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 일본을 따라 갈 것인가?

  • 기사입력 2022.09.17 22:11
  • 기자명 김재철 객원칼럼리스트

              

▲ 행복금융연구원 김재철 원장(경영학 박사), 전 농협저축은행 부사장  

최근 부동산시장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전대미문의 거래절벽과 미분양아파트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한국 부동산시장이 일본을 따라갈 것인지를 놓고 낙관론과 비관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비관론자들은 인구통계나 경제 현상 등이 시차를 두고 일본을 따라가고 있기에 한국 부동산시장도 일본처럼 침체의 늪에 빠질 것으로 전망한다. 반대로 낙관론자들은 주택 형태와 거래회전율 등 양국 간 차이점이 많아 일본과는 다른 길을 갈 것으로 예상한다. 

 먼저 일본의 부동산시장 현황을 살펴보자. 일본의 3대 도시(도쿄, 오사카, 나고야)의 택지가격 추이이다. 1982년 100을 기준으로 했을 때 부동산 버블이 심했던 1990년대에는 270까지 상승했다가 부동산 버블이 꺼지면서 6대 도시 평균지가는 고점 대비 60% 하락했다. 

이렇게 일본 부동산가격이 장기침체에 빠진 원인은 크게 3가지로 설명되고 있다. 첫째는 인구 결정론이다. 생산가능인구(15세~64세)감소에 따른 주택수요 감소로 장기침체에 빠졌다는 논리이다. 둘째는 공급과잉론이다. 지진으로 내진설계가 미흡한 중고주택에 대한 불신감이 높아 신축주택을 선호하게 되고, 경제 침체기임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주택공급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일본 부동산경기가 장기침체를 겪고 있다는 주장이다. 셋째는 정책실패론이다. 부동산 버블이 붕괴한 1990년대 일본의 총리는 7명이나 바뀌면서 일관된 정책 추진이 불가능하였다. 특히 1985년 플라자합의 이후 환율변동에 대응하기 위한 일본중앙은행의 실패한 통화정책과 기업들의 무분별한 부동산투자도 주요한 원인이다. 

이번에는 일본의 총 주택 수와 빈집 추이를 살펴보자. 2018.10월말 기준 일본의 빈집은 846만 호로 총 주택 6,242만 호 중 13.6%이며, 노무라 경제연구소는 2033년에 30.4%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빈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일본의 지자체들은 빈집 정보를 웹사이트에 게재해 매수와 매도를 도와주는 빈집은행(아키야 뱅크, 空き家バソク)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에는 한국의 부동산 시장이  일본을 따라 갈 것인를 인구 통게학적 관점에서 살펴보기로 하자. 한국 의 부동산 시장 여건은 일본과는 어떻게 다른가? 2017년 한국은행은‘인구고령화가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에서 다음과 같이 한국과 일본의 부동산시장을 분석했다. 두 나라는 시차를 두고 닮은 점도 많지만 주택 형태와 담보비율 등 차이점 또한 많이 있다.

한국은행은 이 보고서에서 인구고령화가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으로 ① 중장기 주택수요 증가세 둔화 ② 중소형 주택 및 아파트에 대한 선호는 지속 ③ 월세 중심의 임대차시장 구조변화를 들고 있다. 이울러 한국의 부동산시장은 주택자산의 처분 및 임대 등이 상대적으로 용이하여 은퇴 가구의 유동성 확보 측면에서도 유리하기 때문에 주택가격의 급격한 조정 가능성은 제한적이며, 인구 고령화에 대비하는 다각적인 대책과 논의들은 필요하다고 했다.

KDI는 ‘인구 고령화와 주택시장’이라는 보고서에서 총인구가 감소할 때 총 주택수요도 감소하며, 장기적으로 주택시장의 성장에 한계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인구 고령화와 저성장은 주택공급의 원활한 조정이 필요함을 시사해준다고 했다.

한국은행 보고서가 나온 2017년 이후 최근 몇 년간 가격이 급등한 한국의 부동산시장도 일본의 부동산 거품 붕괴처럼 향후 가격 변동 위험이 존재한다는 것에는 대부분 동의할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저출산 인구 고령화에 따른 지방소멸과 수도권 인구 집중 등으로 부동산시장의 양극화(수도권 vs 지방, 도심 vs 변두리)는 앞으로도 계속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총인구 감소는 2030년까지는 완만히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고,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있어 주택수요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으로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2040년 이후부터는 급속히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총인구 감소가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클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투자 대가 하워드 막스는 미래에 어떠한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른다고 했다. 그러나 경제변수 중 예측의 정확도가 가장 높은 변수가 인구이다. 인구통계학적 관점에서 살펴본 한국 부동산시장은 최근의 금리 인상과 맞물려 비관적 전망이 우세하다고 생각한다. 장래인구 추계 및 시장금리 동향 등을 지속 관찰할 필요가 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공정사회
경제정의
정치개혁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