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라이딩 또는 걷기운동을 위해 안양천에 나가보면 많은 사람들이 안양천 고수부지에 설치된 파크골프장에서 파크골프를 즐기는 모습을 보게 된다. 바람직한 노후생활을 보내고 있는 것 같아 덩달아 나도 기분이 좋아진다.
한국의 중년은 여가 활동을 어떻게 하고 있을까? 통계청의 ‘2021 사회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조사대상자 중 60세 이상 중년의 경우 주말이나 휴일에 하는 여가 활동으로 TV와 유튜브 등 동영상 시청이 54.7%, 휴식이 22.2%이고, 취미와 자기 계발은 4.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앞으로 하고 싶은 여가 활동은 1위가 관광 활동으로 42.6%, 2위가 동영상 시청으로 15.7%를 차지 했다. 노후에 다양한 취미활동을 하고 싶으나, 경제적 여건과 열정 부족 등 여러 가지 사유로 대부분의 사람이 하고 싶은 여가 활동을 못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은퇴 후 노후생활에 취미가 왜 필요할까? 은퇴 후 주어지는 많은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막막해하는 시간 위험을 줄이는 방법으로 취미생활을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다양한 취미활동을 즐기면서 노후생활을 건강하고 열정적으로 보낼수록 더 오래 건강하게 살 수 있다. 반대로 스스로 해야 할 일을 찾지 못하거나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느낄 때 우울증에 걸릴 수도 있고, 신체의 노화현상을 촉진할 수도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하고 싶은 취미생활이나 일을 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또한 나이가 들수록 가만히 앉아만 있는 것은 건강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신체활동 시간을 늘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취미생활을 즐기기 위해서 어디로 가야 할까? 우리나라는 복지제도가 매우 잘 갖추어져 있다. 집 가까운 곳에 있는 복지관, 구청, 시청, 주민자치센터, 대형마트 문화 교실 등을 이용하면 된다. 이 외에도 도서관과 박물관 등에서도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니, 우리 주변에 있는 다양한 기관들을 활용한다면 적은 비용으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이번에는 취미활동 선택 시 고려사항에 대해서 살펴보자. 첫째, 가능하면 부담스럽지 않은 선에서, 돈이 많이 들지 않으면서, 내가 사는 주거지 근처에서, 언제든지 할 수 있는 취미가 좋다. 둘째, 이왕이면 가족이나 배우자와 함께 할 수 있는 취미활동을 선택하라. 특히 배우자와 동일한 취미활동을 한다면 부부지간에 공통적인 관심사가 생기면서 부부관계가 훨씬 부드러워질 것이다. 골프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부부가 같이 스크린골프를 즐기는 것도 추천할 만한 노후 취미 활동 중 하나이다.
셋째, 본인의 체력과 나이 등을 감안하여 취미활동을 선택하라. 무리한 취미활동은 건강에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수 있고, 지속적인 취미활동이 어렵다. 넷째, 취미생활을 2~3가지 병행하라. 취미활동을 한 가지만 하게 되면 쉽게 싫증을 느낄 수 있다. 따라서 낮에는 자전거 라이딩을 즐기고, 저녁에는 서예를 한다든지, 또는 낮에는 스포츠댄스를 즐기고 저녁에는 바둑을 두는 등 2~3가지 취미활동을 병행하는 것이 시간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의 하나이다. 다섯째, 이 세상에서 모든 사람에게 가장 좋은 취미는 없다.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고, 건강 상태와 체력 등이 다르기 때문에 본인에게 맞는 취미를 선택하면 된다. 남들이 장에 간다고 지게 지고 장에 갈 필요는 없다.
여섯째, 취미생활을 통하여 약간의 경제적 수입이 생기면 금상첨화이다. 노후에 하게 되는 취미생활의 끝판왕은 Hobby To Job 족(族)이라 하겠다. Hobby To Job 족(族)은 재취업 또는 이직 대신 전문성을 가진 취미를 인생의 두 번째 직업으로 연결하여 수익을 창출하는 형태를 말한다. 이들에게 취미란 자신이 가장 좋아하고 가장 잘 할 수 있는, 가장 자신 있는 일을 업(業)으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경제적 독립은 물론 의미 있는 노후를 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은퇴 후 시간 위험에 대처하는 최고의 방법이라 하겠다.
취미를 직업으로 삼기 위해서는 수익성과 더불어 지속성이 있어야 한다. 만약 등산을 좋아한다면 숲 해설가를 하면 된다. 숲 해설가는 숲을 찾아오는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숲을 체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이다. 손재주가 있고 내 손으로 직접 무엇을 만드는 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목공예를 추천한다. 자신만의 브랜드가 걸려있는 공방에서 따뜻함과 사랑이 느껴지는 소품을 만들어 가족들에게 선물을 할 수도 있다. 내가 아는 지인은 은퇴 후 서각(書刻)에 관심을 가지고 블로그 등을 통해 자신만의 서체와 솜씨를 발휘하면서 취미생활을 경제적 활동으로 연결하고 있다.
그럼 어떻게 하면 취미를 직업으로 연결할 수 있을까? 첫째, 가족과 지인들을 대상으로 시작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무리 전문성을 가지고 있고, 자신이 하는 일에 자신감이 있더라도 이를 믿고 구매하고 관심을 두는 소비자가 없다면 직업으로 이어지기가 어렵다. 따라서 자신의 취미생활 활동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봐 온 가족 또는 지인들을 대상으로 샘플 판매와 기호 테스트 등을 먼저 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즐거움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 네이버 국어사전에도 ‘취미’란 ‘전문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즐기기 위하여 하는 일’이라 정의하고 있다. 취미의 가장 큰 장점은 즐길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이다. 즐거운 일을 할 때 힘이 들지도 않고,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몰입할 수 있게 된다. 셋째, 전문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아무리 취미이더라도 꾸준한 연습을 통해 자신만의 비결과 차별성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영국 속담에“모든 사람은 각기 다른 취미가 있다. 취미는 설명할 방법이 없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취미의 종류는 무궁무진하며, 다양한 취미활동이 있다는 뜻이다. 또한 영국의 윈스턴 처칠 경은 “진정으로 행복하고 안정된 삶을 누리려면, 적어도 2~3가지의 취미는 갖고 있어야 하며, 그것도 가식이 아닌 아주 진솔한 것으로 지니고 있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하였다.
돈이 있어야만 취미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고자 하는 열정과 이를 뒷받침해주는 건강만 있다면 얼마든지 취미생활을 할 수 있다고 본다. 인간관계가 점점 줄어들게 되는 은퇴 이후에는 자신에게 알맞은 취미생활이야말로 진정한 진짜 친구가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