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 청소년들의 취업 전 자신감·사회성 향상에 도움을 주기 위한 단기 상담을 진행했다. 진희(가명, 여 19세)는 지적장애 3급으로 현재 ○○지원센터에서 취업 관련 교육을 받는 중이다. 제빵 기술과 바리스타 기술을 익혀 자격증 취득 후 취업 할 예정이라고 했다.
자기표현이 서툰 진희의 내면과 가족의 특성을 이해하기 위해 KHTP(동적 집나무사람)그림투사와 동물가족화를 살펴보았다. 진희는 KHTP 그림에서 외롭고 힘든 감정과 집에 대한 불편함을 표현하였으며 동물가족화에서는 동생(토끼)이 가족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중요한 존재이고 아버지(사자)는 가족들과 갈등이 큰 상황임을 표현했다.
“아빠는 사자에요. 맨날 화내고 소리 지르고 우리 가족들하고 다 사이가 안 좋아요. 특히 엄마하고 제일 안 좋아요. 난 아빠가 싫어요. 아빠는 나더러 맨날 머리 나쁘고 바보래요” 아버지에 대해 퉁명스럽게 말했다.
이후 상담에서 학교 같은 반 아이들이 자신을 이상하게 보고 무시한다고 하며 학교생활의 어려움을 말했다. 어려움도 있지만 그래서 한편으로는 얼마 전 센터에서 기술을 익혀 스타벅스에 취업한 선배 언니처럼 자신도 그렇게 되고자 열심히 공부 중이라고 했다. 절망과 기대감, 양가감정이 진희 내면에 크게 자리 잡고 있었다. 현재의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가면으로 표현해 보았다.
진희는 ‘아무 것도 못하는 애’ 슬퍼서 울고 있는 현재의 자기 모습에 대해 말했다. 자격증을 받는 모습을 가족들에게 보여주면 가족들이 깜짝 놀라며 칭찬할텐데... “선생님, 내가 잘할 수 있을까요? 진짜 할 수 있을까요? 엄마는 일단 해보라고 했는데...자신이 없어요” 멋있는 사람으로 인정받고 사랑받고 싶은 욕구가 큰 진희에게 현실은 무척 낙심되는 상황이었다.
지적장애의 어려움이 있는 진희가 자신감 있게 사회로 발을 내딛기 위해서는 가족과 학교, 주변 환경의 용기와 지지가 매우 중요하다. 진희를 임파워먼트하며 강점을 찾고 그동안 중요치 않게 넘겼던 진희의 성공스토리를 하나씩 찾아보기 시작했다. 진희는 타고난 손 감각으로 손 솜씨가 매우 뛰어났다.
센터 담당자의 말에 따르면 진희가 다른 학생들보다 손이 빠르고 빵이나 쿠키 등의 모양을 예쁘게 빚어 상품성이 크다고 했다. 더욱이 열정 있고 밝고 배려심 많은 좋은 인성으로 센터에서 인기가 많다고 했다.
진희 스스로 자신의 가능성을 깨닫고 또한 인정받고 사랑받는 존재임을 알 수 있도록 지지하며 격려했다. 상담 마지막, 진희는 자신의 긍정적 자아는 ‘파티쉐, 바리스타의 꿈을 이루고 인정받는 나’ 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지적장애 청소년들이 우리 사회에서 자유롭게 관계 형성을 하고 인정받는 사회 일원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많은 준비와 주변의 관심, 지원이 필요하다.
우선 가족의 노력이 필요한데 자녀의 지적장애로 인한 남들과 다름을 답답하고 속상한 마음에 혹여 야단치고 비난하며 몰아세우면 자녀로 하여금 할 수 있는 기회 조차 놓치게 하고 스스로를 아무것도 못하는 부족한 사람으로 인지하게 된다.
진희는 성장 과정에서 가족으로부터 비난을 듣고 주변으로부터 남들과 다른 이상한 사람이라는 시선을 받으며 스스로를 매우 부정적으로 인지했다. 지적장애 내담자들을 만나며 그들이 가족과 주변으로부터 받는 시선과 말이 매우 큰 상처가 되어 심리적, 환경적으로 위축되고 고립되는 것을 보았다.
우리 주변에는 장애가 있음에도 자신만의 특별한 능력을 발견하여 인정받으며 발전시켜 가는 사람들의 성공 사례가 있다. 상담 과정에서 진희는 자신의 강점들을 발견하고 가능성 있는 존재임을 깨달으며 기대되는 미래에 대해 말했다.
혹여 지적장애가 있는 자녀로 낙심하고 계시는 부모님들께 조심스럽게 말씀드린다. 자녀의 강점을 반드시 찾으시기를 대단하지 않은 것이라도 아이의 삶에 도움이 될 좋은 점들을 찾아 발전시켜 활용할 수 있도록 살펴주시기를 권한다.
지적장애가 있는 자녀들이 생각, 감정이 없는 것이 아니라는 것, 더욱 상처받을 수 있음을 기억하여 조금만 마음에 여유를 가지시고 긍정적인 사고로 우리 자녀들을 보살펴 주실 것을 요청드린다. /하음심리상담센터 소장
