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석태의 BEYOND BASEBALL] 류중일 대신 류지현...‘그 나물에 그 밥’ 아니길

  • 기사입력 2025.01.28 09:31
  • 최종수정 2025.01.28 10:25
  • 기자명 고석태 기자
▲류지현 감독./연합뉴스
▲류지현 감독./연합뉴스

한국 축구 최고 스타 손흥민이 월드컵 무대에 처음 등장한 것은 2014년이다. 브라질 대회 한국팀의 막내로 박주영, 기성용, 이청용, 구자철, 이근호 등 선배들과 호흡을 맞췄다. 2018 러시아 월드컵 때는 이승우, 황희찬, 이재성 등이 새로 뽑혔고, 2023 카타르 월드컵 때는 이강인, 정우영(99년생), 조유민 등이 뉴페이스로 등장했다.

야구 칼럼에 축구 얘기를 곁들인 것은 축구가 비교적 자연스러운 세대교체의 흐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종목을 막론하고 세대교체가 불가피하다. 세월을 이기는 사람은 없으니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가끔 자연스러운 ‘바통 터치’가 이뤄지지 않고 덜컹거리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한동안 암흑기가 이어진다. 현재 대한민국 여자배구팀이 대표적이다. 김연경, 김수지, 양효진 등 황금세대가 한꺼번에 물러난 뒤 국제대회인 VNL에서 30연패에 빠지는 등 좀처럼 회생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야구대표팀도 세대교체에 실패했다고 볼 수 있다. 2006년, 2009년 WBC에서 4강과 준우승이라는 좋은 성적을 올렸지만, 2013 WBC, 2017 WBC, 2023 WBC에서 모두 1라운드 탈락의 수모를 겪었다. 2023년 열린 도쿄 올림픽에서 메달 획득에 실패했고, 지난해 11월 열린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대회에서도 일본과 대만에 막혀 예선 탈락했다.

작년 대표팀을 두고 야구계에선 ‘리빌딩’ 시기였다고 말한다. 일종의 세대교체 중이었다는 얘기인데, 결과가 좋지 못하다. 성적은 둘째치고 앞날을 기대하게 만드는 기대주가 김도영 하나뿐이다. 특히 투수 중에 확실한 에이스감을 찾지 못하고 있어 불안감을 키운다.

이런 와중에 KBO는 지난 24일 류지현 대표팀 코치를 대표팀 새 감독으로 선임했다. 류지현 감독은 LG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지난 2021~2022시즌 LG 감독을 지냈다. 정규시즌에서는 첫해 3위, 이듬해 2위라는 호성적을 올렸으나 포스트시즌에서는 2연속 하위 팀에 덜미를 잡혔다. 이 때문에 류 감독의 단기전 능력에 대해 의심하는 야구팬들도 적지 않다.

같은 대학 선배이자 현역 시절 같은 유격수 포지션에서 활약했던 류중일 전 대표팀 감독 밑에서 코치로서 보좌했던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그동안 류중일 전임 감독님이 리빌딩 과정을 이끌면서 국제 경쟁력을 갖춘 젊은 선수를 많이 발굴했다”며 “류 감독님이 좋은 밑바탕을 만들어주신 만큼 좋은 결과를 낼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류지현 감독을 선임한 KBO 전력강화위원회는 지난해 위원장이었던 조계현 전 KIA 타이거즈 단장이 여전히 책임자다. 정민철 전 한화 이글스 단장, 강인권, 허삼영, 이동욱 등 위원들도 그대로다. 한마디로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다.

류지현 감독의 임기는 2026 WBC까지라고 한다. 대표팀 전임 감독인데 임기가 고작 1년이다. 이후 성적이 나쁘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지휘봉은 다른 사람이 잡을 가능성이 높다.

류 감독은 “일단 전국을 돌아다니며 대표팀에 적합한 선수를 찾겠다”며 “다른 나라의 데이터 분석을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오는 2월 대만에서 열리는 WBC 예선도 참관할 예정이다. 한국은 2026년 3월 열리는 WBC에서 일본, 호주, 체코와 함께 C조로 편성돼 있다. 예선 통과팀까지 5개국이 조 2위까지 주어지는 8강행 티켓을 놓고 경쟁한다.

WBC엔 국내 선수뿐만 아니라 해외파 선수, 그리고 혼혈 선수까지 뛸 수 있다. 프리미어12 대표팀 보다는 강한 전력을 꾸릴 수 있을 전망이다. 하지만 김하성, 이정후, 김혜성 등 해외파와 토미 에드먼 등 한국계 선수가 모두 합류하기 위해서는 KBO의 사전 조율이 필수적이다. 또 상대 분석도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 류지현 감독이 선배 류 감독과는 다른 결과를 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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