이다. 이렇게 되면 우리가 국제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시기가 그만큼 빨라지지 않을까? 

나.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방안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도입 방식은 기존 화폐와 제도권 금융 질서에 미칠 파급효과를 충분히 고려한 단계적·실험적 접근이어야 하며, 특히 탈중앙화의 철학과도 조화를 이룰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특정 산업 또는 생태계에 한정된 목적 기반 폐쇄형 스테이블코인을 먼저 시도해볼 수 있다. 한류 콘텐츠, K-푸드, 의료관광, 지역 축제 등 외국인 대상 수요가 높은 산업에서 사용되는 디지털 원화를 별도로 발행해, 일정 유통망 내에서 결제가 가능하도록 설계하는 방식이다. 이는 스테이블코인을 단순 결제 수단이 아니라 산업 진흥 및 외화 유치 도구로 활용할 수 있게 한다. 

보다 실용적인 스테이블코인 발행 방식으로, 원화만 전적으로 담보로 삼기보다는 원화와 미국 달러를 절반씩 함께 예치하는 혼합형 구조를 고려해볼 만하다. 예를 들어, 하나의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때 원화 1,000원과 미화 1달러를 동시에 실제 자산으로 예치해 두는 방식이다. 이렇게 구성된 디지털 화폐는 사용자의 위치나 거래 목적에 따라 자동으로 결제 통화가 정산된다. 한국에서 사용할 경우에는 원화로, 미국에서는 달러로, 제3국에서는 담보 비율에 따라 통화가 혼합되어 결제에 적용된다. 해외에서 카드를 사용할 때 자동 환전이 이뤄지는 구조와 비슷하다. 

원화만 100% 예치하는 방식과 비교하면 활용 범위에서 큰 차이가 생긴다. 전적으로 원화로만 담보된 구조는 국내 결제에는 문제가 없지만, 해외에서는 통화 신뢰도나 환전 편의성 측면에서 제약이 크다. 외국 사용자 입장에선 원화 기반 코인을 굳이 사용할 이유가 부족하고, 기업 간 거래나 해외 소비자 결제에서도 활용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반대로 원화와 달러를 함께 담보로 활용하면, 국내에서는 원화를 기반으로 한 안정적 결제가 가능하고, 해외에서는 달러 결제의 범용성과 접근성이 살아난다. 두 통화를 모두 아우르는 구조 덕분에 국내 통화 주권을 지키면서도 글로벌 결제 인프라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는 장점이 생긴다. 

다만 코인의 가치가 원/달러 환율 변동에 따라 계속 움직여 스테이블하지 못한 스테이블코인이 될 우려가 있다. 그렇지만 우리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시작하는 새로운 원/달러 스테이블코인의 조기 정착과 확장성을 고려할 때 충분히 고려할 가치가 있다고 본다. (※관계법령에 이런 코인 발행이 가능한지 검토 필요) 

다. 기타 고려사항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평소 미국과 같은 무역적자국과 한국, 일본, 중국과 같은 무역흑자국은 입장이 다르다고 본다. 무역흑자국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으로 외화유입이 커질 경우, 이는 자국 통화의 절상 압력을 불러오고, 결과적으로 수입물가 상승, 수출 경쟁력 저하, 내수 경기 둔화라는 전형적인 거시경제 불균형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자국 통화 기반의 스테이블코인이 발행됨으로써, 외화 유입이 커지게 되면 외환 관리나 환율 운용에 어려움이 생기게 된다. 더욱이, 스테이블코인은 탈중앙화된 인프라 위에서 작동하기 때문에, 기존처럼 한국은행이 외환시장 개입이나 기준금리 조절을 통해 외화 유입 속도와 방향을 제어하던 방식이 구조적으로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한국은행의 전통적 통화정책 수단은 유효성이 축소되고, 원화 통화주권은 점진적으로 압박을 받게된다. 

결론적으로, 무역흑자국인 한국이 외국인들이 즐겨 찾는 스테이블코인을 도입하려면, 지금의 금융기관이나 중앙은행 중심의 방식 그대로는 안 된다. 디지털 시대에 맞는 새로운 화폐 시스템을 처음부터 다시 설계하는 준비가 필요하다. 통화 정책을 어떻게 유지할지, 환율을 어떻게 안정시킬지, 민간에서 어떻게 편리하게 쓸 수 있을지를 함께 고려하는 구조적인 접근이 중요하다. 이런 논의는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한국의 경제 주권을 지키기 위한 핵심 과제이기도 하다. 

6. 맺는 말 

스테이블코인은 더 이상 기술 기업의 실험이나 주변부 금융의 대안에 머무르지 않는다. 이제 스테이블코인은 기존 화폐 및 금융 질서를 근본적으로 재편하려는 흐름의 한복판에 있다. 

특히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세대와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은 이미 블록체인 기반의 신뢰와 속도를 전통 금융보다 선호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흐름은 되돌릴 수 없는 방향이다. 

이제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화폐와 민간이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이 병존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이를 사용하는 시민이나 기업의 입장에서는 화폐 관련 서비스의 내용이 다양해져 환영할 일이다. 그렇지만 화폐 발행 기관 간의 권력 이동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정부로서는 새로운 제도 도입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자를 누구로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어느 경우에도 각각의 장단점이 있다. 기존의 금융 기관이 발행자가 될 경우 기관의 속성상 스테이블코인 제도의 원만한 

정착이 어렵다고 본다. 그래서 결국 미국의 예처럼 민간이 발행자가 되는 수밖에 없다고 보지만 여기에도 문제는 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수요를 어떻게 모으느냐가 물론 중요하지만 그것 외에도 통화 관리의 어려움 등 여러 가지 난제가 예상된다.  

우리는 지금 새로운 화폐 질서의 문 앞에 서 있다. 곧 정부가 나서 문을 열어야 하겠지만 어떻게 여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크게 달라질 것이다. 결국 어떤 경우에도 새로운 화폐 제도의 도입은 기존 금융 체계의 근본적 재편을 불가피하게 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세계적인 흐름이고 또 개인이나 기업의 화폐 사용을 편리하게 하는 데는 이제 다른 방법이 없다는 걸 알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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