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 SNS활동으로 해외 출간 이어져

  • 기사입력 2022.08.29 13:48
  • 기자명 이진경 교수
▲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이진경 특임교수  

한국문학 최초 영어번역 작품은 ‘구운몽’임을 백과사전에서는 밝히고 있다. 구운몽은 1863년 캐나다에서 태어나 1888년 한국으로 선교 차 입국한 제임스 게일(선교사, 학자, 번역가)에 의해 1922년 출간됐다. 그를 보고 조선인들은 사람인지 귀신인지 모르겠다고 할 정도로 낯설어했다고 한다. 그러나 부모님에게 편지를 쓰고 싶다는 말에 '부모가 있고 공경할 줄 알다니 우리와 같은 사람이다'라는 공감대가 생겨 경계하는 분위기가 누그러졌단다. 

그가 한 일은 1890년 조선인들에게 영어를 가르쳤고 한국 최초 <한영사전>을 간행했다. 또한 <춘향전>, <구운몽>을 영역하여 영어판으로 출간해 세계에 한국의 언어·풍습 등을 널리 알렸다. 현재 1922년을 기점으로 100여 년 만에 구운몽은 네덜란드어 중국어 일어 이탈리아어 루마니아어 체코어 프랑스어 베트남어 러시아어 스페인어 10개 언어로 번역이 됐다. 

한국인에 대해서 게일은 이렇게 말한 것으로 전해온다. “한국인은 우리 근대 문명과 아주 다른 어떤 경이로운 세계, 그 정신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세계에 외따로 살고 있다. 나는 이런 한국 정신의 세계에 공감하는 마음으로 들어가기 위해 30여 년 동안 공부해왔다. 그럼에도 난 여전히 이방인이다. 하지만 내가 이런 고대 한국 문명을 파고들면 들수록, 나는 더욱더 그것을 존경하게 된다.”라고 자신의 소견을 피력했다.

세계화라는 말이 일상적인 단어가 된 현재 k-팝, 영화, 스포츠 등 대중문화나 스포츠로 인한 한류 바람은 거세다. 하지만 한국문학은 여전히 아름다운 세계에 외따로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 왜냐하면 한국문학 세계화는 번역이라는 통로를 거치지 않으면 우수한 한국문학의 창조적 성취가 세계문학의 일원이 되기에는 한계를 보이기 때문이다.

정부에서는 문학작품을 외국어로 번역하여 수출하는 일이 개인에게 버거운 일이므로 한국문학번역원에서 번역 사업이 이루어지도록 지원하고 있다. 한국문학번역원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총 23개 언어권 183건이 번역되어 해외에서 출간됐다. 해마다 해외 출간 작품은 늘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문학의 번역환경은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 열악하다. 번역가 양성으로는 그 많은 문학작품들을 해외 출간하고 수출하기에는 역부족이라 할 수 있다. 

그에 대한 대안은 SNS, 소셜미디어 전성시대에서 밴드,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트위터 등 사회관계형 서비스(SNS)를 활용하는 방안이다. 맘만 먹으면 세계인과 친구가 될 수 있고 각자 관심 분야의 사람들과 정보를 공유하며 자신의 역량을 펼칠 수 있는 기회가 내 손안에 있다. 

SNS를 통해 어느 작가는 한국문학의 체계적 소개에 대한 요구에 영어로 소통하며 그렇게 맺은 인맥 가운데 직접 번역을 돕겠다는 인연들을 만나 해외에서 직접 출간하고 있다. 최근 카메룬에서 출간한 한국작가 김완서 작품의 번역 시집이 페이스북에서 만난 시인겸 번역가와 저널리스트의 대담으로 카메룬 TV에서 방송되기도 했다. 

SNS에서 세계적인 작가들과 함께 활동하며 언어의 벽을 헐고 우수한 한국 작가라는 점이 증명되고 세계 문학상에 한국인 작가 이름을 자주 올릴 수 있어 가능한 일이다. 어떤 작가의 어떤 작품이 어떤 언어권에 소개됐는지에 대한 객관적 자료화가 시급하다. 한국문학번역원 김성곤 원장은 ‘제대로 된 번역가’와 한국문학의 세계화 가속화를 위해서는 우수한 번역 전문가 양성과 체계적 정보공유가 필요하다고 했다. 

어떻게 개인적 해외 문학활동 사항을 알릴 수 있을까는 문인단체에서 체크하고 공유하면 될 일이다. 한국 작가로서 한 개인의 판권 계약과 몇 개의 언어로 번역되는지, 아마존에서 베스트셀러에 어떻게 오르는지 문인들이 소속된 단체들의 관심이 무척 중요하다. SNS를 통해 좁은 사회의 울타리에서 벗어나 한국문학 세계화의 방향성을 제시하며 문학의 해외수출 한 단계씩 비약시키는 마중물이 되고 있는 작가들을 발굴하여 환영하고 지원해야 한다. 한국문학의 한류화야말로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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