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볼의 평균 구속이 시속 160㎞에 육박하는 일본인 투수 사사키 로키가 다저스를 선택했다.
다저스는 이번 겨울 충실한 전력 보강을 진행하며 21세기 최초의 월드시리즈 2연패를 향해 착실하게 전진하고 있다. 사이영상 2회 수상에 빛나는 왼손 투수 블레이크 스넬을 잡았고, 중심타자 테오스카 에르난데스, 불펜의 핵심 블레이크 트라이넨, 내외야가 두루 가능한 토미 에드먼과 재계약에 성공했다. 내야 유틸리티 자원 김혜성도 잡았다. 다저스는 20일(한국시각) 리그 정상급 왼손 구원투수 태너 스캇과도 4년 7200만 달러 계약에도 합의했다.
다저스는 올 시즌 오타니, 야마모토에 이어 사사키까지 일본 국가대표 투수 3명이 포함된 6인 선발 로테이션을 가동할 전망이다. 오는 3월 일본 도쿄 개막전을 기다리는 일본 팬들에게 더 많은 볼거리를 안겨준 셈이다.
다저스의 국제화 전략은 이미 30년 전부터 시작됐다. 필자는 1996년 다저스 구단의 인턴으로 1년간 근무한 적이 있다. 당시 ‘Broadcasting and Publication’이라는 부서에서 일하면서 다저스 구단 소식지 ‘Dodgers Magazine’을 발간하는 업무를 도왔는데, 선발투수 6인방의 국적이 모두 다른 ‘인터내셔널 로테이션’을 구축했다는 기사를 냈던 기억이 난다.
당시 다저스는 일본인 투수 노모 히데오, 멕시코 출신 이스마엘 발데스,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 라몬 마르티네스와 페드로 아스타시오, 미국인 톰 캔디오티, 그리고 한국의 박찬호가 다국적 선발투수 군단을 형성했다.
피터 오말리 구단주도 일찌감치 국제적인 감각이 뛰어났다. 일본은 물론 한국에도 절친이 많았는데,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의 구단주 중 가장 먼저 아시아 시장에 눈을 돌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 덕분에 다저스는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에서 최고의 인기 구단이 됐다. 이번 오프시즌 김혜성과 사사키가 다른 구단의 더 좋은 제의를 뿌리치고 다저스를 선택한 것은 그동안 쌓아왔던 다저스의 오랜 투자의 결실이라고 볼 수 있다.
2024년 월드시리즈의 TV 시청률은 7.3%로 2020년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평균 시청자 수도 1510만 명으로 최근 7년 사이 1위를 찍었다. 다저스가 우승을 확정한 5차전의 평균 시청자 수는 1860만명으로 2017년 이후 최다였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런 흥행 성공이 다저스와 뉴욕 양키스의 클래식 매치 덕분으로 분석하고 있다. 오타니와 저지의 맞대결 등 팬들의 흥미를 자아내는 요소가 많았기 때문이다. 두 팀은 이번 겨울 충실한 보강을 진행하고 있다. 다저스가 2연패를 달성할지, 양키스가 설욕에 성공할지 다가오는 시즌이 기다려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