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징용, 한국과 일본은 다른 꿈을 꾼다!

  • 기사입력 2023.03.18 17:24
  • 최종수정 2023.04.08 22:04
  • 기자명 황도수 객원 칼럼니스트
황도수 건국대 교수, 한국미래회의 선임위원, 전 경실련 상집위원장
황도수 건국대 교수, 한국미래회의 선임위원, 전 경실련 상집위원장

윤석열 한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2023년 3월 16일 정상회담을 가졌다. 회담에 앞서, 윤 대통령은 강제징용 ‘제3자 변제안’을 발표해서 정상회담을 미리 준비했다.

두 나라는 확실히 달랐다. 한국의 꿈과 일본의 꿈은 확연히 달랐다. 한국은 평화를 꿈꾸고, 일본은 침략을 꿈꾼다. 한국은 허심탄회한 대화를 원하고, 일본은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협상을 바란다.

대화 내용은 엇박자이었다. 한국 대통령의 기조는 얼어붙은 ‘현재’의 한일관계를 조속히 회복하자는 것이었고, 일본 총리의 기조는 ‘1965년 국교 정상화’에 기초한 한일관계를 그대로 계승 발전시키자는 것이었다.

엇박자일 수밖에 없다. 한일 대화에는 일제 식민지 문제가 중심에 있기 때문이다. 일제 식민지는 지금은 바꿀 수 없는 과거의 실제이고 존재다. 그러나, 그것을 바라보는 관점은 한국과 일본이 현저히 다르다.

일본은 2차세계대전 패전 이후 ‘평화헌법’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일본의 속내는 다르다. 한국과 중국을 다시 침략하길 원한다. 어떤 국가가 다른 국가를 침략하는 것은 불법이나 위법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일제 식민지 문제는 국가 대 국가의 전쟁이 초래한 결과일 뿐, 부정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이런 논리에 따라 일제 식민지에서의 일은, 일본 국가가 일본 영토에 있는 사람들에게 시행한 공권력 행사이었다고 말한다. 당시 국가의 권력 행사이었으니, 새로운 국가인 대한민국이 왈가왈부할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한일문제는 1965년 국교 정상화에서 모든 것이 해결되었다고 말한다.

반면, 한국은 평화를 원한다. 한국과 일본이 서로 존중하는 주권국가로 평화롭게 살아가길 원한다. 일본이 다시는 한국을 침략하지 않길 바란다.

그래서, 대한국민은 일본이 일제 식민지 문제에 대해서 진정하게 사과하길 요구한다. 이 사과는 과거 잘못을 시인하는 문제를 넘어설 수밖에 없다. 앞으로도, 일본이 한국 침략전쟁을 일으켜서는 안 된다는 진정성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침략전쟁으로 생기는 인권침해가 또 생겨서는 안 된다는 진실성이 중요하다. 국가 대 국가의 문제라는 이론으로, 다른 나라 국민의 인권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소망이다.

이런 관점에서, 대한국민은 일본이 아직도 사과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일본이 ‘유감입니다, 유감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한 뒤 야스쿠니 신사에 봉헌, 참배하는 것을 보면서 일본이 아직도 한반도 침략의 꿈을 버리지 않았음을 확신하기 때문이다. 사과한다는 일본의 말에서, ‘평화의 진정성’ 속내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1970년 서독 총리 빌리 브란트가 폴란드 바르샤바 추모지에서 무릎을 꿇었던 진정성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갈등 속에서 윤 대통령은 대한국민의 정서, 바램, 소망, 기원을 넘어서는 일본외교를 했다. 바야흐로 현재 진행형인 미국과 중국의 전쟁 속에서, 한미일 관계를 미래로 연결하는 외교·국방을 구상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 비난을 감수하고 시행한 행보였다. 실제로 윤 대통령의 강제징용 해법에 대해 국민의 60%는 반대하고, 40%만 찬성한다. 이번 정상회담 이후, 국민은 윤 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해 부정 평가를 늘리고 긍정 평가를 줄였다. 부정 평가가 다시 60% 내외에 다다르고 있다.

이런 여론으로 표현된 국민의 판단이 옳은가? 윤 대통령의 국정 구상이 옳은가? 이번 정상회담 이후 일본은 강제징용 문제를 넘어서 은근슬쩍 위안부 문제, 독도문제도 꺼내 들었다. 빚 독촉하는 분위기다. 한국이 오히려 채무자가 된 느낌이다. 아예 이번 기회에, 대한민국이 일본에 대해서 꺼내 들 수 있는 외교 카드를 모두 없애려는 듯하다.

대한민국이 일본 외교에서 꺼내 들 수 있는 카드는 어떤 카드이고, 몇 장이나 될까? 위안부 카드, 강제징용 카드, 독도 카드, 반도체 카드 등? 외교는 머리싸움이다. 현실에 안주해서 눈앞의 콩알을 주워 먹기에 바쁜 무능 정치인들은 쉽게 볼 수 없는 카드 게임이다. 미중 전쟁 속에 자리 잡은 한일관계를 허투루 흔들 일은 아니다. MZ세대의 정치인들은 미래를 준비하는 공부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

황도수 건국대 교수, 한국미래회의 선임위원, 전 경실련 상집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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