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석태의 BEYOND BASEBALL]스프링캠프, 김혜성ㆍ이정후에겐 '증명의 시간'

  • 기사입력 2025.02.17 11:06
  • 최종수정 2025.02.17 11:16
  • 기자명 고석태 기자
▲LA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연습 투구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LA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연습 투구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2월 중순이면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가 시작된다. 박찬호가 코리안 메이저리거의 문을 연 90년대 중반 이후 한국 기자들도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를 취재하기 시작했다.

필자도 서너 차례 현지 취재 경험이 있다. 박찬호, 김병현, 최희섭 등 코리안 메이저리거들의 훈련 모습을 보도했다. 첫 경험은 1997년 2월 플로리다주 베로비치의 다저타운 취재다. 다저스는 2008년 애리조나주 캐멀백 랜치로 떠나기 전까지 60년 동안 다저타운에서 2~3월을 보냈다.

보통 투수와 야수들의 캠프 소집일이 다른데, 투수 박찬호의 캠프 첫날에 맞춰 한국 기자들도 다저타운을 찾는다. 박찬호는 당시 구단이 큰 기대를 걸고 있는 떠오르는 신예 기대주였다. 당시 3대 스포츠신문 특파원을 비롯해 5명 남짓한 취재진이 모여 박찬호의 훈련 모습과 다저스 감독 및 단장의 인터뷰 등을 보도했다. 사실 새로운 내용은 없다고 할 수 있지만, 공식적으로 선수와 구단 관계자를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소중한 기회임에 분명하다.

그런데 당시 모 스포츠신문의 A 기자가 훈련이 모두 끝난 오후에 캠프에 도착했다. 지각을 한 그는 훈련이 다 끝난 뒤 당구를 치며 쉬고 있던 박찬호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그런데 박찬호는 “예외는 없다”며 인터뷰를 거절했다. 그러자 A 기자는 “한국 프로야구에서는 다 해주는데 너무 하는 거 아니냐”며 화를 냈지만 소용이 없었다.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이정후. AP연합뉴스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이정후. AP연합뉴스

며칠 전 2025년 스프링캠프가 열렸다. 올해 취재진의 이목이 집중된 구단은 역시 LA 다저스다. 특히 오타니 쇼헤이, 야마모토 요시노부, 사사키 로키 등 일본 대표 투수 3명이 포진, 일본 취재진이 대거 몰렸다는 소식이다. 이 때문에 김혜성을 취재하러 갔던 한국 기자 일부가 취재 허가증을 받지 못하는 일이 발생했다.

KBS, MBC, SBS 등 공중파 3사 취재진은 취재에 성공했지만, 연합뉴스 기자는 캠프에 들어가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는 “일본에서만 100명이 넘는 인원이 취재를 요청했고, 일본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 중인 다저스 구단이 일본 취재진에게 우선권을 줬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보도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다저스는 작년 월드시리즈 우승팀인데다 지난 겨울에도 충실한 전력 보강을 이루며 2연패를 정조준하고 있기에 일본은 물론 미국 언론의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팀이기도 하다. 2023년 받은 팔꿈치 수술로 지난해 이도류(二刀流)를 쉬었던 오타니는 캠프 첫날부터 불펜 피칭을 소화해 언론의 큰 관심을 모았다. 그는 불펜 피칭에서 최고 구속 91마일을 찍었다.

김혜성도 첫날 자신의 주 포지션인 2루는 물론 3루수, 유격수와 외야 수비 훈련까지 소화했다. 다저스는 선수들의 멀티포지션 소화 능력을 중요시하는 팀인 만큼 생존을 위해선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의 핵심은 경기다. 각 구단이 경기를 통해 선수들의 컨디션을 점검하고, 유망주들의 기량을 테스트한다. 이미 주전을 굳힌 선수들은 정규 시즌 개막에 맞춰 천천히 컨디션을 끌어올리지만, 포지션 경쟁을 벌이는 선수들은 스프링 트레이닝 경기 하나 하나가 중요한 시험 무대다. 

김혜성, 이정후도 마찬가지다. 김혜성은 호화군단 다저스 내에서 주전 자리를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정후도 지난해 부상으로 아직 확고한 위치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다저스는 한국시각 21일 컵스와 첫 시범경기를 갖고, 이정후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23일 새벽 텍사스 레인저스와 첫 경기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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