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움받을 용기'를 가져야

  • 기사입력 2022.10.13 18:44
  • 기자명 김재철 객원칼럼리스트
▲ 행복금융연구원 김재철 원장(경영학 박사), 전 농협저축은행 부사장   

심리학 중 '아들러 심리학'은 오스트리아 출신의 유대계 의사이며 개인심리학의 창시자인 알프레드 아들러가 창시한 심리학으로 개개인의 특성에 맞춘 개인심리학이다. 아들러는 프로이트, 융과 함께 ‘심리학의 3대 거장’으로 알려져 있으며, 데일 카네기, 스티븐 코비 등 자기계발의 대가로 알려진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주어 ‘자기계발의 아버지’라고도 불린다. 그는 “인간은 누구나 변할 수 있고, 누구나 행복해질 수 있으나, 그러기 위해서는 미움 받을 용기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러한 아들러 심리학에 감명을 받은 일본의 철학자인 기시미 이치로와 베스트셀러 작가인 고가 후미다케가 아들러의 심리학을 대화체로 기술한 책이 ‘미움 받을 용기’이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 다른 사람의 기대를 만족시키기 위해 살지 마라. 다른 사람이 아닌, 나 자신을 위한 인생을 살아라. ② 과제를 나의 과제와 타인의 과제로 분리하여 타인의 과제는 과감히 버려라. 자식 공부 문제는 나의 문제가 아니고 자식의 문제이다 ③ 다른 사람으로부터 인정받기를 원하는 욕구를 버려라 ④ 진정한 자유란 타인으로부터 미움을 받는 것이다 ⑤ 칭찬은 자기보다 능력이 뒤떨어지는 상대를 조정하기 위한 것이다. 칭찬받는 것이 목적이 되어 버리면 결국 타인의 가치관에 맞춰 삶을 선택하게 된다. 

인간은 사회적 존재이기에 아들러는 ‘인간의 고민은 전부 인간관계에서 비롯된 고민’이라고 말한다. 어떤 종류의 고민이든 반드시 타인과의 관계가 얽혀있기 마련이고,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인간관계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모든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이길 원하는 사람은 타인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진정 자유로워지고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미움 받을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프랑스 대통령인 마크롱은 고등학교 시절에 학교 은사였던 브리지 트로뉴를 좋아하게 된다. 이를 알게 된 마크롱의 부모님은 마크롱을 멀리 떨어진 학교로 전학을 보내게 되는데 이 때 마크롱은 트로뉴에게 “반드시 돌아와 당신과 결혼을 할 것”이라고 했다. 세월이 흘러 트로뉴는 2006년에 이혼을 하고, 마크롱이 30살 되던 해 두 사람은 결혼을 하게 된다. 나중에 기자가 트로뉴에게 어떤 생각으로 마크롱과 결혼을 할 생각을 했느냐고 물었을 때,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내 인생을 놓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대답했다. 어찌 보면 이것이 진정 미움 받을 용기인지도 모른다.    

노후에 직면하게 되는 자식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미움 받을 용기가 필요하다. 여기서 자식위험이란 가진 재산을 일찍 자식에게 물려주고, 노후에 자식으로부터 부양을 받지 못하여 어려운 노후생활을 보내야 하는 위험 등을 말한다. 우리나라 부모만큼 자식에게 올인하는 나라도 별로 없을 것 같다. 노후에 빠지기 쉬운 착각 중 하나가 ‘자식이 나의 노후를 책임져 줄 것이다’이다. 이미 자식은 부모 품안에서 온갖 재롱을 피우면서 효도를 다했다. 투자 차원에서 생각해보면 과거 여러 명의 자식을 둘 때가 분산투자라고 한다면, 지금과 같이 한 명만 낳는 시대는 몰빵 투자라고 볼수 있다. 하나 뿐인 자식에게 올인을 했다가 뜻대로 되지 않으면 부모와 자식 모두가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된다.   

우리나라 말에 ‘분가(分家)’라는 말이 있다. 자식이 결혼을 해서 살림을 나가는 것을 우리는 분가한다고 한다. 네이버 지식백과에는‘본가에서 분리하여 새로운 일가를 창립하는 신분행위’라고 했고, 국어사전에는 ‘가족의 한 구성원이 주로 결혼 따위로 살림을 차려 따로 나감’이라고 했다. 이 말은‘결혼을 하여 분가한 자식은 더 이제 가족이 아니라 독립된 별도의 가족이다’라는 의미이다. 결혼한 자식을 대하는 이런 마음가짐이 바로 미움 받을 용기이다. 유일한 노후자금인 퇴직금을 자식 사업자금으로 안 주는 용기와 장성한 미혼 자녀의 귀환을 막는 용기도 미움 받을 용기라 하겠다. 

노후설계 강의를 할 때 꼭 하는 질문이 있다. “만약 여러분들에게 3박 4일 무료 해외여행 상품권이 주어졌는데, 조카 결혼식과 겹친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강의를 듣는 사람들의 성별과 연령에 따라 다소의 차이는 있지만, 조카 결혼식인 경우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료 해외여행을 간다고 대답한다. 이번에는 질문을 바꾸어 부모님 제삿날과 겹친다면 어떻게 하실 것이냐고 물어보면 부모님 제삿날에도 해외여행을 간다고 응답하는 비율이 절반 정도는 나온다. 이 질문에 정답은 없다. 내 마음속에 진정 무엇을 원하느냐가 중요하다. 남으로부터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를 버리고. 진정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용기가 바로 미움 받을 용기이며, 노후에 꼭 갖추어야 할 중요한 마음가짐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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