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는 소신이다!

  • 기사입력 2024.01.01 18:04
  • 최종수정 2024.01.01 18:05
  • 기자명 황도수 전 경실련 상임집행위원장
▲전 경실련 상임집행위원장 황도수 교수
▲전 경실련 상임집행위원장 황도수 교수

2024년 새해가 밝았다. 청룡의 해를 맞아, 대한민국이 푸른 물을 만난 용처럼 힘차게 차고 오르는 한 해가 되길 소망한다. 대한민국 운명의 중심에 정치가 있다. 정치의 핵심은 무엇인가?

정치는 소신이다. 소신은 굳게 믿는 바이고, 굳게 생각하는 바이다. 소신은 어떤 외압에도 굴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힘이다. 사회의 비난과 빈축 속에서도 굽히지 않는 강직함이고, 둘레를 맴도는 추종 세력들의 아첨에도 흔들리지 않는 꿋꿋함이다.

당연히, 소신은 자기 개인의 욕심을 넘어선다. 개인의 경제적 이익과 국가이익이 부딪칠 때, 소신은 코앞에서 어른거리는 경제적 부귀를 거부하는 단호함이다. 어둠 속에서 은밀하게 건네는 뇌물이 5천만 국민에게 얼마나 큰 손해를 입히는지를 계산하는 지혜다. 그리고 그 지혜로 뇌물을 거부하는 강단이다. 

소신은 권력 속에서도 술 취하지 않는 각성이다. 제멋대로 권력을 휘두르면서, 많은 사람 위에 군림하려는 만용이 어리석다고는 판단이다. 그 판단으로 만용을 억누르는 결단이다. 소신은 정치가 권력을 휘두르는 게 아니라, 정책을 시행하는 것이라는 깨달음이다. 직업에서, ‘직’이 아니라, ‘업’이 우선이라는 고백이다. 5천만 국민의 미래를 위한 정책에 대한 투철한 소명 의식이다.

그래서 소신은 올바름이다. 소신은 권력으로 아무거나 결단만 하면 올바르다고 주장하는 독선, 독불장군이 아니다. 아무거나 결정하면, 잘될 것이라는 요행도 아니다. 소신은 올바름에 확실한 기준이 있다는 선언이다. 그 올바름의 기준이 5천만 국민 전체의 미래라는 엄숙한 경배다. 우리 헌법 전문이 보여주듯이, “우리들과 우리들 자손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영원히 확보”하는 정책에 대한 헌신이다.

이처럼 소신은 우리들과 우리들 자손의 문제이므로, 5천만 국민에 대한 무한 사랑이다. 대한국민이 스스로 가라앉는 오늘날 현상에 대한 애끓는 피 토함이다. 만연한 저출산 현상은 국가에 내 자식을 맡길 수 없다는 개개 국민의 판단 아닌가? 오늘날 당연시되는 청년실업은 국가 미래인적자원을 저버리는 현상 아닌가? 

그리고 세계사를 가르치지 않는 초중고교 교육은 우민화 교육 아닌가? 이미 1919년 3·1운동 때에도 세계사 흐름을 읽어서 조선의 군주주권을 버리고, 대한국민의 국민주권을 선언했고, 근대와 현대의 차이를 구분해서 근대 자유방임주의와 공산주의 모두를 거부하고 현대 복지주의를 선언했건만, 국사를 가르친다는 핑계로, 그리고 공부하기 어렵다는 것을 핑계로 세계사 교육을 포기하는 오늘날 우리 교육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교육은 어렵다고 가르치기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어려운 것을 쉽게 이해시키는 방법을 개발하는 것 아닌가?

끊임없이 제기되는 문제들 앞에서, 소신은 대화하는 열린 마음이다. 소신은 고집불통일 수 없다. 소신은 자기 아집이 아니다. 소신은 객관적으로 올바른 것에 대한 믿음이고, 그것에 대한 굳은 생각이지만, 인간의 한계를 고백하는 솔직함이다. 완벽할 수 없으니, 대화 상대방을 찾아 끊임없이 대화하겠다는 겸허함이다. 바람직한 결정은 대화와 토론에서 나온다는 소망이다. 그러니 소신은 민주주의에 대한 소신이다. 개개 국민 인간의 존엄과 가치에 대한 소신이다.

대한민국의 정치는 5천만 국민을 위해서 존재한다. 나를 위해서도, 어떤 정치인을 위해서도, 어떤 정당을 위해서도, 어떤 파벌을 위해서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정치의 본령은 소신이다. 그 소신으로 국민에 대해 책임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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