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만큼은 실컷 웃어보자

  • 기사입력 2025.03.10 08:42
  • 기자명 조승현 인형극 작가
▲ 맑고 투명한 '천상의 목소리'로 불리는 빈소년합창단은 520년이 넘도록 역사와 전통을 간직한 세계적인 명성의 합창단이다. 필자
▲ 맑고 투명한 '천상의 목소리'로 불리는 빈소년합창단은 520년이 넘도록 역사와 전통을 간직한 세계적인 명성의 합창단이다. 필자

최근 빈소년합창단의 내한 공연을 관람했다. 맑고 투명한 '천상의 목소리'로 불리는 빈소년합창단은 520년이 넘도록 역사와 전통을 간직한 세계적인 명성의 합창단이다. 오스트리아 소년들로 구성된 빈 소년합창단인 줄 알았는데 한국 단원들도 있어서 무척 놀랐다.

소년합창단원들은 1시간이 넘는 공연을 하면서 다음 곡이 준비될 동안 옆에 있는 아이와 해맑게 웃으며 얘기하는 모습이 관객들에게 웃음을 전파했다. 청아한 목소리로 관객의 마음을 정화 시켜 주는 아름다운 합창에 이어 우리 민족의 한과 정서가 담긴 아리랑이 모든 관객의 심금을 울리기도 했다. 정말 많은 연습량과 지도자의 무한한 노고가 느껴지는 감동적인 무대였다.

공연이 끝난 뒤, 소년합창단의 사인을 받기 위해 관객들이 길게 줄을 섰다. 순수한 아이들의 미소는 세상의 빛이고 세계의 빛이다. 무척 지칠 만도 한데 아이들은 지친 기색 없이 밝은 미소를 잃지 않고 일일이 사인을 해줬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관객도 무척 행복해 보였다.

인간은 누구나 태어나면서 웃음을 찾는 잠재의식의 능력을 갖고 태어난다고 한다. 누구나 기회만 있으면 그 능력을 발휘할 수도 있고 그것을 이용해 행복과 건강을 차지할 수가 있다.

본 직업 외에 나는 가끔 노인요양원을 방문하여 인형극을 공연할 때가 있다. 그런데 웃지 않을 것 같은 어르신들이 인형을 통해 함박웃음을 짓는다. 인형을 좋아하는 아이만큼 어르신도 인형을 좋아하고 행복해한다.

특히 노년층이나 질환을 앓고 있는 어른들에겐 인형은 동반자 역할은 물론 친숙한 사물로 인식되어 있을 만큼 인형을 통해 불안을 완화하고 정서적 안정감을 주며 심리적 피난처로 작용하기도 한다.

문화예술을 해오면서 한때 힘들었던 적이 있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시작한 게 손인형극이었는데 지금은 하루하루 보람을 느낄 만큼 손인형극이 최상의 직업이 되었다. 라이브로 진행되는 손인형극은 누군가의 하루를 웃음으로 밝게 해주고, 스트레스와 불안을 한 방에 날려버릴 수 있는 특별한 매력을 지닌 예술이다.

웃는 행위는 웃는 행위를 하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에게 무수히 많은 건강상의 이점이 있다. 인형극을 통해 함께 웃으며 행복해할 때 공연자로서 최고의 행복감을 느낀다. 과연 우리는 일생에 웃을 날이 얼마나 될까?

현대사회는 복잡하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다. 사소한 일에도 웃음을 터뜨리는 아이와 달리, 어른은 웃을만한 근거가 있어야 웃는다. 웃을 일이 없어서 웃을 수 없는가?

하지만 웃음은 결과가 아닌 선택이다. 행복한 일이 없더라도 일단 한번 웃어보자. 행복해야 웃는 것이 아니라, 웃어야 우리 가족이 모두 행복해진다. 웃으면 복이 온다고 하니 오늘만큼은 순수한 아이들의 웃음처럼, 웃을 일 없어도 실컷 웃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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