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가 막힌' 이태원 참사… 통렬한 사회적 반성 있어야

"군중 압사 사고는 전형적인 후진국형 인재...치욕적인 사건"

  • 기사입력 2022.10.31 23:06
  • 기자명 한국NGO신문
▲ 믿기지 않는 참사가 발생한 이태원 사고 현장. 폭 4m에 길이 45m 정도. 여기서 핼로윈 축제를 즐기던 200여명이 사상자가 발생하는 어처구니가 없는 사고가 발생했다.[연합뉴스]

세계 10위 경제대국 대한민국의 수도 한복판에서 믿기 어렵고 기가 막힌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29일과 30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골목길에서 핼러윈을 앞두고 한꺼번에 몰려든 인파로 대형 압사사고가 발생해 155명이 숨지고 150명이 넘게 다쳤다. 부상자 가운데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가 추가로 나올 가능성도 있다. 다른 사고도 아니고 군중 압사 사고는 전형적인 후진국형 인재라고 할 수 있는 치욕적인 사건이다.

대형 참사가 발생한 이태원 골목길은 평소에도 자유롭고 국제적인 분위기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붐비는 곳이다. 올해는 특히 코로나 유행 이후 처음으로 거리 두기 없이 핼러윈 맞이 대규모 행사가 열리면서 마스크를 쓰지 않고 축제를 즐기려는 젊은이들이 몰려들었다. 참사 직전 촬영된 영상에는 다양한 핼러윈 복장을 한 사람들이 폭이 좁은 경사로를 빽빽이 메운 모습이 나온다.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감지한 인근의 클럽 관계자들이 문을 열고 가게 내부로 피신하도록 유도하고, 인근 발코니에 있던 사람들이 인파 속 젊은이를 위로 끌어올리며 대피를 도왔지만 인파 중 일부가 넘어지자 도미노식으로 쓰러졌다. 선 채로 짓눌린 피해자도 있었다. 축제의 거리가 순식간에 죽음의 길이 돼버렸다. 3년을 기다렸던 축제가 시작도 하기 전에 지옥이 돼버렸다. 

아비규환의 현장에서 간신히 살아 돌아온 생존자들과 사고를 당한 유가족들은 희생자들이 안치된 병원에서 맞붙잡고 통곡하고 있다. 실종 신고 접수 센터가 마련된 서울 한남동 주민센터에서는 연락이 닿지 않는 자녀의 무사귀환을 기다리는 부모들이 속을 까맣게 태우고 있다. 30일 오후까지 4000건 넘는 실종 신고가 접수됐다.

이번 사고는 우리 사회가 하드웨어는 선진국이더라도 소프트웨어는 후진국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인정해야 한다. 시민 안전이 최우선 가치로 여겨지는 선진 사회는 정부와 공권력의 힘만으로 실현되기 어렵다. 소중한 젊은이들을 어처구니없는 사고로 보낸 데 대해 사회 전체의 처절한 반성과 함께 시민의식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지금은 국가애도기간이다. 모든 정부 부처와 관공서에는 조기가 내걸렸다. 이번 참사와 관련해 근거 없는 소문을 퍼뜨리며 정략적으로 악용하려는 세력들이 있다고 한다. 조작과 선동을 통해 국정 문란, 정부 무능으로 몰아가는 옳지 않다. SNS를 활용해 이번 사고를 대통령 퇴진 운동으로 연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대해 국민들은 분별력을 보여야 한다.

지금은 사고 수습에 마음을 모아야 할 때다. 희생자들의 유족 지원과 부상자 치료가 최우선 과제다. 그럼에도 하도 안타깝고 답답해서 묻는다. 3년 만의 노 마스크 핼러윈 축제를 맞아 이태원에 인파 10만 명이 몰려들 것이라는 예측과 보도들이 있었다. 특히 사고 하루 전날에도 인파가 몰리면서 유사한 사고가 여러 차례 발생할 뻔했다. 그런데도 제대로 된 예방조치가 없었다. 무엇보다 국민의 안전을 지도해야 할 경찰이 사고 당시 별로 안보였다. 그 많은 경찰은 다 어디에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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